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김성현기자] 미국의 웨스턴 디지털(WD)이 도시바의 반도체 메모리 사업 매각에 다시 고춧가루를 뿌리기 시작했다.

21일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WD는 도시바가 추진하는 반도체 메모리 공장 단독투자를 금지해 달라고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5월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부문 매각 금지 소송에 이은 두 번째 ICC 소송제기다.

전일 도시바가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문을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흔들기 작업으로 해석된다.

이번 분쟁은 도시바가 지난달 3일 발표한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시의 반도체 메모리 공장 증산 투자를 두고 WD가 공동투자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발생했다.

도시바는 미에현 욧카이치시에 WD와 6:4 비율로 공동 운영하는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최근 공장 확대를 결정한 도시바는 당초 WD에 공동투자를 제안했지만 WD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20일까지 도시바와 반도체 매각 협상을 두고 협상을 해왔던 WD는 도시바가 한·미·일 연합에 메모리 반도체 사업 매각을 결정하자 급히 입장을 바꿔 ICC에 소송을 제기했다. 

WD는 도시바가 단독으로 투자해 운영 중인 제6동 생산 공장에 대해 “공동으로 투자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공장 가동 영구 금지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시바는 반도체 메모리 사업 매각을 앞두고 WD와의 이중 소송에 말려들게 됐다.

SK하이닉스를 포함한 한·미·일 연합의 반도체 메모리 사업 부문 인수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지난 6월 도시바는 한·미·일 연합에 반도체 메모리 사업을 매각하기로 구두 약속을 했다가 WD와의 법정분쟁이 부담돼 WD에 매각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이후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의 반도체 메모리 사업 매각을 조건으로  IT 연구개발비와 설비금액을 지원하겠다고 제시하자 도시바는 또 다시 입장을 번복했다. 

이달 13일 도시바 이사회는 베인캐피탈과 SK하이닉스 중심으로 구축된 한·미·일 연합과 매각 협상 양해각서를 작성하기로 결의했다.

이후 이달 20일 또 다시 이사회를 열고 한·미·일 연합에 메모리 반도체 사업 부문을 매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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