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타이탄·하이마트·KT렌탈 등 30여건 M&A....그룹 매출 12년 간 4배 성장

롯데케미칼, 타이탄 인수로 글로벌 화학기업 도약, 해외 증시 첫 상장

무리한 중국 유통 M&A, 롯데쇼핑 사업 위험...누적 손실 수조원대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 전경.<사진=롯데그룹>

[위클리오늘=염지은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04년 10월 롯데 정책본부장 취임을 시작으로 M&A(인수·합병)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선 신 회장은 하이마트,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 KT렌탈 등 국내외에서 크고 작은 M&A 30여 건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러한 적극적인 M&A로 2004년 23조이던 롯데그룹 매출은 2016년 92조원을 넘어서는 등 4배 가량 성장했다. 내수 기업 이미지가 강했던 롯데그룹은 M&A를 통한 글로벌 사업을 주요 성장 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특히 롯데케미칼 타이탄은 롯데그룹의 미래 수요 창출을 위한 대표적인 M&A 성공사례로 꼽힌다. 

롯데는 아울러 그룹의 주요 산업인 유통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M&A를 통해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백화점, 마트 사업에서 하이마트와 kt렌탈을 인수하며 신규 사업에 진출, 유통산업 인프라를 넓혔다.

하지만 유통 부문의 무리한 중국 M&A는 롯데쇼핑의 발목을 잡고 있다. 롯데쇼핑은 10여 년전부터 집중적으로 중국사업을 확장, 백화점(5개), 마트(99개), 슈퍼(13개) 등 유통 부분에서 117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롯데 중국 사업은 공시된 누적 손실만 2조6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중국 롯데마트의 경우 3월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로 점포 99곳 중 87곳이 영업이 중단됐으며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연말까지 손실액이 1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드 최대 피해자인 롯데그룹의 손실이 계속 커지며 중국 시장 철수설이 불거지고 있지만 롯데는 해외 사업 동력 약화와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위험 부담 등을 우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롯데케미칼, 타이탄 인수로 글로벌 종합화학기업 도약

식품과 유통에 강점을 보였던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취임 후 석유화학 부문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왔다.

2003년 현대석유화학 인수, 2004년 케이피케미칼 인수로 롯데케미칼은 대한민국 대표 석유화학회사로 급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어 2010년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사업장을 갖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화학사인 타이탄의 인수 성공으로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화학회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롯데케미칼 타이탄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5059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롯데는 이러한 타이탄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지난 7월 11일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에 한약 4조원 수준에 상장하는데 성공했다. 국내기업이 해외기업을 인수한 이후 해외증권시장에 상장한 첫 사례다.

롯데케미칼은 타이탄의 성공적인 인수합병에 그치지 않고 M&를 지속 추진하며 2020 글로벌 톱 10 종합화학사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 롯데첨단소재)과와의 빅딜도 성공시켰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매출 13조원, 영업이익 2조5000억원으로 국내 업계 1위인 LG화학(매출 20조6593억원, 영업이익 1조9919억원)의 자리를 넘볼 정도로 성장했다.롯데쇼핑과 더불어 롯데그룹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하이마트·KT렌탈 인수로 유통산업 인프라 확장

2012년 인수한 롯데하이마트(당시 하이마트)는 당시 6200개에 불과하던 취급 상품이 지난해 4만8000여개로 8배 가까이 늘었다. 

2015년 인수한 롯데렌탈(당시 kt렌탈)은 소유보다는 사용에 초점을 맞춘 공유경제 비즈니스로 유통, 금융, 관광서비스 등 롯데의 사업부문과의 시너지를 발휘하고 그룹의 미래 성장 한 축인 옴니채널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 해외 M&A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롯데는 특히 해외 M&A를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10년 동남아시아권의 대표적인 석유화학기업인 말레이시아의 ‘타이탄케미칼’을 인수한 이후 영국의 ‘아테니우스’, 파키스탄의 ‘파키스탄PTA’를 인수해 해외 생산기지를 마련했다.

롯데제과도 베트남 제과회사인 비비카사를 2007년에 인수해 베트남 전국의 영업망과 롯데제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시장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롯데제과는 또 2008년 벨기에 명품 초콜릿회사인 ‘길리안’을 인수해 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2013년에는 카자흐스탄 1위 제과기업인 ‘라하트’를 인수해 중앙아시아 진출을 위한 발판을 확보했다.

롯데칠성음료는 2010년 필리핀의 펩시 공장을 인수하며 글로벌 종합 음료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필리핀펩시는 1965년 미국 펩시에서 설립한 회사로 필리핀 전역에 11개 공장과 100여 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M&A를 통해 국가 브랜드 위상도 높이고 있다. 2015년 5월 롯데호텔이 인수한 더 뉴욕 팰리스 호텔은 총 909실을 보유한 대규모 럭셔리 호텔로 유엔총회 기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투숙하는 등 세계 각국 정상과 명사들이 사랑하는 호텔로 잘 알려져 있다. 국내 호텔 브랜드 중 최초로 미국의 중심인 뉴욕에 진출했다.

롯데는 베트남 제1의 산업도시인 호치민의 레전드 호텔을 인수해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M&A로 인수한 기업에 대해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기존 인력 승계 및 우수 인력 확보, 효율적인 배치 등 고용 창출 효과를 극대화하는데도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의 임직원 수는 M&A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2007년 6만8000명에서 지난해 12만명으로 2배 가량 늘었다. M&A를 통해 인수한 국내 회사들의 임직원 수도 30% 이상 증가했다. 

◆ 롯데쇼핑 발목잡는 무리한 중국 M&A

롯데그룹의 성공적인 M&A사의 흑역사는 롯데쇼핑의 무리한 중국내 M&A다. 롯데마트는 2007년 네덜란드계 마크로 8개점을 인수하며 중국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어 2009년 중국 내 대형마트인 타임즈 65개점을 인수하는 등 빠르게 점포를 늘렸다.

하지만 현지화 전략에 사실상 실패하며 부진한 성적을 내온데다 사드 보복까지 겹치면서 롯데쇼핑은 사면초가에 몰린 상태다. 

롯데마트는 사드 보복 조치가 본격화된 지난 3월 이후 중국 점포 99곳 중 87곳이 영업중단 조치로 문을 닫았다. 

연말까지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사드로 인한 피해 규모는 1조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심양 등 대단위 부동산복합개발의 실패에서 비롯된 잠재손실의 실현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롯데그룹 M&A 현황.(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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