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부겸(왼쪽 두번째) 행정안전부 장관이 13일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휘부 화상회의를 주재, 이철성(왼쪽) 경찰청장, 강인철(오른쪽) 중앙경찰학교장을 비롯한 지휘부들과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위클리오늘=김민석 기자] 최근 민주화성지 SNS글 삭제 지시 여부를 두고 경찰 수뇌부 간의 갈등이 격화되자 소관부처인 행정안전부의 김부겸 장관이 13일 경찰청을 찾아 상호 비방을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김 장관과 경찰 수뇌부는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당사자에 대한 징계 절차와 경찰 수사가 남아 있어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열린 전국 경찰지휘부회의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최근 경찰 지휘부 내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부끄럽고 죄송한 일이다. 행정안전부 장관인 제가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후에도 불미스런 상황이 되풀이 된다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김 장관은 “이번 일을 계기로 자세를 다시 가다듬겠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12만 경찰 상하가 한 마음이 되겠다”고 했다. 이어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삼겠다. ‘인권 경찰, 민주 경찰’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이 거듭 나는 것을 전제로, 경찰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라며 “불미스런 내홍의 목욕물을 버리려다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과 인권 경찰로의 재탄생이라는 아기까지 버릴 수는 없지 않겠나”라고 촉구했다.

이날 지휘부 회의는 지난해 촛불집회 당시 '민주화의 성지' 관련 SNS 게시글 삭제 지시 의혹을 둘러싸고 경찰 최고위 지휘부 내에서 진실 공방을 벌이는 것과 관련, 김 장관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마련됐다.

논란의 당사자인 이철성 경찰청장과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 등 경찰 고위 간부와 경찰청 본청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건 촛불집회 당시 광주를 '민주화의 성지'로 표현한 광주경찰청 페이스북 글을 이 청장이 문제 삼아 당시 광주청장이었던 강 학교장을 질책성 비난했다는 주장이 최근 나왔다. 이 청장은 이를 강하게 부인한 반면 강 학교장은 사실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경찰 수뇌부간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앞서 10일에는 행정안전부가 이번 논란의 당사자인 이 청장과 강 학교장을 대상으로 특별감찰에 착수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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