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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본부 권길중 대표회장 “나부터 나답게 살아야”
   
▲ 권길중 대표회장은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이란 "먼저 자기 쇄신을 통한 정체성 발견에 첫걸음을 두고 있다. 자기 정체성에 입각해 사회에서 맡고 있는 직분에 걸맞게 ‘∽답게’ 사는 것이다"라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답게 산다는 것’은 쉬운 듯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범부에게는 참으로 어려운 화두다.

불교 선종(禪宗) ‘임제록’에 ‘회광반조(廻光返照)’라는 문구가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자신의 내면 세계를 돌이켜 반성해 참된 나[불성 佛性]를 발견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원불교에서는 매순간 매일 온전한 정신을 가지고 자신의 행위와 삶을 돌아 비추어보라고 가르치고 있다.

‘∽답게 산다는 것’은 곧 ‘회광반조’라는 화두를 타파한 도인이 사바세계에서 실천하는 보살행 같은 것이다. 개신교나 천주교 등 7대 종단에서 매일 기도하는 것도 어쩌면 ‘~답게 살아 구원에 이르기 위한 철저한 수행’일 것이다.

기자는 ‘나답게 사는 것’이란 화두에 몰두하며 명동 성당으로 향했다. 7대 범종단에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을 제안, 범종단 중앙추진본부에서 중책을 맡고 활동중인 권길중 대표회장을 지난 7일에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고저늑한 가을 햇살을 밟아 도착한 성당에서 만난 은발의 노신사는 ‘답게 살아가는 이야기보따리’를 범부에게 소상히 들려줬다.

우선 만나 뵙게 돼 반갑다. 이 운동의 탄생 배경은

"저도 <위클리오늘>에서 이 운동을 취재하기 위해 왕림해 준 것에 감사드린다. 이 운동이 만들어진 배경은, 2014년 여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때 16개 교구의 평협회장단 전국 상임위원회 회의가 있었다. 거기서 제가 발의했다. 고맙게도 회의에 참석한 전원이 한 표의 반대도 없이 찬성해 주셨다. 이는 이 운동이 우리에게 얼마나 절실한가를 나타내 주는 거라 생각한다.

제가 처음 제의를 할 때는 청유형으로 ‘그리스도인답게 삽시다’라고 제의했는데 당시 동석한 해당교구의 담당 신부님이 청유형보다는 자기 결의형으로 ‘살겠습니다’라고 하면 어떻겠냐고 의견을 주셔서 만장일치로 ‘답게 살겠습니다’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7대 범종단이 이 운동에 함께 동참하고 있는데

"30여 년 전 천주교에서 ‘내 탓이요’ 운동을 전개한 적이 있다. 당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전 국민 운동으로 번지지 못하고 천주교 내에서만 전개돼 한계점이 있었다.

통계청 최근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절반이 종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종교를 신봉하든 그 신자가 이 운동에 동참한다면 국민의 절반이 이 운동을 전개할 수 있지 않겠나. 또 그들이 각 가정과 직장에서 이 운동을 함께 전개한다면 그 파급 효과는 엄청날 것이라 기대한다.

해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상임위원회 운영위원들에게 제안했는데 모두 흔쾌히 찬성해 줘 7개 종단이 함께 이 운동을 전개하게 된 것이다. 다시 한 번 이 기회를 빌어 각 종단의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이 사회에서 확산되려면

"범종단 종교인들 주축으로 이 운동이 처음 일어나다가 그 신자들이 몸담은 가정과 직장으로 계속 파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여러가지 갈등과 대립 속에서 야기된 문제들도 좀 해결되지 않겠나 싶다.

이는 종교적 정화운동이 아니라 온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먼저 종교 안에서 시작돼 성숙되면 사회로 번져 나가서 사회의 각 분야로 다시 확산되기를 바란다.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은 먼저 자기 쇄신을 통한 정체성 발견에 첫걸음을 두고 있다. 자기 정체성에 입각해 사회에서 맡고 있는 직분에 걸맞게 ‘∽답게’ 사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학교 내에서 선생님은 ‘선생님답게’ 학생은 ‘학생답게’가 중요하다. 또 정치인, 공무원 등 맡은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도 ‘정치인답게’ ‘공무원답게’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자각이 우선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스로 자기 정체성을 자각한 다음에 사익을 취하기보다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정신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이 운동이 현재 우리에게 절실한 이유는

"난 일제 강점기 후반에 태어나 어린 시절에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다. 그 땐 다들 굶주린 때라 너무 힘들었다. 그러나 가족끼리 믿고 의지하는 끈끈한 정이 있었고 지금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자살율은 당시에 이슈가 되지도 않았다.

현재 한국의 경제는 세계가 깜짝 놀랄 만큼 짧은 시간에 괄목성대했다. 그러면 그 만큼 행복지수도 함께 상승해야 하는데 오히려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불행히도 OECD 가입 국가 중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수준이다.

