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포굿 박미현 대표 “스스로 즐겁게 문 닫는 기업이 되고 싶다”

터치포굿의 대표 박미현씨. <사진=터치포굿>

[위클리오늘=구단비 유스프레스 청년기자] 지난 19대 지방선거 약 14억원이라는 돈이 현수막 제작에 쓰였다. 하지만 이를 소각하는데는 제작비보다 많은 28억원이 사용됐다.

14일 업사이클링 전문 사회적 기업 터치포굿(Touch4good)은 현수막 자체적으로 추산한 현수막 제작비용(개당 10만원)과 소각비용(톤당 20만원)을 기준으로 이 같은 수치를 내놨다. 

측정되지 않은 소각과 매립에 따른 추가적인 환경오염이 예상되는 수치다. 

♦일상에서 깨달은 자원의 소중함을 담은 ‘터치포굿’

터치포굿이라는 사회적 기업이 만들어진 계기는 일상에서부터 시작됐다. 박미현 터치포굿 대표는 "6년 만에 모아뒀던 펜을 모두 사용하고 새 펜을 사러 갔던날 환경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며 터치포굿의 시작을 회상했다. 

박 대표는 “그날 물건의 생산 그리고 쓰임을 다한 이후는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버려지는 현수막을 보고 고민하게 됐고, 그것이 터치포굿의 시작이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터치포굿. 그는 터치포굿이라는 이름의 뜻은 ‘버려지는 자원과 버려지는 마음을 터치하여 자연과 사람에게 긍정적인 것을 만들자’라는 의미로 직접 지었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순조로운 시작은 아니었다. 첫 시작은 현수막을 업사이클링해 생활용품을 만들어 판매해보자는 단기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하지만 진행하며 길게 보고 제대로 접근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강하게 들었고 단기 프로젝트에서 하나의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물론 성장에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도 있었다. 젊은 친구들이 환경 문제에 뜻을 두고 열심히 한다는 소문이 났다. 이로 인해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고, 창업 공모전까지 나갈 수 있었다. 당시의 상금은 터치포굿의 자본금이 됐다. 

터치포굿의 '5년의 약속' 프로젝트. <사진=터치포굿>

♦버려지는 현수막으로 만든 ‘5년의 약속’

5년의 약속 프로젝트를 맡은 터치포굿의 솔루션팀 정대웅 매니저는 “무엇보다 이번 대선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여느 대선보다 컸다"며 인기의 비결을 밝혔다. 대선 인기와 소비자의 욕구를 잘 파악했던 것 같다는 분석이다. 정씨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방식인 크라우드펀딩의 접근성도 주요한 요인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현수막으로 가방을 만드는 것이 현수막을 줄이는 것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느냐는 비난도 있었다. 하지만 점차 고객들에게 좋은 인식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며 터치포굿의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현수막 가방의 안정성에 대해서도 인정받았다. 

박 대표는 “직접 수거해 친환경 세척 작업을 거쳤어요”라고 답했다. 터치포굿은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 세척한 현수막의 성분 분석을 의뢰해 ‘세척한 현수막은 유아의류에 사용해도 좋을 만큼 무해하다’는 결론을 얻고 KC마크도 획득했다.

터치포굿의 현수막 가방 작업 현장. <사진=터치포굿>

♦잘 망하기 위해 고민하는 기업, ‘터치포굿'

터치포굿을 한 문장으로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박 대표는 “터치포굿은 고민하는 기업”이라고 답했다. 시작 당시 받았던 도움을 어떻게 사회에 돌려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저소득 이웃들이 근무하는 자활 작업장, 장애인이 근무하는 작업장과 연계해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과 밀접한 부분에서 일하기 때문에 터치포굿의 수익금 5%는 환경성 피부질환 아동 습관개선에 투자한다. 박씨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아토피를 앓는 아동을 위해 5% 수익을 써왔다. 환경관리가 중요한 만큼 가습기와 보습제 등 물품 지원했다”며 최근엔 습관개선을 위한 아토피 캠프 참가비를 지원하거나 프로그램 지원으로 넓혔다고 전했다. 

터치포굿의 목적은 현수막을 재활용하는 것이 아닌, 불필요하게 사용된 현수막을 없애는 것이다. 

박 대표는 최종 목표가 무분별한 광고물이 사라져 회사가 잘 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잘 망하기 위해 고민하는 터치포굿의 상품은 터치포굿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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