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B 렌서. 출처=미공군 홈페이지

[위클리오늘=강민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오후(현지 시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향해 "현명한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미국의 태도를 지켜보겠다"는 발언에 이어 나온 유화 제스처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과 북한의 '괌 포위공격' 겁박으로 일촉즉발 수준으로 고조됐던 한반도 긴장국면이 일단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하지만 21일 한·미 합동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훈련이 시작될 예정이어서 한반도 전쟁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미 관계는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과 북한의 괌 포위공격 엄포(10일), 트럼프  대통령의 '장전 완료' 발언(11일) 등으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치달았다.

그러다 김정은 위원장이 14일 전략군사령부의 괌 포위공격 계획을 보고 받은 뒤 “비참한 운명의 분초를 다투는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는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한발 빼는 태도를 보이면서 긴장국면은 일단 한풀 꺾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미국을 향해 “먼저 올바른 선택을 하고 행동을 보여주어야 한다. 미제의 군사적 대결 망동은 제 손으로 제 목에 올가미를 거는 셈이 되고 말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환영하는 내용의 트위터 글로 응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이 매우 현명하고 상당히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다. 그렇지 않았다면 양쪽 다 재앙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결과가 생겼을 것이다"고 했다. 

앞서 랙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북한의 괌 포격 유예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피한 채 "대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15일(현지 시간) "김정은의 결정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 대화하기 원한다. 그러나 김정은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21일 시작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또 한번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북한 당국은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을 비롯한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실시될 때마다 강한 반발과 함께 크고작은 무력도발을 해 온 전력이 있다. 

김정은 정권은 현 국면을 이용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거나 미국과의 관계에서 유사한 위치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분명한 만큼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을 계기로 다시한번 벼랑끝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14일 발언 중 "미국의 태도를 지켜보겠다"는 것도 단기적으론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조선반도 지역에서 정세를 완화시키고 위험한 군사적 충돌을 막자면 우리 주변에 수많은 핵전략장비들을 끌어다 놓고 불집을 일으킨 미국이 먼저 올바른 선택을 하고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한국과 미국은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을 예정대로 예년 수준 규모로 진행할 방침이다.

틸러슨 국무장관 등 미 당국자들도 북한의 괌 포위 사격 유보를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북미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북한 비핵화를 강조하고 있다.

결국 북한과 미국 모두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을 계기로 다시한번 위기국면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인식하면서도 '마주 달리는 열차', '치킨 게임'을 계속하는 양상이라는 분석이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