이는 국민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유는 상호 관계 지수가 제로(zero)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그 근간에는 공동체의 붕괴가 주요 원인이지 않나 싶다. 그 힘들던 한국전쟁 당시에도 가족공동체는 분명 있었다. 최근 한국이 세계에서 자살율 1위라는 불명예도 여러 이유야 있겠지만 가족공동체 붕괴가 가장 큰 원인이지 않나 생각된다.

그래서 ‘∽답게 산다는 것’은 나와 상대와의 관계에 있어 ‘상대는 나와 다를 뿐이지, 틀린 건 아니다’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은 관계를 형성하고 공동체를 만든다는 것인데 이게 이루어지면 먼저 가족 공동체가 복원되고 각 종단의 공동체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면 사회에서 받았던 상처들이 치유되기 시작할 것이라 확신한다."

이 운동과 관련해 범종단 차원의 큰 행사가 예정돼 있다던데

"오는 18일(토요일) 오후2시에 천도교 중앙대교당(서울시 종로구 삼일대로 457)에서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본부가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범종단 다짐대회가 예정돼 있다.

이 다짐대회는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의 다짐과 실천 그리고 확산으로 정직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자 7대 종단 평신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새롭게 다짐하고 향후 범국민 사회운동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삼고자 한다.

7대 종단 평신도 천여 명이 참여하고 향후 범국민 실천운동이 되길 희망하며 나 자신과 가정, 신앙, 사회 분야로 확산돼 상식이 통용되는 사회를 만들고자 다짐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행사 중에는 7대 종교의 화합과 ‘답게 살기’를 다짐하는 7대 종단 연합합창단의 공연이 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이해인 수녀님의 ‘답게 살기 위하여’시 낭송도 있을 예정이다.

아울러 다짐대회 하루 전 날인 오는 17일(금요일)에 오전 11시부터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답게 살겠습니다’운동본부 주최·주관으로 범종단 다짐대회 기자간담회가 예정돼 있다.

박철용 사무총장의 개회선언으로 시작해 김성곤 이사장과 저의 인사말이 이어지고 ‘답게 살겠습니다’운동에 대한 소개 시간이 있게 된다.

범종단 다짐대회 행사에 관심있는 평신도들과 일반인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 기자간담회도 많은 언론사의 기자분들의 동참으로 이 운동이 범국민 실천운동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언론도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 중앙추진본부 대표회장으로서 향후 계획은

"우선 저희 천주교의 계획을 말하자면, 내년 천주교는 평신도 ‘희년’이 된다. 각 교구별로 주교님들이 오는 11월19일에 이를 선포해 주실 예정이다.

천주교에서 ‘희년’은 축복에 대한 감사, 축제와 기쁨이다. 그리고 나눔이다. 해서 이 운동과 관련해 내년 ‘희년’에 저는 제일 큰 목표를 교회 공동체 구성에 두고 있다.

가졌다고 뽐내지 말고 가난한 이웃을 돌볼 줄 아는 사랑으로 모든 사람을 포옹할 수 있는 교회 공동체를 구성하는 것이다. 서로 사랑하는 관계가 이뤄진다면 그 어떤 것 보다 가장 바람직하지 않겠나.

그리고 범종단 차원에서 말하자면,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은 자기 정체성에서 출발해 서로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7대 종단이 서로 모두 다르지만 결국 궁극적으로는 ‘너와 나’ 모두 존중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것이다. ‘종교마다 다름’ 그 속에 ‘다 같은 훌륭한 가르침’이 있기 때문이다.

7대 종단 평신도 회장들이 1박2일 동안 워크샵을 같이 했을 때가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 같은 한국 사람이면서도 서로 서먹한 분위기였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 동안 함께 하며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부터 출발해 나중에는 각 종단의 가르침이 ‘서로 같다’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부터 모든 이들이 천국에서 나온 듯한 환한 표정으로 바꿔져 있었다.

지난 주말에 경남 남해군에서 천도교 여성회가 ‘천도교 교도답게 살겠습니다’ 선포식이 있어 강의를 다녀왔다. 강의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는 내내 이 운동의 밝은 미래를 상상하니 행복한 미소가 절로 나왔다.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은 종단에 따라 ‘불자답게 살겠습니다’로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인답게 살겠습니다’로 각 종단에 따라 적용이 가능하다. 가르침에 맞춰 전개하면 될 것이다.

앞으로 범종단 차원에서 서로 교류하면서 이 운동이 각 종단에서 활성화되고 범사회적인 실천운동이 될 수 있도록 종단 간의 협력과 함께 사회적 반향을 일으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권길중 대표회장의 얘기를 뒤로 하고 명동 성당 언덕을 내려왔다. 권 회장님의 ‘로사리오 기도’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30여 년 전 최류탄 연기 속의 성당이 순간 오버랩됐다. 시간이야 걸리겠지만 이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돼 모두가 행복해지는 날을 기대해 본다.

30여 년 전 명동 성당 언덕을 오르내리며 ‘민주’를 외치던 청년이 이제는 귀밑에 흰 머리카락이 제법 많아졌다. ‘나답게 사는 것’을 머릿속에 떠 올리며 가을에 젖어있는 명동을 천천히 빠져 나왔다.

최희호 기자  ch3@one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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