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오경선 기자] 국내에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표방하는 초대형 투자은행(IB) 5곳이 출범했다. 하지만 초대형 IB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발행어음 업무는 금융당국 인가 장벽에 막혀 한국투자증권 한 곳만 허용됐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오후 정례회의를 열고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상반기 자기자본 순위 기준) 등 5개 증권사에 대한 초대형 IB 지정 안건을 의결했다.

금융위가 기업 자금조달 시장의 다변화를 위해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키우겠다며 2011년 7월 초대형 IB 육성 계획을 발표한 지 6년 4개월만의 일이다.

증권사는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요건을 갖추면 초대형 IB로 지정되고 자기자본 200% 한도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하는 등의 단기금융을 할 수 있다.

초대형 IB 중 단기금융업(발행어음)은 한국투자증권만 인가를 받았다. 나머지 4개 증권사는 외국환 업무만 가능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단기금융업 인가의 경우 금융감독원에서 심사가 종료된 한국투자증권에 대해서만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금융위에 상정돼 처리한 것"이라며 "아직 심사가 완료되지 않은 회사는 심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증선위, 금융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4곳의 금감원 심사가 속전속결로 진행될 가능성은 적어 반쪽자리 출범이라는 지적이 불가피하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에 대해서는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가 진행 중이지만, 삼성증권은 최대주주(삼성생명)의 최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형사소송이 얽혀있어 심사가 중단된 상태다.

증권사 5곳은 우선 기획재정부에 외환 업무 변경 등록 절차를 거쳐 이달 말부터는 초대형 IB로서 역할을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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