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수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성현기자] 그 동안 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 주장에 대해 변호인을 통해 밤늦게까지 반박해왔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막상 수뢰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는 입을 다물었다.

재판에 성실히 참석해온 박 전 대통령도 이날은 발가락 부상을 이유로 재판에 불참했다.

특검팀과 검찰에 의해 뇌물 공여자와 수뢰자로 지목된 두 사람의 대면은 결국 불발됐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판사 김세윤)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뇌물죄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재용 부회장은 모든 증언을 거부했다.

당초 두 사람의 대면은 이번 뇌물죄 재판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었다. 사실상 대질조사 성격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였던 이번 증인심문을 통해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관계가 일부 증명될 것으로 관측됐다.

박 전 대통령측은 이날은 발을 찧어 통증이 심하다면서도 치료를 받은 후 당장 내일부터는 재판에 정상적으로 출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5일에도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의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건강 문제를 이유로 출석을 거부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측이 이재용 부회장의 대면이 향후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해 의도적으로 이재용 부회장 대면을 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은 출석은 하겠지만 입은 열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날 검찰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2월 16일 박 전 대통령의 독대 전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약 4분 이상 통화했다며 신문을 시작했지만 이 부회장은 “죄송합니다. 증언을 거부하겠다”며 증언거부 의사를 밝혔다.

검찰은 재차 최태원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의 통화 내역을 제시하며 신문을 이어갔지만 이 부회장은 “죄송하다”라는 말로 일관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신문이 종료된 후 “원활한 진행에 도움을 못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법정에서 퇴장했다.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증인으로 출석한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도 모두 증언을 거부했다.

박 전 대통령도 불참하고 증인 모두가 증언을 거부한 이날 재판은 약 55분만에 종료됐다.

검찰측은 "삼성그룹 관계자들이 조직적·집단적으로 증언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국민적 열망을 저버리는 것으로 이례적 사태"라며 "증언거부권 취지 훼손을 우려하며 추후 증인으로 다시 신청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재신청을 검토하겠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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