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오는 15일 실시할 예정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회의.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지난 2000년 고위공직자 인사청문 제도가 도입된 이래 아직 깨지지 않고 있는 기록 중의 하나는 현역 국회의원들의 낙마가 단 한번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총 25명의 현역 의원이 국회 인사청문회장에 섰지만 전원 통과했다. 크고 작은 비리 의혹에 불거졌음에도 현역의원들은 결국 모두 청문회를 통과하고 공직에 입문하며 커리어를 추가했다.

국회의원 출마 과정에서 사전에 도덕성이나 자질에 대한 기본적인 검증을 받은 때문이기도 하지만, 언제든 처지가 바뀔 수 있는 일종의 '동업자 정신'에서 비롯된 일이라는게 중론이다. 일각에서 '제식구 감싸기' '가재는 게편'이란 비난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구성을 위한 인사청문회가 일부 후보자들의 비리 의혹으로 파행이 계속되는 가운데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4인방'의 인사청문회가 14∼15일 막을 올릴 예정이어서 '의원불패'의 맥이 이번에도 이어질 지 관심을 모은다.

문재인 정부 '청문정국 2라운드'의 주인공들로 이번주 인사청문 심판대에 오르는 장관 후보자들은 총 4명. 김부겸(행정자치부)·김영춘(해양수산부)·도종환(문화체육관광부)·김현미(국토교통부) 의원이 그들이다.

일단 현역 여당의원 4인방의 낙마 가능성은 낮다는게 중론이다. 지난달 30일 이들이 장관 후보자로 발표됐을 때 청와대와 여당에선 큰 진통 없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현직 의원으로서 원내 동을 하며 야당 의원들과 얼굴을 맞대고 지낸 동지들인 큼 청문회 공세 수위가 원에 정치인들이나 다른 직종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할 수 밖에 없는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4명의 후보자가 장관직을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흠결이 새롭게 발견되지 않는 이상 청문회 문턱을 넘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야권의 분위기도 우호적이다. 의혹 제기에 기반한 파상공세보다 정책 및 자질 검증에 초점을 맞출 움직임이다.

제 1야당으로 이번 인사청문회 주요 저격수로 활동중인 자유한국당 청문위원들도 현직의원 4인방에 대해선 도덕성 흠결로 낙마할 요인은 상대적으로 적어 직무 적합성과 전문성 중심으로 검증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얘기한다.

모처럼 인사청문회가 의혹 제기보다 정책 검증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바른정당 역시 의원 출신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춰 합리적으로 검증하겠다는게 기본 입장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의혹도 그리 많지 않다. 김부겸 후보자가 석사학위 논문표절 의혹을, 김영춘·김현미 후보자는 각각 부당 후원금 의혹을, 도종환 후보자가 민족주의에 경도된 재야 사학자들에 동조한 역사관 등이 불거졌지만, 청문보고서 채택하지 않을 수준은 아니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럼에도 변수는 남아 있다. '현역 프리미엄'이 있다고해도 1라운드 청문회로 고조된 여야 간 냉각 분위기가 자칫 반대를 위반 반대 양상으로 전개된다면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 3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강력히 반대하면서 청문 정국의 장기화되면서 자칫 현역의원 청문회까지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지지 않을 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일단 2라운드 청문회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12일 국회 방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추경안 시정 연설을 위해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 국회에 서는 만큼 경직된 청문 정국이 풀릴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할 것이란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박근헤 정부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내정된 이주영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청문회 시작 6시간 만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돼 '현관 예우'라는 소리를 들었던 것처럼 이번 민주당 소속 장관 후보자 4명이 청문회를 어떻게, 얼마나 빨리 통과할 지 결과가 궁금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