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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사랑해요 숙향씨" 진도 농부 4가족 알콩달콩 이야기
   
▲ 인간극장 "사랑해요 숙향씨".

[위클리오늘=설현수 기자] KBS1TV '인간극장'이 이번 주에는 전남 진도 농부 이숙향씨 네 가족 이야기 '사랑해요 숙향씨' 편을 방송한다.

한여름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햇볕은 쨍쨍 내리쬐는데, 여전히 분주하기만 한 농부들. 푹푹 찌는 날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데, 여기, 그늘에 도란도란 모여 앉은 농부들이 있다. ‘오늘 못한 일은 내일 더 하면 된다’는 느긋한 농사철학을 가진 그들, 바로 이숙향(43) 씨네 가족들이다.

농사를 진두지휘하는 집안의 브레인, 남편 관청현(53) 씨와 3년 전 고향으로 내려와 호미질부터 배우고 있는 딸, 곽그루(27). 마지막으로 제대 후 합류해, 밭의 만년 막내가 된 아들, 곽솔(25)까지. 일을 해도 함께, 밥을 먹어도 함께! 언제나 껌딱지처럼 착- 달라 붙어있는 네 식구. 

’내 고객이 원하는 작물이라면 뭐든지’라는 마음으로 키우다 보니, 작물만 열댓 가지. 1년에 한 달을 제외하고는 심고 거두기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중노동. 게다가 올여름은 강적까지 만났다!

기상청 통계 이래 두 번째로 큰 가뭄에 고구마 순은 말라죽기 일쑤, 공들여 모내기해놓은 논도 쩍쩍 갈라져 가족들은 지쳐가는데... 가족들이 힘들어하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울 엄마! 무더위에도 한 솥 가득 백숙을 끓여내고, 아무리 힘들어도 시원한 웃음으로 가족들의 가슴을 뻥 뚫어주는 숙향 씨. 이러니 온 가족이 ‘엄마 없이 못살아’를 외친다.  

# 우리 엄마가 되어줘서 고마워요

숙향 씨가 처음 남매를 만났을 때, 그루가 여섯 살, 솔이 네 살이었다. 이혼 후, 홀로 어린 남매를 키우던 청현 씨가 아이들을 돌봐 줄 선생님을 구하면서 인연은 시작됐다. 갑작스러운 엄마의 부재로 아빠 이외의 사람에게는 곁을 주지 않던 남매. 

그런데 이상하게도 숙향 씨에게만은 마음을 열어 주었다. 숙향 씨 또한 이렇게 예쁜 아이들이 있었나 싶었다는데- 때로는 언니처럼, 때로는 선생님처럼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던 숙향 씨, 그 모습을 보면서 청현 씨는 다시 가족을 꿈꾸게 되었다.

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 차이에 이혼까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청현 씨 사업마저 흔들리고, 
둘의 사랑은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어차피 벼랑 끝에 서 있다면, 혼자보다는 함께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는 숙향 씨. 방문까지 걸어 잠근 친정아버지의 반대를 무릎 쓰고, 어린 남매의 진짜 ‘엄마’가 되어주기로 했다.

자식을 위해 밤낮으로 땀 흘렸던 밭, 이제 그곳에는 훌쩍 자란 남매가 숙향 씨의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그런데 물은 없고, 연일 계속되는 강행군에 부상 투혼까지 펼치는 농부 가족. 겨우 심으면 말라버리는 작물에 다들 예민해지고, 결국 청현 씨, 미숙한 아들딸의 모습에 버럭 화를 내고 만다. 

홱 돌아서 집으로 향하는 아들과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 딸. 분위기는 냉랭해지고, 숙향 씨는 부녀 사이를 오가며 눈치를 보는데... 과연, 이 여름은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까?

# 내겐 너무 과분한 아이들

꽃길은 아니어도 넷이 함께라면 행복할 줄만 알았던 결혼 생활. 하지만 보증으로 한순간 집과 통장을 압류당하고 네 식구는 남편의 고향인 진도로 내려왔다. 또래도 아는 사람도 하나 없던 시골 마을. 

만 원 한 장으로 네 식구 세끼를 해결해야 했고, 낯선 사투리 때문에 남편의 통역 없이는 시부모님의 말을 알아듣는 것도 어려웠다. 마치 한국으로 시집온 외국인 며느리의 심정이었다는데. 

남편과 함께 빚을 갚아보려 시작했던 농사도 마음처럼 되지 않고, 수확은커녕 빚만 늘어났다. 언제 죽어야 하는 걸까... 숙향 씨, 깊은 우울증까지 앓았다.

그 순간을 버티게 해준 건, 다름 아닌 아이들이었다. 울다 지쳐 잠이든 엄마의 이마를 고사리손으로 짚어주던 네 살배기 아들. 그리고 엄마의 생일이면 열흘 전부터 깨알 같은 글씨로 축하편지를 써주던 딸. ‘나에겐 너무 과분한 아들딸’ 덕분에 숙향 씨는 힘겨웠던 시간을 웃으며 헤쳐나올 수 있었다. 

아이들이 자랄수록 숙향 씨의 마음에는 친정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커졌다. 결혼 이후로는 왕래조차 할 수 없었던 친정. 하지만 몇 년 전, 친정아버지가 숙향 씨가 사는 진도로 찾아왔고, 부녀는 오랜 회포를 풀 수 있었다. 

이제는 ‘큰딸보다 사위’를 외친다는 친정아버지. 가뭄에 농사일까지-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가는데, 갑작스럽게 친정아버지의 수술 소식이 들리고... 숙향 씨와 가족들, 아침부터 부리나케 병원으로 향한다. 

# 사랑해요 엄마, 사랑해요 숙향씨

눈 뜨면 얼굴 마주 보고, 세 끼 식사를 함께하고, 논과 밭으로 몰려다니는 가족들. 다 큰 아들딸은 가끔 독립을 꿈꾸지만, 그래도 ‘우리 집같이 화목한 집은 없더라’며 부모 마음을 흐뭇하게 한다.

오래 기다리던 비님이 오시던 날, 네 식구가 오랜만에 사진첩을 펼쳤다. 태풍으로 집안에 물난리가 나면서 엉망이 된 사진첩. 그래도 그루와 솔의 성장기가 오롯이 담겨있으니 엄마 숙향 씨는 추억에 젖는데... 정작 제대로 된 가족사진은커녕 흔한 결혼사진 한 장이 없다. 

처음에는 여력이 없었고, 이후로는 사는 게 바빠 미뤄오던 오랜 숙제. 남매는, 이제라도 그 숙제를 풀어보려 한다. 하얀 드레스를 입은 신부로 나타난 숙향 씨. 그런 엄마를 보며 아들딸이 말한다. “엄마, 우리 엄마가 돼줘서 고마워요”

KBS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50분 방송된다.

설현수 기자  skang715@one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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