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채권단, 박삼구 회장 경영권 회수 조치 통보...중국기업에 매각 반대 정부기조와 대립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성현기자]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경영권 회수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 20일 실무회의를 열고 금호타이어의 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매각이 무산될 경우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을 회수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실상 금호타이어 매각을 위해 박삼구 회장에게 최후통첩을 한 것이다. 하지만 박삼구 회장의 입장에서는 금호그룹 재건의 필수인 금호타이어를 순순히 내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채권단의 요구는 명백하다. 금호타이어의 인수후보자인 중국 더블스타의 요구에 맞춰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 요건을 수정하는 것이다.

금호산업은 이달 9일 이사회를 열고 ▲사용기간 20년 보장 ▲매출액 대비 0.5% 사용 요율 ▲독점적 사용 ▲해지 불가 등을 조건으로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허용하겠다고 결의했다.

이는 앞서 채권단이 더블스타의 요구를 받아들여 제시한 ▲5+15년 사용(단, 더블스타에서 언제라도 3개월 전 서면통지로 일방적 해지 가능) ▲20년간 년 매출액의 0.2% 고정 사용 요율 ▲독점적 사용 등의 조건과 상당히 차이가 있는 조건이다.

채권단은 금호산업이 사용료율과 사용기간에 대한 입장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1조3000억원에 대한 연장을 거부할 계획이다.

이 경우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고 채권단은 차입금 담보로 쥐고 있는 박삼구 회장의 금호홀딩스 지분 40%를 행사할 수 있다.

금호홀딩스 지분 40%을 잃게 된 박삼구 회장은 더 이상 경영권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이 채권단의 계산이다. 금호그룹의 해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삼구 회장은 그룹재건과 경영권을 두고 이달 말까지 회신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삼구 회장이 채권단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채권단은 곧바로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매각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금호그룹 재건의 꿈도 사라지는 것이다.

금호산업측은 이사회 결정 사항이기 때문에 쉽게 바꿀 없다는 이유로 회신을 유예하고 있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금호산업이 문재인 정부의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 동안 금호타이어를 중국기업에게 넘겨줄 수 없다는 기조를 강조해왔다.

경영권 박탈 압박에도 박삼구 회장이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는 데에는 정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채권단이 현 정부의 기조에 반해서 채권 연장거부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나그룹 역시 현재까지는 상표권 사용과 관련해 기존 입장과 변화된 부분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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