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오경선 기자]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 기반의 공동인증시스템 '체인 아이디(Chain) ID'가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소비자는 금융 거래를 하고자 하는 금융사별로 공인인증기관으로부터 발급받은 공인인증서를 각각 등록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앞으로는 체인 아이디에서 공인인증서를 한번만 부여받으면 은행, 증권, 보험 등 전 금융권 어디에서나 공인인증서 추가 등록 없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체인 아이디는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11개 증권사가 시범서비스에 들어갔다 기자는 대신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사이보스'를 이용해 직접 발급받아 봤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주식 거래 방법인 MTS의 '인증센터' 메뉴에서 '공동인증 관리'를 선택하자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공동인증 앱을 설치하라는 안내문이 뜬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체인 아이디 앱을 다운로드하면, 대신증권 MTS '공동인증 관리' 메뉴에서 인증서 등록 메뉴를 클릭할 수 있다.

공동인증을 등록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계좌번호나 아이디 인증을 통한 고객 확인 절차를 진행한 후 전자금융거래약관과 블록체인 공동인증서비스 이용약관에 동의하면 전화를 통한 추가인증이 기다리고 있다.

이후 보안매체(OTPㆍ보안카드)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마지막 단계를 거치면 공동인증 이용등록이 완료된다.

인증을 등록했다면 MTS 로그인 화면에서 '공동인증'을 클릭하고 체인 아이디 앱 화면에서 비밀번호, PIN번호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암호를 걸어둘 수 있다. 지문인증법도 추가로 설정할 수 있다.

▲대신증권MTS 화면 캡쳐.

암호 설정까지 마쳤다면 공동인증 등록은 완료된 것. 이후부터는 MTS 로그인 시 공동인증을 이용할 수 있다.

현재는 시범운영 단계로 공동인증으로 로그인하면 매매ㆍ이체 등 서비스는 안되고 조회만 가능하다.

공동인증을 이용하면 1년에 한번씩 공인인증서를 갱신하기 위해 투자하던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인증서 유효기간이 3년으로 길기 때문.

등록 절차가 공인인증서에 비해 간편한 점도 장점이다. 공인인증서의 경우 갱신 이후 다른 금융기관에 타행 인증하기 위해서는 아이디, 주민등록번호, 보안번호 등을 일일이 입력해 등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공동인증은 한번만 갱신하면 타행 인증 등의 과정이 필요치 않아 상대적으로 편리하다.

또한 공인인증서는 인증서가 디바이스 내 정해진 위치에 저장되지만 공동인증서비스는 저장 위치가 물리적으로 분리된 블록체인 내에 분산된 형태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보안성이 뛰어나다. 블록체인은 분산된 거래 장부 과반수 이상을 해킹해야 데이터를 조작할 수 있어 보안 측면에서도 탁월하다.

암호설정법이 다양하다는 잇점도 있다. 공인인증서는 숫자, 특수문자 등을 포함한 비밀번호로 설정법이 1가지에 불과하지만 공동인증서비스는 비밀번호 이외에 PIN이나 생체인증법 등을 통해서도 암호를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체인 아이디는 금융사가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기 위해 내놓은 기존의 인증서비스보다도 호환성이 높았다.

시중 은행들은 유심에 인증서를 저장하거나, 통합인증 앱 설치 등의 방법으로 공인인증서보다 편리하게 본인인증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개별 은행에 한해 제공한다는 면에서 공동인증보다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숙제거리도 눈에 띄였다.

체인 아이디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앱을 설치해야 하고 로그인 하는 과정에 한 단계가 더 추가됐다는 점에서 불편함이 느껴질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 기반의 공동인증의 가장 큰 장점은 네트워킹을 통한 호환성이지만 현재는 11개 증권사만 시범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 참여자 수가 현저히 적었다.

증권사 중에서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등 대형사는 참여하지 않았고 은행권에서는 별도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블록체인 인증서를 연구하고 있는 상황이라 체인 아이디의 네트워크가 어느 정도로 확대될 수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상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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