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금호타이어 경영평가 D등급 통보...박삼구 경영권 회수 과정으로 해석

 

[위클리오늘=김성현기자] 금호타이어가 산업은행의 경영평가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까지 나서기로 했다. 금호타이어 매각에 반대하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10일 금호타이어는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이 통보한 경영평가 D등급은 특별한 목적 하에 이뤄진 부당하고 인위적인 결정”이라며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산업은행은 이달 7일 주주협의회를 통해 2016년도 금호타이어 경영평가 등급을 D등급으로 확정·통보했었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의 상표권 사용 협상을 두고 채권단이 제시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경영진을 교체하는 수단까지 강구하겠다고 언급해왔다.

이에 금호타이어측은 산업은행이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 박탈을 위해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의 신뢰도를 낮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한섭 금호타이어 사장은 "산업은행의 금호타이어에 대한 인위적인 경영평가 점수는 금호타이어 경영진에 대한 명백한 명예훼손"이라며 "이에 불복하며 등급 재조정을 위한 이의제기 및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측은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의 신뢰도를 낮추기 위해 경영평가 점수 산출 기준도 갑자기 변경하는 등의 꼼수를 썼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금호타이어의 2012년, 2013년 2년 연속 B등급을 받았으며 해당 등급에 따라 2014년에는 워크아웃을 벗어났다.

다만 워크아웃을 졸업한 후인 2015년에는 39일간의 노동조합 파업 등으로 인해 D등급을 받게됐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경영평가는 경영계획 달성도 70점과 정성적 평가 30점으로 이루어지는데 2016년 경영계획 달성도는 59.2점으로 2015년의 42.4점에서 대폭 개선됐다"며 "산업은행은 정성적 평가에서 전년의 18.1점보다 크게 하락한 10.6점을 부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의 경영평가 등급을 D(총점 70점 미만)에 맞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정성적 평가 점수를 낮췄다"며 "2016년 금호타이어의 경영계획 달성도를 고려할 때 정성적 평가점수는 최소한 전년 점수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동안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를 중국 기업인 더블스타에 매각하기 위해 상표권 사용 조건으로 ▲5+15년 사용(단, 더블스타에서 언제라도 3개월 전 서면통지로 일방적 해지 가능) ▲20년간 년 매출액의 0.2% 고정 사용 요율 ▲독점적 사용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금호산업은 지난달 9일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사용기간 20년 보장 ▲매출액 대비 0.5% 사용 요율 ▲독점적 사용 ▲해지 불가 등의 조건을 고수했다.

상표권을 가진 금호산업이 산업은행의 요구를 계속해서 무시하자 산업은행은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 자체를 회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 유상증자로 보유했던 지분을 2015년 전량 매각하고 매각대금으로 금호홀딩스 지분 40%를 취득했다. 이 지분은 현재 금호타이어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된 상태다. 채권단이 담보권을 실행해 지분을 매각하면 박 회장의 경영권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금호타이어측이 이번 경영평가가 의도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저평가된 경영평가는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 회수의 주요 이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