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토 웜비어 사망 소식을 톱뉴스로 편집한 CNN 방송 인터넷판.

[위클리오늘=강민규 기자]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군의 사망으로 미국 내 대북 여론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오토 웜비어 죽음과 관련해 "잔인한 정권"이라며 북한 김정은 정권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공식 성명을 통해 웜비어와 그의 가족에 조의를 표한 뒤 "오토 웜비어의 불행한 운명은 무고한 사람을 상대로 법 규범과 기본적 인간의 품위를 존중하지 않는 정권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이런 비극을 예방하려는 우리 정부의 결심을 더욱 굳혔다"며 “미국은 다시 한 번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당)은 "미국 시민인 오토 웜비어가 김정은 정권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격분했다.

오토 웜비어의 고향인 오하이오 주 존 케이식 주지사는 웜비어의 사망이 “사악하고 억압적인 북한 체제의 특성과 인권에 대한 무시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김정은 정권을 "북한 범죄자들"이라고 칭하며 "그들의 손에 수 많은 무고한 생명이 목숨을 빼앗기고 있다. 웜비어의 죽음이 미국 시민들의 가슴을 울렸다"고 밝혔다.

빌 리처드슨 전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는 "웜비어 석방을 위해 북한 외교 관계자와 스무 차례 정도 만남을 가졌지만 웜비어의 건강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며 "더불어 웜비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인 지 북한은 국제 사회에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NN 등 미국 방송들은 웜비어 사망 소식이 전해진 19일 오후(현지 시간) 이후 관련 소식을 긴급뉴스로 계속 내보며 사망 원인 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버지니아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의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 

북한 당국은 같은 해 3월 웜비어에게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웜비어는 미국과 북한 당국 간 협상 끝에 지난 13일(현지시간) 고향인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로 송환됐다.

미국 도착 당시 오토 웜비어는 혼수상태였다. 곧바로 병원에 후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불명 상태(코마)는 지속됐다.

결국 웜비어는 고향에 돌아온 지 엿새 만에 호흡을 멈췄다.

웜비어 가족들은 웜비어 사망 후 낸 성명서에서 “안타깝게도 북한이 웜비어에게 가한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학대가 지금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분노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20일 오토 웜비어 군의 유족에게 조전을 보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어제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무엇보다 북한이 웜비어 군의 상태가 나빠진 즉시 가족에게 알리고 최선의 치료 받게 했어야 할 인도적 의무를 이행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으며, 북한이 인류 보편적 규범과 가치인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을 대단히 개탄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은 아직 우리 국민과 미국 시민을 억류하고 있는데 속히 이들을 가족에게 돌려보내야 하며, 정부는 이를 위한 모든 노력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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