채권단, 9월까지 연장 박삼구 압박...'5년연장' 요청 더블스타 '난감'

▲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다음달 만기도래하는 1조3천억원의 채무를 9월까지 한시적으로 연장하는데 잠점 합의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송원석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상표권'을 무기로 금호타이어 매각에 태클을 건 것에 대응, 채권단이 채무연장 카드를 꺼내들어 금호타이어 매각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오는 6월 만기 도래하는 1조3000억원대의 금호타이어 채무를 9월까지 한시적으로 연장하자는데 최근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협의회 간사인 산업은행 측은 "아직은 1조3000억원 규모의 채권에 대한 3개월 만기 연장이 최종 확정이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실상 합의가 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금호타이어는 6월말 1조3000억원 외에 앞으로 만기될 9000억원 등 총 2조2000억원 규모의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처지다. 이 중 당장 만기를 앞둔 1조3000억원에 대해 채권단이 3개월 연장을 잠정 결정한 것이다.

채권단 입장에선 9월까지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의지를 꺾지 않고 훼방을 놓는다면 채무회수에 들어가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채무연장 카드를 박회장 압박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금호타이어 현 경영 상황을 감안할 때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채무상환은 곧 법정관리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박 회장은 큰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어 그의 다음 응수가 주목된다.

문제는 채권단이 잠점 합의한 3개월 한시적 채무연장 안이 박 회장에 대한 압박인 동시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중국 더블스타에도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시 2조2000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5년 더 연장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어 단기 한시적 연장만으로 본계약을 이행하기엔 리스크가 많다는 입장이다.

더블스타는 특히 이행보증금 없이 중도에 발을 뺄 수 있는 조건을 약속받고 채권단과 지난 3월 SPA를 체결, 원하는 만큼 채무연장이 안되면 인수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산업은행과 달리 최대 채권자로 지분 33.69%를 가진 우리은행이 채무연장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변수다. 금융권에선 이번에 한시적 채무연장에 잠점 합의한 것도 산업은행이 우리은행을 설득하지 못해 내놓은 궁여지책으로 보고 있다.

더블스타의 '5년연장안'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우리은행이 동의하지 않는 한 금호타이어 매각은 또 다시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설상가상 금호산업 구조조정 때 주채권은행이었던 우리은행이 주채무 자리를 산업은행에게 뺏기다시피 내어준 일을 두고 아직 앙금이 남아 있어 이번 금호타이어 매각과 채무연장에 대한 햡상이 원활히 이루어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 회장이 히든카드를 쥐고 있는 상표권 사용 문제 역시 금호타이어 매각에 마지막 관문이다. 금호석유화학과 절반씩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금호아시아나는 상표권을 최장 20년(5+15)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더블스타 요구에 5년 이상은 힘들다며 버티고 있다.

5년 채무연장 요구가 수용되기 어려운 마당에 상표권 사용 문제마저 뜻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결국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블스타가 제시한 인수금액 9조5000억원엔 '금호' 상표권의 이용가치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이에 따라 채무상환을 통한 법정관리, 경영권 박탈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박 회장과 금호아시아나를 압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박 회장은 버티기로 일관하며 인수 의지를 조금도 꺾지 않고 있다.

박 회장은 30일 "(산업은행이) 법정관리 가라고 하면 가는 거지, 힘 없는 회사가 무슨 방법이 있겠나"며 배수진을 친듯한 강수로 맞섰다. 그는 "누가 상표권을 뺏었느냐"면서 "법정관리로 회사가 없어진다는데 그때가서 상표권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박했다.

채권단의 압박에도 불구, 박 회장이 상표권을 무기로 어깃장을 놓고있고 채무연장에 대한 채권은행간의 시각차이 등으로 금호타이어 매각은 점점 더 꼬여가며 골든타임을 놓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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