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유진 실장 '아동빈곤의 추이와 함의' 보고서

▲ 최근 아동빈곤율이 9년새 큰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송원석 기자] 최근 아동빈곤율이 9년새 큰폭으로 줄어들어 빈곤율에 변화가 없는 어른빈곤율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이나 출산으로 빈곤해질 것을 우려한 가난한 청년들이 가난의 대물림을 두려워 하면서 결혼과 출산을 연기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간하는 '보건복지 이슈앤포커스' 최근호에 실린 '아동빈곤의 추이와 함의'에서 여유진 기초보장연구실장은 "아동빈곤의 감소가 출산율 감소로 인한 아동인구 감소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빈곤율은 크게 감소하는 추세다. 균등화된 중위소득 60% 기준 아동빈곤율은 2006년 16.8%에서 2015년 11.3%로 5.5%포인트(p) 떨어졌다.

전체 인구 빈곤율이 2006~2015년 9년간 19.6%에서 18.1%로 1.5%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특히 청년단독가구와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반대로 청년단독가구의 빈곤율은 2005년 6.9%에서 2014년 11.0%로 9년간 4.1%p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보고서는 이 같은 아동빈곤의 감소 추세에 대해 우선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젊은 층이 결혼·출산을 연기하면서 아동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형편이 녹록지 않은 청년들이 출산으로 인해 빈곤의 '대물림' 될 것을 우려해 내린 전략적 선택일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부부 모두 경제활동에 나서는 맞벌이 가구가 2010년 전후로 늘어난 것도 원인중 하나로 꼽힌다. 아동이 있는 가구에서 맞벌이 하는 비율은 2006년 38.9%에서 2015년 42.3%로 올랐다.

같은 기간 아동이 1명인 가구의 실질 근로소득은 22.6%, 2명인 가구의 실질 근로소득은 21.7% 상승했다. 아동이 없는 가구에서 4%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여 실장은 "저소득 청년은 중산층 이상과 비교했을 때 자의든 타의든 애를 적게 낳다보니 아동빈곤율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보육서비스 확충과 함께 경력이 단절된 사람들을 위한 직업훈련, 취업 알선 등 적극적인 노동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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