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웰스토리 민주노조가 지난 4월 12일 조합 설립후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삼성웰스토리 민주노조>

[위클리오늘=염지은 기자] 고 이병철 창업 회장 때부터 이어져 온 삼성의 무노조경영이 무너지고 있다.

7일 노동계 및 삼성웰스토리(대표 김봉영)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에 양대 노총 산하 복수노조가 생기며 임금협상 등 단체교섭권 행사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사 측은 이달 1일 단체교섭을 요구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소속 노조(이하 민주노조)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기업별 단위노조(이하 한국노조)에 대해 민주노조가 조합원 다수노조임을 공식 통보했다. 민주노조는 향후 2년간 교섭단체 지위를 갖는다.

지난 4월 12일 설립된 민주노조의 조합원은 64명, 9월 8일 설립된 한국노조의 조합원은 45명으로 신고됐다.

단체교섭권을 갖게 된 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삼성에서 나온 것은 삼성웰스토리가 처음이다. 

삼성그룹 계열사중 민주노총 산하 노조 설립은 2011년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가 전부였으나 올들어 3월 삼성엔지니어링, 4월 삼성웰스토리, 7월 에스원 등으로 이어지며 확대되고 있다. 

삼성SDI, 삼성증권 등에도 한국노총 산하 노조가 있지만 대부분은 사측과 직접 단체교섭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에선 독자적인 단체교섭권을 갖는 한국노총 산하의 기업별 단위노조도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나왔다.

삼성웰스토리는 양대 노총 산하 두 노조의 단일화 가능성도 제기되며 노조가 힘을 받고 있다.

한국노조와 민주노조는 이의 제기와 지방노동위원회의 다수 노조 확인 절차가 끝나면 약 2주간 자율교섭을 거친다. 

단독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지, 노조 창구를 단일화할 지를 결정하고 이후 단체교섭에 나서게 된다.

이에 따라 노조가 실제 삼성웰스토리 사측을 상대로 임금협상, 처우개선, 복리후생 등의 단체교섭에 나서는 것은 이달 말쯤이 될 전망이다.

삼성웰스토리 정규직원은 약 3000명, 파견업체 직원은 약 1만명이다. 정규직은 사무직이 1200명, 조리사 등 현장직원이 1800명이다. 사무직 직원은 초임이 연봉 4000만원 정도이나 조리사는 연봉 2400만원 수준이다.

파견업체에서 본사 소속으로 전환된 무기계약직 조리사 3000~4000명은 근속 연수에 상관없이 시간당 최저임금으로 월급이 130만원 선에 그치고 있다.

현행법에는 근로자 과반수가 노조에 가입해야 교섭 결과가 전체 직원에게 적용돼 삼성웰스토리 노사간 교섭이 적용되려면 노조 가입원수가 1500명은 돼야 한다. 

양 노조가 연말까지 각 100명씩 조합원을 늘린다는 계획이기 때문에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노사협의회가 아닌 노사간 교섭으로 임금 협상이 가능할 전망이다.

임원위 민주노조 지회장은 "현재 조합원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국노조와도 대화를 통해 협업을 할 수도 있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 "사측에서 노조 대표단 주변 지인을 탐문하며 노조 가입 유무를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그룹의 지주사격인 삼성물산이 100% 지분을 보유한 급식 및 식음료서비스업체다. 

과거 삼성에버랜드 유통사업부 소속이었다가 에버랜드와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이 합병하면서 2013년 별도 법인으로 분리됐다. 

1982년 삼성그룹 연수원의 급식 및 식음료 서비스업체인 중앙개발이 모태로 3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7260억원, 1082억원으로 꾸준히 몸집을 불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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