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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명화] 혹성탈출, 60년대 가장 주목받은 인류미래 가상 리포트

EBS 세계의명화 '혹성탈출' 15일(토) 밤 10시 55분.

혹성탈출.

[위클리오늘=설현수 기자] 혹성탈출(원제: Planet Of The Apes)=감독: 프랭클린 J. 샤프너/출연: 찰턴 헤스턴, 로디 맥도웰, 킴 헌터, 모리스 에반스/제작: 1968년 미국/러닝타임 : 112분/나이등급: 15세.
 
# '혹성탈출' 줄거리

때는 서기 3978년. 테일러와 두 명의 다른 우주비행사가 깊은 동면에서 깨어나고, 그들은 우주선이 바다에 불시착했음을 알게 된다. 여승무원 한 명은 벌써 죽은 후였다. 

겨우 옷만을 챙겨 탈출한 그들은 불시착한 곳이 지구와 환경이 비슷한 다른 행성임을 알게 된다. 사막을 탐사하던 테일러 일행은 원시인들을 발견하게 되고, 곧 말을 타고 총을 쏘는 유인원들에게 쫓기게 된다. 

그 행성에선 인간이 말도 제대로 못하는 미개한 종족이며, 유인원이 언어와 기술을 습득한 진화된 종족이었던 것이다. 

우주비행사 한 명은 총에 맞아 죽고, 테일러를 포함한 둘은 유인원의 도시로 끌려간다. 거기서 테일러의 동료는 강제로 뇌수술을 당해 식물인간 같은 상태에 빠지고, 테일러는 지라 박사의 눈에 들고 약간의 지능이 있는 특별한 인간으로 취급 받는다. 

테일러는 이 낯선 유인원 사회에 엄격한 계급이 존재함을 발견한다. 고릴라는 경찰, 군인, 사냥꾼 역할을 하며, 오랑우탄은 행정가, 정치인, 변호사, 마지막으로 침팬지는 지식인 및 과학자 계급이었던 것이다. 

고릴라들은 테일러가 유인원 사회의 근간을 파괴하고 혁명을 이끌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테일러를 죽이려 하지만, 침팬지 지라와 코넬리우스가 테일러의 탈출을 돕는다. 

둘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탈출한 테일러는 결국 고릴라들에게 잡혀 다시 끌려온다. 결국 테일러는 재판을 받게 되고, 지라와 코넬리우스는 사촌 루시우스의 도움을 받아 테일러를 유인원 도시 밖의 금지 구역으로 데려간다. 

코넬리우스는 금지 구역에서 이전 문명의 유물을 찾은 적이 있다고 말한다. 테일러는 그곳에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지금은 유인원이 지배하는 이 행성을, 본래 첨단기술을 가진 인간이 지배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인간과 유인원의 지위가 바뀌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해변을 따라 걷던 테일러는 더 경악할 만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바다에 반쯤 가라앉아 있는 자유의 여신상을 보게 된 것이다.
 
# '혹성 탈출' 주제

우주탐사에 대한 열망이 먼 미래에 인간을 다른 행성에 데려다줄 것이란 희망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혹성탈출'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인간 문명에 대한 반성의 주제를 충격적으로 그리고 있다. 

인간은 과학기술을 극도로 발전시키며 지구의 주인, 만물의 영장 노릇을 해왔지만, 지나친 기술 발전이 오히려 인류의 멸망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보편적인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과거 미국과 소련의 대립으로 인한 냉전시대가 끝난 뒤 지구상의 핵전쟁 위협은 사라지는 듯했지만, 오히려 기존의 주된 대립관계가 사라지고 어느 국가든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더 보편화된 위협의 시대가 도래했다. 

거기다 핵무기가 아닌 환경재앙으로, 지구는 이미 멸망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똑똑한 인간이 결국 지구의 멸망을 가져올 것이라는 생각의 타당성은, 예나 지금이나 매우 높다고 할 수 있겠다. 

나아가 인간이 자의든 타의든 만물의 영장 지위를 뺏기게 되면, 그 자리를 어떤 생명체가 대신 차지하게 될지 알 수 없다는 생각도 표현하고 있다. 영화 '혹성탈출'에선 인간과 가장 비슷한 유인원을 유력한 후보로 꼽았지만 다른 가능성도 많을 것이다. 고도로 발달된 과학기술문명 속에 사는 현대인들에게도, '혹성탈출'은 호기심과 불안감을 자극하는 불후의 명작으로 다가설 것이다.
 
# '혹성탈출' 감상 포인트

영화 '혹성탈출'은 1960년대에 나온 작품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원숭이가 인간을 가축이나 애완동물처럼 지배한다는 설정이 소름끼치고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혹성탈출'은  평단의 찬사를 받았으며 1968년 최고의 영화로 꼽혔다. 하지만 참신한 상상력이 돋보인 이 영화는 그 해 아카데미상에서 분장상만을 수상했다. '혹성탈출'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보다 몇 달 앞서 개봉됐다는 점도 흥미롭다. 

두 영화는 모두 같은 질문을 다루고 있다. ‘인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팀 버튼의 리메이크 작은 원작의 참신함에 비해 다소 실망스러운 게 사실이다. 

'혹성탈출' 영화 속에서의 유인원 묘사가 인종차별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됐었다. 금발에 교양 있는 오랑우탄이 귀족층이고, 짙은 머리에 온순한 침팬지가 과학자, 검은 피부에 무능한 고릴라가 경찰로 묘사됐기 때문이다. 

영화가 일본에서 개봉될 때 ‘원숭이의 혹성’이란 제목으로 개봉되었는데, 국내에선 그 제목을 차용해서 ‘행성’이란 단어 대신 ‘혹성’을 써서 ‘혹성탈출’로 소개됐다.

EBS 세계의명화 '혹성탈출' 15일(토) 밤 10시 55분 방송.

설현수 기자  skang715@one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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