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오경선 기자] 추석 연휴가 끝나고 본격적인 4분기에 접어들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새삼 높아지고 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주가가 오르는 배당주의 특성상 10~11월은 배당 투자의 적기로 꼽히지만 올해는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가 활성화되는 분위기와 맞물린 탓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강제하는 역할 규범으로, 해당 기업에 지배구조 개선 등과 함께 배당 확대를 요구할 수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의 현금 배당 수익률은 지난 2013년 1.03%에서 지난해 1.66%까지 올랐다. 배당수익률은 주당 배당금을 시가로 나눈 비율이다.

올해 배당수익률은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안정적인 수익률 상승 기대감과 함께 스튜어드십 코드 이슈가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7개 자산운용사와 서스틴베트스 등 1개 자문사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미래에셋ㆍ삼성 등 자산운용사를 비롯해 KB생명ㆍ손보, KB증권ㆍIBK투자증권, KB국민은행 등 보험ㆍ증권ㆍ은행의 다양한 기관투자자들이 제도 도입 의사를 밝혔다. 국내 주식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도 연말이나 내년 초 도입할 것으로 점쳐진다.

문재인 정부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속도를 내기로 하면서 기업들이 배당 확대와 같은 주주친화적 행보에 나설 유인이 높아졌다. 실제 이 제도를 도입한 영국, 일본, 캐나다에서 배당이 증가한 것도 기업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주주환원 정책에 부응한 까닭이다. 한국 증시는 몇 년째 배당성향이 증가세이지만 아직도 선진국과 비교하면 현격한 거리감이 있다.

윤정선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들어 자산운용업계를 중심으로 50여 곳이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주주환원에 대한 투자자들의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주식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의 도입여부에 따라 타 기관들로의 확산속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KB증권은 ▲올 예상 현금배당률 3.5% 이상 ▲과거 3년간 꾸준한 배당을 지급해온 업체 ▲올해 이익훼손이 크지 않은 종목 등 조건들을 바탕으로 고배당 추천주를 선별했다.

KB증권이 제시한 코스피 고배당 상위 톱 10은 대신증권(6.7%), 동양생명(6.5%), 화성산업(5.4%), 메리츠종금증권(4.9%), 에스오일(4.8%), 아이마켓코리아(4.8%), 아이엔지생명(4.6%), 삼성카드(4.6%), 기업은행(4.3%), 한솔제지(4.2%) 등이다.

코스닥에선 고려신용정보, 서원인텟, 정상제이엘에스, 서호전기 등이 선정됐다.

한국투자증권은 ▲배당수익률 2% 이상 ▲배당성향 20% 이상 ▲최근 3년 연속 배당 증가 등의 조건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되는 37개 종목을 추렸다.

신한지주, KB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금융 지주사를 비롯해 SK이노베이션, KT&G, 삼성화재, 기업은행, KT, 한온시스템, LG유플러스 등을 고배당주로 꼽았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요인은 고배당주가 시장 평균 수익률을 웃돌고 저배당주는 이를 밑도는 방향으로 추세가 형성돼 왔다"며 "고배당주의 강세가 장기 추세로 이어지며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12개월 선행 배당수익률 시장전망 ▲2017년 배당수익률 시장전망 ▲과거배당수익률 등을 고려해 시가총액 상위 100종목 중 SK텔레콤, 두산, SK이노베이션, KT&G, S-Oil, 현대차, 메리츠화재, 포스코대우, KCC 등 15개 종목을 추천했다.

S-Oil의 배당수익률 전망치가 4.9%로 가장 높았다. SK텔레콤, 메리츠화재(이상 4.1%), SK이노베이션(4.0%)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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