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위클리오늘=우서연 기자]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제4회 한국학저술상 수상작으로 박병호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쓴 '한국법제사고(韓國法制史攷)'(민속원, 2021)를 선정했다. 이 책은 한국법제사 분야의 체계를 세운 가장 대표적인 학술서로 손꼽힌다.

올해로 제4회를 맞이한 한국학저술상은 우수한 한국학 관련 도서를 발굴해 학문 발전과 학계 연구 분위기 조성에 이바지하고자 한국학중앙연구원과 재단법인 산기가 공동으로 제정한 상이다.

제1회 수상작인 故 김용섭의 '김용섭 저작집 1~9'에 이어, 제2회에서는 한국 고인쇄 기술의 역사를 집대성한 故 김두종의 '한국고인쇄기술사', 제3회에서는 김완진의 '향가해독법연구'를 수상작으로 선정한 바 있다.

이번 제4회 한국학저술상은 본 상의 제정 의의를 고려하면서, 저자의 학문적 업적과 중요성, 학계에 미친 영향, 후학 양성의 공로, 역대 선정작과의 연속성과 분야별 다양성 등을 두루 고려했다. 그 결과 법학, 고문헌 등에 쏟은 노고를 인정하고 기념하고자 박병호 명예교수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박병호 명예교수는 우리 전통법문화 연구에 평생을 바쳐 한국법제사라는 기초법 분야를 체계화하고 독자성 있는 학문 분야로 자리 잡게 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법학박사임에도 직접 고문서를 조사․정리하고, 고문서를 활용한 연구 및 한국고문서학회를 설립하는 등 고문서학을 독립적인 학문으로 정립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특히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중앙연구원 등에서 한국학 관련 자료의 수집과 정리에 노력을 기울여 한국학이 굳건한 기반을 조성하는 데 기여했으며, 이를 토대로 실증적 사료에 근거한 한국의 법문화를 탐구할 수 있는 연구 여건을 조성했다.

박병호 명예교수는 제4회 한국학저술상 수상작인 '한국법제사고'를 비롯 '전통적 법체계와 법의식'(1972), '한국의 전통사회와 법'(1985), '한국법제사'(1986) 등 많은 저서와 100여 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한 법학자다. 주요 수상으로는 금호학술상(1989), 한국토지법학회 학술상(2004), 영산법률문화재단 영산법률문화상(2007), 국민훈장 모란장(1992), 국민훈장 무궁화장(2008) 등이 있다.

'한국법제사고'는 원래 1974년 법문사에서 처음 간행되었고, 2021년 민속원에서 개정증보판이 발간됨으로써 이 분야에 대한 저자의 지속적 연구와 축적된 성과를 잘 보여주는 저서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우리 법제사의 도그마인 ‘사적연속성(史的連續性)의 단절’을 극복하기 위해 일제강점기의 연구업적을 근본적으로 재평가하고, 우리 역사 발전의 법칙을 인식하려 한 저자의 집필 의도가 잘 담겨있다.

또한, 한국법제사의 통서(通書)라기보다는 저자의 민사법제사적 관심을 반영하는 연구서이지만, 한국법제사의 방법과 과제를 확대하면서 법사학도뿐만 아니라 법학도 일반에게 교훈하는 바가 큰 책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수상작은 총 2차례의 심사 과정을 거쳐 선정했다. 먼저 9명으로 구성된 추천위원회(1차 심사)에서 21종을 선별했다. 이어 선정위원회(2차 심사)에서 제4회 추천도서 21종과 그동안 추천됐던 44종을 포함한 65종 중 한국학저술상의 목적, 학문적 업적 등을 고려해 '한국법제사고'를 만장일치로 선정했다. 선정위원장은 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이자 전 한국고전문학회 회장이 맡았다.

제4회 한국학저술상 시상식은 5월 31일 오후 2시 한국학중앙연구원 소강당(경기도 성남시 분당 소재)에서 개최하며, 사전 신청자(~5.30)에 한해 현장 참석이 가능하다. 선정작은 도서관, 연구기관, 연구자 등에게 배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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