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근 비비큐 회장(왼쪽),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BBQ, 김상조 위원장 프랜차이즈업계 만남 하루 전 긴급 기자간담회

'로열티' 이슈 선도 '꼼수'...'일감 몰아주기' 의혹 이슈는 덮어

[위클리오늘=김성현 기자] '갑질' 논란에 서 있는 비비큐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프랜차이즈업계와의 만남에 하루 앞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가지며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28일 김상조 위원장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임원들과의 만남에선 "가맹점에 재료를 비싸게 팔아 유통 마진을 남기는 현재의 방식을 외국처럼 매출, 이익에 대한 로열티를 받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김 위원장의 주문이 이슈가 됐다.

김상조 위원장의 '로열티' 도입 주문은 하루 전인 27일 비비큐가 프랜차이즈 문화 확립에 관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가지며 발표한 '로열티' 도입 계획과 같은 것이다.

비비큐가 선수를 친 덕분에 문재인 정부 재벌개혁의 상징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의도했든 아니든 비비큐의 업계 선도 역할 포장에 들러리를 선 모양새가 됐다.

로열티 도입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 방안없이 급조된 듯한 이날 발표에서 비비큐는 로열티 전환에 대해 유통 마진을 아예 없앤다고는 하지 않았다. 가맹비에 더해 러닝 로열티를 받는 개념이다. 

이에 필수품목 자율 구매, 인테리어 자체 공사 허용 등 이날 발표에 따른 손실분을 로열티로 메꾸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비비큐가 발표한 '마진 공개'도 업계와 협의없이 나온 돌출 발표로 업계의 비난을 샀다.

비비큐의 급조된 기자간담회는 최근 도마 위에 오른 비비큐의 '일감몰아주기' 의혹 이슈 프레임을 '로열티' 프레임으로 바꿔 덮으려는 꼼수를 부린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비비큐치킨을 운영하고 있는 제너시스비비큐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사격인 '제너시스'의 지분은 윤홍근 회장과 아들 윤혜웅씨, 딸 윤경원씨 등 세사람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윤 회장이 5.46%, 혜웅씨가 62.62%, 경원씨가 31.92% 등이다. 

제너시스는 제너시스비비큐(지분율 84.48%), 제너시스글로벌(84.68%), 지엔에스올떡(85%), 지엔에스디자인앤시스템(100%), 지엔에스엠엔에프(89.37%), 지엔에스와타미푸드앤베버리지(50%), 지엔에스초대마왕(100%), 넥스큐(70%)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서로 일감을 몰아주며 성장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비큐의 핵심 재료인 올리브유의 납품과 육계 가공을  하는 자회사 HY인터내셔널은 윤홍근 회장의 아들이 지분을 갖고 있다.  비비큐 치킨 포장박스는 윤 회장의 손윗동서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가 납품을 한다. 제너시스비비큐의 사장은 윤홍근 회장의 여동생 윤경주씨와 남동생인 윤인상씨가 맡기도 했다. 일종의 족벌경영인 셈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 경영윤리와 상생의식이 질적으로 성숙되지 않고, 가맹점주 보호장치도 작동하지 않는 등 선진 프랜차이즈 문화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데는 매출 1위 기업으로 업계 ‘맏형’을 자처해온 비비큐의 책임을 간과하기 어렵다. 

오너가 제왕처럼 군림하는 프랜차이즈 업계 만연한 기업 문화의 핵심에도 비비큐가 있다. 비비큐 가맹 본사는 특유의 '조폭'(?) 문화로 직원들이 오랫동안 근무하지 못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달 취임한 금융업계 출신 이성락 사장은 취임 3주만에 돌연 사표를 제출하기도 했다.

비비큐가 정부의 일자리 창출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서라며 31일 발표한 시니어 및 경력단절 여성, 청년 채용 계획에도 의구심이 드는 이유다. 

프랜차이즈업계 개혁은 김상조 위원장의 의지에 더해 환골탈태의 고통을 감내하는 업계의 자정 노력이 더해져야 가능한 일이다. 업계 맏형 비비큐의 책임있는 리더로서의 역할, 김상조 위원장의 보다 냉철한 행보가 더욱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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