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언주 의원.사진=뉴시스

[기자수첩] 이언주 의원 막말 '마녀사냥' 뒤에 감춰진 이 시대 최고의 난제

[위클리오늘=강민규 기자] 이언주 의원의 막말이 논란이다. 거의 '마냥 사냥'식이다. 이 의원이 제2 야당인 국민의당의 원내 수석 부대표라는 직책을 맡고 있다보니,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관심거리인 모양이다.

문제의 이언주 의원 발언은 6월29일 있었다. 열흘이 넘은 '옛날 옛적' 말이 새삼스레 도마에 오른 것은 사안의 민감성 때문이다.

9일 sbs는 이언주 의원이 학교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 전화 인터뷰 도중 '미친놈들', '나쁜 사람들' 등의 막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언주 의원의 욕설에 가까운 자극적인 표현은 곧바로 거센 역풍을 일으켰다. 네티즌들이 먼저 들고 일어섰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탈당 등 과거사 까지 끄집어내며 비난공세를 퍼붓고 있다.

하지만 이언주 의원의 막말 탓에 뒷전으로 밀려나버린 학교 비정규직 문제는 여전히 풀기 어려운 난제로 남아있다.

정가는 물론 산업계에서는 이언주 의원의 막말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그가 제기한 문제는 우리사회와 정치권이 심각히 고민해야 할 화두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이언주 의원 주장의 핵심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하는 일은 부가가치나 생산성이 높아지는 직종이 아닌 만큼 정규직화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 이들의 주장대로 정규직화를 해주면 납세자인 학부모와 국민들이 이들을 평생 먹여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간다면 대한민국은 공무원과 공공부문 직원들만 잘 사는 나라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물론 그들을 먹여살리는 것은 학부모를 비롯한 일반 국민, 납세자들이고 이들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미래에 학생들이 줄어들어도 고용 유연성이 없어져 해고를 할 수도 없게 된다. 여기에 해마다 호봉까지 높여줘야 하면 그런 불합리가 어디 있느냐?"는 주장도 경청할 만하다.

이언주 의원은 나름대로 대안도 제시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조금 보장되는 비정규직', 즉 5년 내지 10년짜리 계약직을 도입하는 게 합리적이다"는 것이다. 

급식 조리원, 영양사, 상담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로여건에 처해있는 현실은 부인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들을 무조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곧 모든 국민에게 득이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명확하다.

한쪽이 얻는 것만 생각하고 다른 쪽이 잃는 것은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런 정책은 결코 영속성을 가질 수 없다. 되레 사회 갈등 요인만 키우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포퓰리즘으로 망한 나라는 많다.

이언주 의원이 경위가 어떻든 사회적 약자층을 향해 막막성 표현을 했다면 그건 분명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가 그런 막말을 써가면서까지 하고자 했던 진짜 우리시대 난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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