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오경선 기자] IBK기업은행(은행장 김도진)은 보유 중인 KT&G 주식의 연내 매각 결정을 철회한다고 20일 공시했다.

매각을 결정했던 지난 2015년과 달라진 경영환경을 고려하면, 연내 매각을 통한 일회성 이익 효과보다 자기자본비율 제고와 추후 배당수입 등을 감안해 계속 보유하는 것이 경영상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기업은행은 현재 IMF 위기 당시 정부로부터 현물출자 받은 KT&G주식 951만485주(6.9%)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기업은행은 다음해부터 위험가중치가 확대(100%→318%)됨을 고려해 올해 말까지 KT&G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로 의결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2015년 이사회 결정 당시 자기자본비율이 12.39%로 동종업계 평균치를 하회해 주식매각을 통한 선제적 자기자본비율 개선이 필요했던 상황이지만, 현재는 대손준비금에 대한 규제 완화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지속적인 자본확충으로 자본 적정성 관련 매각 사유가 상당부분 해소됐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4%를 초과하고 있어, 금융당국의 규제수준을 상회한다.

상장주식 위험가중치 유예기간이 올해 말 종료되면 내년부터 KT&G 보유주식의 위험가중치가 318%로 적용된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비율이 올해 말 전망치 대비 약 0.1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 경우도 14%를 다소 하회하는 정도에 불과해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기업은행 측은 설명했다.

또한 기업은행은 주식 보유를 통한 향후 배당수입도 고려했다. 주식을 처분하면 자기자본비율이 약 0.07%포인트 하락하면서 매년 약 350억원에 달하던 배당수입을 더 이상 누릴 수 없게 된다.

비슷한 수준의 배당수입을 가정할 경우 KT&G주식에서의 배당수입을 통해 매년 자기자본비율이 약 0.01%포인트 개선되며, 이는 매년 약 2000억원의 중소기업대출 재원 확보가 가능한 수준이다.

더불어 전년도말 기준 KT&G주식 취득 이후 지금까지의 누적 배당수입은 약 3518억원이다. 이에 따른 자본비율 개선효과는 약 0.22%포인트로, 미 매각 시 예상되는 자기자본비율 하락분을 이미 상쇄했다.

내년 이후 KT&G주식 매각을 통해 유사시 자본확충 방안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기업은행은 "이 주식은 자본비율 보전재원으로 활용 가능한 가용자산으로 장기적 측면에서 은행의 재무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충실한 자본관리와 내실경영에 주력해 주주이익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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