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공개한 이재용 부회장 승계 관련 기사 배열 이력. 

한겨레 "삼성, 이재용 경영권 승계 부정적 기사 네이버·카카오에 영향력 행사"보도

네이버 카카오 "사실아니다, 법적 대응 검토"..2015년 5월15일 기사 배열 이력 공개

[위클리오늘=이소연 기자]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이 삼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 기사와 관련해 불리한 기사가 노출되지 않도록 이들 포털의 기사배열에 관여했다는 한겨레신문의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포털이 실제로 뉴스나 영상의 배치 순서, 노출 시간 조정 등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뉴스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왔다. 

이날 네이버와 다음이 해명과 함께 공개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경영권 승계 관련 기사 이력에도 부정적인 내용을 담은 기사는 거의 없어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포털 등 플랫폼 중립성에 대한 연구에 최근 착수한 상태다.

한겨레신문은 이날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 주요 임원 등에 대한 검찰·특검의 수사 자료를 입수해 분석, 2015년 5월15일 오후 최아무개 삼성 미래전략실 전무가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 “지금은 네이버와 다음에서 기사들이 모두 내려갔다. 포털 쪽에 부탁해뒀다”며 이 부회장을 다룬 언론 기사의 상황을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다음날인 16일에도 장충기 전 사장이 “(네이버와 다음) 양쪽 포털사이트에 미리 협조요청을 해놔서인지 조간 기사가 전혀 노출되고 있지 않다. 포털에 노출되지 않아 댓글이 퍼지고 있지 않은 추세. 기껏해야 댓글은 10여개”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문자메시지를 보낸 5월15일은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와 관련, 당시 1년째 병상에 있던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대신해 이 회장이 맡았던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선임된 날이었다. 언론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의 첫발을 내디뎠다’는 기사를 대대적으로 쏟아냈다. 동시에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그룹 공익재단을 사적으로 이용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생명 지분 2.2%를, 삼성문화재단은 삼성생명 지분 4.7%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와 카카오 측은 19일 사실이 아니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의 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삼성의 청탁이 없었다"고는 하지 않았다. 네이버는 대신 "의혹 보도에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 삼성에 대해서도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아울러 "2015년 5월 15일 관련 기사들은 네이버 모바일 메인에 7시간 32분 동안 노출됐다"며 기사배열이력을 공개했다. 하지만 공개된 기사는 모두 이재용 부회장에게 부정적인 내용의 기사가 아니었다.

카카오도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생명공익재단 및 삼성문화재단 이사장 선임 소식이 2015년 5월 15일 두 차례에 걸쳐 다음뉴스 첫 화면에 노출됐다고만 해명했다. 이 부회장에게 부정적인 내용의 기사는 노출 이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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