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오경선 기자] 정부가 8.2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이후 건설업종 대부분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해외수주가 2015년부터 계속해 부진한 상황에서 국내 부동산 규제로 주택부문 실적 마저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이 투자심리를 악화했다. 

건설주에 대한 향후 전망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건설주가 저평가된 상황을 활용해 매수해야 한다는 의견과 주택부문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 건설주 투자심리 악화...연초 대비 하락세

정부는 지난 8월 2일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하 8.2 대책)을 통해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지정, 재건축∙재개발 지역의 규제강화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강력한 규제 방안에 부동산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건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나빠졌다.

8.2 대책에 대한 영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해외 건설 수주도 보합세인 상황이 악영향을 미쳤다.

삼성엔지니어링을 제외한 대형건설사들의 주가는 8.2 부동산 대책 이후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였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 주가는 지난 8월 2일 4만4850원에서 9월 29일 3만8350원으로 14.49% 하락했다. 

대우건설도 같은 기간 8160원에서 7210원으로, GS건설은 3만1850원에서 2만6650원으로 각각 11.64%, 16.33% 떨어졌다. 대림산업(11.69%), 현대산업개발(13.98%) 등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성엔지니어링만 1만150원에서 1만1000원으로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 등 관계사 프로젝트 수주로 해외수주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 부진을 면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건설사들의 추정 주당순이익(EPS)은 오히려 상향조정되고 있는 상황으로, 최근의 주가하락은 실제 건설사들의 영업환경보다는 대외환경에 대한 심리적인 요인이 더욱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건설업은 해외건설수주가 하락국면인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국내건설수주가 전체 건설 주가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며 "유일한 수주동력이었던 국내 건설수주가 8.2대책 이후 성장세가 꺾였다고 판단, 실적상향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 건설주 저가매수 기회? 낮은 모멘텀이 우려

전문가들은 8.2 대책으로 건설종목 주가가 대부분 하락한 상황에서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라고 조언한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예정된 가계부채대책과 주거복지 로드맵은 다주택자의 대출을 제한하고 공공주택의 공급전략을 제시할 것"이라며 "주택마진의 기대치를 낮춘다는 점에서 건설사에 부정적이다. 그러나 일부 업체들은 주택시장 민감도가 낮음에도 동반 과매도 국면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을 주목했다. 3분기 실적이 양호할 경우 좋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도 "최근 정부 정책의 방향대로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분양시장의 흐름은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여 올해 대형사의 공급계획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신규 분양시장은 여전히 호황 중이며 3분기 실적은 양호할 전망"이라며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측면에서도 너무 싸다. 매수 시점을 고민할 때가 왔다"고 덧붙였다.

모멘텀 부재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택부문에서 8.2 대책의 영향이 어디까지 미칠지 아직 가늠하기 어렵고 해외사업은 완만한 개선에 머물고 있어 모멘텀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건설주들의 2018년 주가수익비율(PER)이 5.5~6.5배로 절대적 저평가 영역에 접어든 만큼 향후 주택시장 지표의 견조함이 재확인된다면 주가도 반등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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