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금요극장 '라붐" 22일 (금) 밤 12시 25분

라붐

[위클리오늘=설현수 기자] 라붐(원제: La Boum)=감독: 클로드 피노토/출연: 클로드 브라세르, 브리지트 포시, 소피 마르소, 데니즈 그레이/제작: 1980년 프랑스/러닝타임: 109분/나이등급: 15세

영화 '라붐'은 첫사랑에 빠진 사춘기 소녀의 성장 과정기를 섬세하고 잔잔하게 그린 작품이다. 청순하고 동양적인 이미지의 소피 마르소는 한창 이성에게 호기심을 느끼는 13세 소녀의 풋풋한 사랑을 완벽할 정도로 표현하며 당시 청소년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라붐'은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할 때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가슴앓이를 아주 솔직하게 그리고 있는데, 어른들의 ‘맞바람’까지 주요한 소재로 사용하며 자극적인 분위기도 연출되지만 부부간의 사랑을 되짚어 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빅의 할머니는 영화에서 가장 독특한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빅의 전폭적인 지지자로서 고민에 빠진 빅에게 가장 현실적인 조언을 해준다.

▶ '라붐' 줄거리

13세의 소녀 빅(소피 마르소 분)은 새 학기를 맞이하며 전학을 온다. 빅의 아빠 프랑소와(클로드 브라세르 분)는 치과 의사이고 엄마 프랑소와르(브리지트 포시 분)는 만화가인데 이들 부부는 금술이 좋아 보이지만 서로에게 약간의 권태를 느끼는 상태. 

빅은 등교 첫날, 같은 전학생인 페네로프(시라 오코너 분)와 친해진다. 같은 또래의 학교 친구들은 모두 이성에게 관심이 많은데, 이들의 최고 관심사는 뭐니 뭐니 해도 신나게 춤추고 즐길 수 있는 파티다.

단짝 친구가 된 빅과 페네로프는 하교길에 학교 남자 친구들의 초대로 라울의 집에서 열리는 디스코 파티에 참석하게 된다. 

하지만 파티가 생각과 달리 지루하고 유치하게 느껴진 빅은 부모님에게 데리러 오라고 전화를 걸지만 마티유(알렉산더 스텔란 분)라는 핸섬한 남학생을 만나면서 파티에 빠져들게 된다. 

시끄러운 디스코음악에 지친 빅에게 마티유는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오는 헤드폰을 끼어주며 둘만의 분위기에 젖는다.

한편 프랑소와는 자신의 치과에 느닷없이 나타난 옛 여자 친구와 자의반 타의반으로 바람이 나지만 결국 발각되어 아내와 별거에 들어간다. 

그리고 빅은 마티유가 다른 여자와 교제한다는 말에 크게 상심한다. 개방적인 성격의 할머니(데니즈 그레이 분)는 손녀에게 남자친구의 질투심을 유발하라는 충고를 해준다. 

결국 빅은 롤러장에 자신을 데리러 온 아빠를 부둥켜 앉고 키스를 하면서 마티유를 자극하고, 이런 내막을 모르는 아빠와 마티유는 길거리에서 주먹질까지 하는 촌극을 벌인다. 

한편 프랑소와르는 빅의 학업 문제로 독일어 선생과 면담을 하면서 친한 사이가 된다. 둘의 다정한 장면을 목격한 프랑소와는 독일어 선생을 뒤쫓아 가는데...

▶ '라붐' 감상 포인트

‘라붐(la boum)’은 ‘왁자지껄 소란한 큰 파티’를 의미하는데 1980년대에 사춘기를 맞이했던 세대들에게는 성전과도 같은 영화였다. 

소피 마르소가 13세 때 700명의 후보를 물리치고 주연한 영화로 파리에서만 450만을 동원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덕분에 속편을 잘 만들지 않는 프랑스 영화계에서도 2년 후에 소피 마르소를 다시 주연으로 기용하며 속편을 제작할 정도였다.

‘라붐( La Boum)’은 '파티'라는 의미로, 남성관사 ‘Le’를 사용해야 하는데 주인공이 소피 마르소인 까닭에 여성 관사 ‘La’를 사용했다고 한다. 

그만큼 소피 마르소의 비중이 절대적이며, 개봉 전부터 본 작품의 흥행코드가 소피 마르소임을 간파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보통 오래 된 영화들의 경우 화면이 촌스럽거나 내용이 시대에 뒤떨어지는 느낌을 주는데, '라붐'은 세대를 아우르는 ‘첫사랑’이라는 주제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그려낸 덕분에 그런 이질감이 심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 '라붐' 감독 클로드 피노토

1925년 프랑스 블로뉴-빌랑꾸르 출생, 1945년 미술부 스탭으로 프랑스 영화계에 입문하여 50년대에서 70년대 초에 이르기까지 장 콕토, 막스 오퓔스, 르네 끌레망, 끌로드 를루슈와 같은 프랑스 유명 감독에서 친형인 자끄 피노트에 이르기까지 여러 감독의 밑에서 조감독으로 활동하며 연출 감각을 익혀나갔으며 60년대 이후부터는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역량도 발휘했다.

1973년 자신의 각본으로 완성한 장편 <침묵 (Le Silencieux)>으로 데뷔했으며 1980년에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여배우 소피 마르소를 전 세계 청소년의 아이돌 스타로 격상시킨 화제작 <라붐 La Boum>을 연출하면서 프랑스 영화계에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2년 뒤에는 <라붐2>로 다시 한 번 소피 마르소와 공동 작업을 했으며 1988년에는 성인 연기자로 변신한 소피 마르소를 재기용하여 완성한 로맨스 드라마 <유 콜 잇 러브 (L'Etudiante, 1988)>로 전 세계적인 흥행몰이에 성공하였다. 이후, 뱅상 페레 주연의 <눈과 불 (Snow and Fire, 1991)> 프랑스 소설가 기라로슈의 원작을 각색한 코믹 범죄극 그리고 퀴리 부인의 전기를 다룬 바이오그라피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