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유한킴벌리 생리대서 발암물질 최다 검출 보도

유한킴벌리 "신뢰성없는 실험에 발표도 왜곡"...강원대·여성환경연대, 유한킴벌리 유착 의혹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이하나 기자] 깨끗한 나라의 ‘릴리안’ 생리대가 유해물질 및 발암물질이 논란에 휩쌓인 가운데 유한킴벌리 생리대가 가장 많은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세계일보가 보도했다.

4일 세계일보는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김만구 교수팀의 생리대 유해물질 실험결과에서 1, 2군 발암물질이 가장 많이 검출된 중형 생리대는 유한킴벌리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앞서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김만구 교수 연구팀은 2급 발암 물질이 가장 많이 검출된 생리대 대신 휘발성 유기화합물(TVOC)이 가장 많이 나온 ‘릴리안’에 대해서만 피해자 사례 제보를 받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기준으로 문제 제기를 해 유한킴벌리와 유착 의혹이 일기도 했다.

유한킴벌리 측은 세계일보의 보도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이미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연구팀의 시험결과를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발표를 한 바 있으며 해당 발표를 인용한다 하더라도 해당 주장은 그 발표조차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김만구 교수팀의 1차 실험결과표와 여성환경연대가 지난달 31일 익명으로 공개한 최종 결과표에서 각 제품의 발암물질 수치를 확인한 결과 20종의 유해성분 중 국제암연구소(IARC)가 규정한 1, 2군 성분 총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유한킴벌리의 유명 브랜드(15ng/개, ng은 10억분의 1g)로 확인됐다.

이어 △LG유니참2, 깨끗한나라 (각 10ng/개) △P&G (9ng/개) △LG유니참1 (7ng/개)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이들 물질에 대한 위해 기준치는 현재 마련돼 있지 않다.

발암물질을 포함한 200여가지 물질을 아우른 총 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이 가장 높게 나타난 제품은 김 교수가 언급한 대로 ‘릴리안’으로 나타났다.

최종 결과에서 1군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된 제품은 유한킴벌리와 P&G의 한 브랜드로 나타났다. 검출량은 두 제품 모두 1개당 1ng이었다. 또 다른 1군 발암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은 릴리안을 제외한 모든 제품에서 검출됐다.

1, 2군뿐만 아니라 3군(인체 발암물질로 분류하지 않음)까지 포함한 8종 성분의 검출치는 LG유니참2(90ng/개)가 가장 높았고 유한킴벌리(87ng/개), 깨끗한나라(44ng/개), P&G(30ng/개), LG유니참1(27ng/개)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1, 2위의 경우 여성환경연대가 공개한 수치의 반올림 값이 커 오차를 반영하면 순위가 뒤바뀌거나 더 미미한 차이일 수 있다고 세계일보 측은 전했다.

식약처는 강원대 측의 실험 결과에 대해 “검출된 수치와 인체 유해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실험결과 또한 상세한 시험방법 및 내용이 없고 연구자 간 상호 객관적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아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지난달 3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생리대 안전 검증위원회’ 회의를 열고 “강원대 측의 실험결과는 상세한 시험방법 및 내용이 없고 연구자 간 상호 객관적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아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며 여성환경연대가 제공한 실험결과를 익명으로 공개했다.

실험결과에 따르면 중형 생리대 A, B, C, D, C-1에서는 2급 발암물질인 ‘에틸벤젠’이 한 곳을 빼고 모두 검출됐다. A제품은 0.014ppbv(단위체적당 10억분의 1)였고 B제품 0.085ppbv, C제품 검출 안 됨, D제품 0.038ppbv, C-1제품 0.053ppbv였다.

이 중 생리대와 팬티라이너에서 TVOC 검출량이 가장 높게 나온 A제품이 릴리안으로 추정됐다. 강원대 측은 “릴리안의 TVOC 농도가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에틸벤젠이 가장 높게 나온 곳은 유한킴벌리로 추정되는 B사였고 정작 릴리안으로 추정되는 A제품의 검출수치는 가장 낮았다. 또 다른 2급 발암물질인 스티렌도 B제품이 0.071ppbv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A제품(0.047ppbv), C-1제품(0.046ppbv), D제품(0.041ppbv), C제품(0.028ppbv)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2급 발암물질이 가장 높게 나온 B제품 대신 아직 세계적으로 인체 위해성이 확정되지 않은 TVOC 검출 농도가 가장 높았던 릴리안에 대해서만 여성환경연대 측은 피해자 사례 제보를 받고 기자회견을 하며 규탄하자, 여성환경연대 측과 유한킴벌리 측과의 유착 의혹이 일었다. 여성환경연대의 생리대 실험 비용의 출처를 놓고도 의혹이 제기됐다.

여성환경연대에는 유한킴벌리 임원이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으며, 실험을 맡은 강원대는 유한킴벌리의 후원을 받았던 곳이기도 했다.

유한킴벌리 측은 “해당 시험결과를 인용한다 하더라도 실제로는 1, 2군 발암물질의 경우 천 생리대에서 가장 많이 검출됐으며 일회용 생리대 10개 품목 중에서도 타사의 팬티라이너 제품에서 가장 많이 검출됐다”며 “”이 또한 식약처에서는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발표가 있었다“고 세계일보의 보도를 반박했다.

또 “유한킴벌리 생리대는 식약처의 사전 허가를 받아 생산, 공급되고, 국내외 안전기준에도 모두 부합하며, 아직 안전기준이 정립되지 않은 생리대의 유해 VOC(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실내 공기질과 먹는 물 기준으로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 이번 시험 결과에서 제시한 벤젠, 톨루엔, 스티렌, 자일렌의 경우 유한킴벌리 생리대는 공인시험기관의 시험을 통해 이미 ‘검출 한계 미만 불검출’ 결과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 측은 논란을 일으킨 생리대 실험과 유한킴벌리 측의 지원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유한킴벌리 출신 여성환경연대 소속 임원도 이번 실험에 전혀 관여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현재 천생리대, 생리컵 등을 포함한 56개 회사 896개 품목의 생리대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생리대 전수조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즉시 문제 업체명, 품목명, 휘발성유기화합물 검출량, 위해평가 결과 모두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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