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박찬익 기자] 주택 분양보증 발급을 일시적으로 전면 중단했던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19일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에 따라 전국의 분양보증을 재개했다. 건설업계는 HUG의 갈짓자 행정이 주택 시장에 혼란을 부추겼다며 공기업 독점식의 분양보증 시스템에 대한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HUG는 이날 "정부가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별적 맞춤형 대응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중단했던 분양보증을 정상적으로 취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HUG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이 이루어질 경우 분양계약자의 예기치 못한 피해와 규제 이전 분양단지의 청약 쏠림을 우려해 지난 16일 일시적으로 분양보증 발급을 중단했다.

HUG는 다만 "이번에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된 경기도 광명시와 부산시 부산진구, 기장군 3개 지역은 분양보증을 계속 연기한다"며 "개정안이 시행될 때까지 보증발급을 중지하되 개정 후 조속히 발급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HUG는 국민 주거복지 서비스 증진을 취지로 설립된 국내 유일의 주택금융 보증전담 공공기관이다. 1993년 건설사들의 출연으로 태동한 주택사업공제조합이 전신인데, IMF 외환위기때 건설사들의 무더기 도산으로 분양받은 소비자가 피해를 보게 되자 정부가 출연해 공기업 형태로 재편시켰다.

보증 종류는 크게 분양보증과 하자보증 등으로 나눠지는데 분양보증은 아파트를 분양한 건설사가 파산할 경우를 대비해 HUG가 분양대금 환급을 책임지는 제도다. 건설사가 지자체의 분양승인을 받기 위해선 HUG의 분양보증을 받아야 한다.

지난 주 후반 분양보증 발급이 전면 중단됨에 따라 분양 일정 연기를 검토하던 건설사들은 나흘 만에 분양보증 발급이 재개되자 당초 계획대로 청약 접수를 진행하기로 했다.

롯데건설은 서울 수색4구역을 개발한 수색·증산뉴타운의 첫 분양단지인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를 예정대로 이달 말 분양할 예정이다.

또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5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 대우건설이 강동구 고덕동에 짓는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도 계획대로 이달 말 분양되는 등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예정대로 분양 일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건 신 정부 출범을 계기로 HUG 독점적인 분양보증 시스템을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을 할 때 분양보증, 하자보증을 받지 못하면 사업을 아예 못하는 것 아니냐"며 "정부에서 업계를 컨트롤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비춰진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또 다른 건설사 임원은 "업체들에게 수수료를 받아 먹고 살다가 어느 순간 칼자루를 쥐게 된 곳이 HUG"라면서 "정부가 전국의 아파트 분양 보증을 왜 거기만 하도록 놔두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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