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찬 위클리오늘 논설위원

[위클리오늘=김병찬 논설위원] 연세대에서 스승을 상대로 한 '텀블러 폭탄' 사건이 발생했다. 혐의를 받고 있는 이 학교 대학원생 김 모(25)씨가 15일 구속됐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김 씨는 평소 학업과정과 논문작성과정에서 지도교수인 피해자에게 심한 질책을 받자 이 같은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지난 13일 오전 지도교수의 연구실 앞에 폭발물이 설치된 상자를 놓아두었고 상자를 연 지도교수는 손, 목, 얼굴 등에 1∼2도 화상을 입었다. 제자가 검거되자 해당교수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인 스승이 제자의 범행을 용서하더라도 우리사회에 시사 한 바가 크다. 범행의 수단이 폭발물이라는 것도 놀랍지만 그 대상이 스승이라는 점은 우리를 또 다시 경악하게 한다.

이번 사건으로 일각에서는 오랜시간 회자돼 온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을 이제는 장롱 깊이 넣어 두어야 한다는 자조섞인 말도 나온다.

사실 사제간의 중요성을 다룬 고사성어는 많다. 사제동행(師弟同行), 사엄도존(師嚴道尊) 등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그 만큼 우리는 사제지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살아왔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을 대하는 대다수의 국민들의 심정은 그야말로 참담하다. 사회 도처에 다양한 모순과 비합리가 존재하지만 이제 교육현장에서조차 금기가 깨지고 있다. 

문제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 혹자는 우리가 지속하고 있는 교육체계 자체가 문제의 원인이라고 말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물질만능사회가 교육현장까지 자정기능을 잃게 했다고 지적한다.

문제가 어떻든 간에 교육현장은 우리사회 미래의 근간이다. 이 때문에 이번 사태는 단순한 사고나 사건 정도로 치부돼서는 안 된다. 사법당국의 엄중한 처벌을 떠나 왜곡된 우리 교육현장의 근본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기다.

이는 단순히 교육당국과 문재인 정부만이 짊어질 과제는 아니다. 세대를 넘어 우리 모두의 과제이며 사회적 화두이다. 

하지만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것이 있다. 그저 현재의 문제를 시스템이나 법령을 통해 해결한다는 의식은 사라져야 한다. 교육현장의 근간인 스승과 제자와의 관계는 그저 교육과 금전만의 매개로 이뤄지는 관계가 아니며 시스템이나 법으로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주말이라면 소설 <제자>를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스승과 제자 사이인 공자와 자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소설은 공자와 자로의 이야기를 통해 ‘스승과 제자' 이전에 인간관계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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