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임스 코미 전 FB국장이 8일(현지시간) 미 상원 정보위청문회에 출석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러시아 내통의혹 수사중단 압력에 관해 증언하기 전 의장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홍정기 기자] 탄핵 위기에 빠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 방해 목격자로 불리는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증언으로 치열한 진실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코미 국장은 8일(현지시간) 미 상원에서 3시간에 걸쳐 지난 4개월간 있었던 트럼프와의 9차례 독대 내용과 자신의 생각에 대해 신랄하게 증언했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논란과 트럼프의 FBI수사 외압의 대한 직접 이해당사자인 코미 전 국장의 증언으로 트럼프가 과연 사법방해 혐의가 인정돼 탄핵의 수순을 밟을 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코미 전 국장은 예상대로 미 상원에서 트럼프가 자신에게 '러시아 스캔들' 관련 수사를 사실상 중단하라며 충성을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트럼프 측이 즉각 이를 모두 부인하고 코미를 '기밀유출' 혐의로 수사하라고 반격에 나섬으로써 트럼프와 코미의 본격적인 진실 게임의 문이 열렸다.

트럼프가 만약 자신의 주장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나면 도덕적 타격은 물론 사법당국에 사건 은폐를 강압한 '사법 방해' 혐의가 성립, 탄핵소추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코미의 증언이 거짓으로 드러난다면 대통령과의 '기밀 대화 유출'과 위증 등의 혐의로 사법 처리 대상이 될 수 있어 두 사람 모두 물러설 곳 없는 운명의 대결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양측의 입장은 팽팽하다. 코미는 이날 해임 한 달 만에 나온 첫 공개 석상인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트럼프가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중단을 사실상 지시했고 충성 맹세를 강요했다며 그 자신이 러시아 수사 때문에 해임됐다고 주장했다.

코미는 다만 트럼프가 러시아의 대선 개입 및 트럼프 캠프와의 내통 혐의 전체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는 당시 만찬 대화 내용을 기록한 메모의 존재를 확인하고, 메모를 남긴 이유에 대해 "트럼프가 이날 만남의 본질에 대해 거짓말을 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측은 이에 대해 즉각 개인 변호인을 통해 코미의 주장 전체에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마크 카소위츠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공식으로 또는 실질적으로 코미에게 수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하거나 제안한 적이 결코 없다"고 잘라말했다.

트럼프가 플린 전 보좌관을 포함한 누구에 대한 수사도 코미에게 중단하라고 지시하거나 제안한 적이 결코 없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코미에게 '충성심이 필요하다. 충성심을 기대한다'고 말한 적이 전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와 코미 양측이 본격적인 진실게임을 시작함에 따라 이제 공은 특별검사의 몫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코미가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방해 행위를 저질렀다고 생각하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특검이 판단할 몫”이라고 즉답을 피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와 관련, 지미 구루레 전 연방검사는 “근본적인 문제는 트럼프가 코미를 부정한 의도로 경질했는가 하는 것이고, 그것은 사법방해 또는 대배심 수사를 방해하려고 했는 지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와 코미 양측이 극과 극의 주장을 펴고 나섬에 따라 문제의 코미 '메모'와 트럼프 대통령이 존재를 시사한 녹음 테이프를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