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일요시네마 '이미테이션 게임' 20일 (일) 오후 1시 55분

이미테이션 게임

[위클리오늘=설현수 기자] 이미테이션 게임(The Imitation Game)=감독: 모튼 틸덤/출연: 베네딕트 컴버배치, 키이라 나이틀리, 매튜 굿, 엘렌 리치, 로리 키니어, 마크 스트롱, 찰스 댄스, 매튜 비어드/제작: 2014년 영국, 미국/러닝타임 : 114분/나이등급: 15세.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은 컴퓨터의 시초가 되는 인공지능 개념을 발명한 수학자 앨런 튜링의 전기 영화다. '이미테이션 게임'은 그의 긴박하고 비극적인 생의 몇 토막을 극적으로 시각화하는 데 공을 들인다. 

앨런 튜링은 뛰어난 두뇌를 가진 수학자였으나 성격적 결함, 당대 풍속으로는 ‘이상한 병’으로 간주되었던 그의 성정체성으로 인해 비극적 삶을 살았던 불행한 천재였다. 

조안 역시 훌륭한 암호 해독 능력을 지녔으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회로부터 무시받았던 실존인물이었다. 

조안은 대학 졸업 당시 두 과목에서 최고 득점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에겐 학위를 줄 수 없다는 당시 방침으로 인해 학위를 받을 수 없었다고도 한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은 당대의 잘못된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문제적 취급을 받은 두 천재의 모습과 가치를 재조명하고 있다.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생각지도 못한 누군가가 누구도 생각지 못한 일을 해낸다”는 대사가 <이미테이션 게임>의 주제를 함축한다.

# '이미테이션 게임' 줄거리

매순간 평균 3명이 사망한다는 인류 최악의 위기,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영국. 

24시간마다 바뀌는 해독불가의 절대암호 시스템인 독일군의 에니그마를 해독하기 위해 영국 정부는 뛰어난 수학자와 언어학자를 모아 팀을 구성한다. 

앨런 튜링(베네딕트 컴버배치)도 예외는 아니다. 십자말풀이가 취미인 천재 수학자 앨런은 타인과의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앨런은 직관적인 수학 능력은 뛰어나지만 사회성이 부족해 사람들간의 대화에서 발생하는 암시와 비유 등을 이해하지 못한다. 

함께 일하게 된 동료들에게 밉살맞은 행동과 말로 미움을 사게 된 것도 금방이다. 앨런은 자신의 암호 해독 기계 구상안과 팀 재편에 대한 요구 사항을 처칠 수상에게 직접 편지로 써 허가받아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되지만 동료들로부터는 더더욱 밉보이게 된다. 

부족한 인원을 채우기 위해 앨런은 십자말풀이 시험을 내 머리가 비상한 동료를 모집한다. 

평범한 여성인 조안(키이라 나이틀리)은 이 시험에서 뛰어난 암호 해독 능력을 인정받아 앨런의 동료가 된다. 

조안은 훌륭한 능력을 가졌지만 핍박과 무시받기가 일상인 당대 여성으로서 평범한 삶을 강요받고 있었고 앨런의 도움으로 날개를 펴게 돼 앨런과 친구가 되어준다. 

어느날 앨런이 이중간첩으로 오해를 받은 상황에서 동료들이 아무도 편을 들어주지 않은 것에 충격을 받은 앨런은 조안의 조언을 받아들여 동료들과 화합하려 애쓴다. 

동료들은 앨런의 노력에 마음을 열고 앨런과 진정한 한 팀이 된다. 앨런과 동료들은 집요한 연구 끝에 마침내 에니그마를 해독할 수 있는 튜링 머신, 크리스토퍼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상대에게 수가 읽혀서는 안 되는 상황, 크리스토퍼와 앨런의 연구팀은 그 존재를 드러내선 안되는 운명이다. 마침내 연합군이 승리하고, 팀도 해체된다. 

하지만 곧 앨런은 동성애자임이 밝혀져 고초를 겪는다. 화학적 거세형을 받고 약물에 중독돼 삶을 망쳐가던 앨런은 결국 자신의 손으로 목숨을 끊고 만다.

# '이미테이션 게임' 감상 포인트

BBC TV시리즈 <셜록>을 연상시키는,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밉살맞은 천재 연기가 진가를 발휘한다. TV시리즈 <셜록> 시즌2 1화에서 셜록 홈즈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은 독일군 암호를 풀어냈으나 그 사실을 숨기고자 코벤트리 지역이 폭격당하도록 내버려 두었다”고 언급한 점은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 

다만 실제로 앨런 튜링이 극중에서 표현해낸 만큼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이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성격이 남달랐던 것은 사실이다. 앨런 튜링은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공연히 밝히는 데 전혀 주저함이 없었다고 하며 또한 그는 심각한 여성 혐오자이기도 했다. 

조안을 신뢰해 가까운 친구로 지내고 약혼까지 한 것은 사실이다. 어쨌든 조안이 그에게 유일무이한 벗이었음은 틀림없다. 

극중에서 앨런의 첫사랑 소년으로 등장하는 친구 크리스토퍼도 실존인물이었다. 그의 죽음으로 상심한 앨런 튜링은 그의 뇌에 있는 기억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 인공지능에 관한 구상을 시작하게 되었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에서 완곡히 표현되는 바와 같이 앨런 튜링은 청산가리를 주입한 사과를 먹고 자살했다고 알려진다.

# '이메테이션 게임' 감독 모튼 틸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은 노르웨이 출신의 영화감독 모튼 틸덤의 첫 번째 영어 장편영화다. 그가 뮤지션을 꿈꾸던 10대 때는 영화 산업과 TV 산업이 전세계적으로 붐이었고, 이에 꿈을 영화감독으로 바꾸었다. 

숱한 영미권 영화를 보며 자랐고, 유명 작가 요 네스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스릴러 영화 <헤드 헌터>(2011)로 감독 데뷔했다. <이미테이션 게임>의 성공으로 모튼 틸덤은 할리우드 스타 제니퍼 로렌스와 크리스 프랫이 출연하는 SF 스릴러 <패신저스>(2016)을 연출했다. 

ebs 일요시네마 '이미테이션 게임' 20일 (일) 오후 1시 55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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