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기자회견. 보유세 인상·증세 가능성 열어둬...탈원전, 급격히 추진안해 

[위클리오늘=염지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내외신 기자 2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첫 회견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대북 정책 전환 기준을 의미하는 이른바 '레드라인'을 명확히 제시했다.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서는 가격 상승 기미가 보이면 더 강력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ICBM) 탄도 미사일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서 무기화 하게 되는 것을 레드라인이라고 생각한다“며 한반도에 두번 다시 전쟁은 없을 것이고 '평화적 해결' 원칙에 한미간 이견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과 대화 재개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대북 특사 파견도 고려 대상”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레드라인 공개는 북핵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지만 그 기저에는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리겠다"고 단언하면서 "국민께선 안심하고 믿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 안정에 대해선 지난 8.2 부동산 대책으로 충분하다면서도 다시 과열될 경우에 대비한 추가 대책도 이미 갖고 있다고 했다.

"서민을 괴롭혔던 미친 전세, 미친 월세의 부담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라도 부동산 안정은 필요하다"며 "또 다시 오를 기미가 보인다면 정부는 더 강력한 대책도 주머니 속에 많이 넣어 두고 있다는 말씀도 드린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는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의확대 지정, 양도소득세 증세, 다주택 보유자의 임대주택 등록 의무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

보유세 인상과 관련해선 “지금 단계에선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보유세는 공평과세라든지 소득 재분배, 또는 더 추가적인 복지재원의 확보를 위해서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문재인 대통령은 복지 재원 마련 등 추가 세금 인상 우려에 대해선 초대기업·초고소득자 과세 강화로 충분하다면서도 증세 가능성도 시사했다.

“우리 사회의 조세의 공평성이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소득재분배 기능을 위해, 또는 앞으로 더 복지를 확대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으로, 추가적인 증세의 필요성에 대해 국민들의 공론이 모아지고 합의가 이뤄진다면 정부도 그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노조 조직률 제고를 위해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지배구조 개선을 제도적으로 보장해 정권이 언론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 NHK 기자의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 관련 질문에는 "위안부 문제는 한일회담 이후 알려져 다뤄지지 않았고, 한일회담으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양국 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강제징용자 개인이 상대회사에 가지는 민사적 권리는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 한국 헌재나 대법원의 판례"라며 법적 근거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탈원전은 원전 수명이 다해야 문을 닫는 만큼 급격하게 추진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사전 각본없이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 기자회견은 사전 조율을 거친 이전 정부의 기자회견과 확 달라진 모습으로 주목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총 15개 언론사 출입기자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픈하우스' 형식으로 청와대 본관과 비서동인 여민관에 출입기자들을 초청해 대통령 집무실 등도 공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에는 '소소한 인터뷰'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홈페이지에 취임 100일을 맞은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100일 중 좋았던 순간에 대해서는 "좋은 정책 발표할 때마다 행복하고 기쁘다"면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과 보훈의 달 행사, 미국·독일 교민들의 환영을 받았을 때 등을 좋았던 순간으로 꼽았다. 문 대통령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참 좋았다. 특히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수 있게 된 게 아주 기뻤다"고 말했다.

취임 100일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16~17일 이틀간 전국 성인 1006명에게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전주와 동일한 78%로 조사됐다. 부정평가는 1%포인트 높아진 15%였고 7%는 의견을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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