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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 건설사 해외매출 1년새 4조 '증발'…유가상승 불구 수주도 적신호
   
▲ 삼성물산의 홍콩 지하철 공사 현장 모습. / 삼성물산 제공

해외매출 23% 급감…수주 300억불 마지노선도 비상/ 해외 장기위축 불가피…주택사업 불투명 겹쳐 위기감

[위클리오늘=안준영 기자] 저유가 시대 장기화로 국내 빅4 건설사들의 3분기 해외사업 매출이 전년보다 4조원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매출의 선행지표인 수주 역시 최저 수준이었던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 확실시되면서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감축과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위축된 건설업계에 주름살을 더하고 있다.

20일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2017년 시공능력평가 기준 4대 건설사의 올 3분기 보고서(연결기준)를 보면 이들 회사의 9월말 기준 전체 해외 사업 매출은 13조5564억원으로 한해 전(17조5976억원)보다 4조412억원 줄었다. 1년새 23% 축소된 것이다.

업계 1위 삼성물산의 3분기 해외 누적매출은 4조3301억원으로 지난해(4조8503억원)보다 5000억원 정도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매출이 5282억원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건설의 3분기 누적 해외 매출액은 5조5141억원으로 전년(7조3951억원)에 비해 1조8000여억원 쪼그라들었다. 3분기 기준 국내 매출액이 1년새 6조2581억원에서 7조3575억원으로 1조원 이상 불어난 것과 대비된다.

대우건설도 올해 국내사업은 선전했지만 해외성적표는 신통찮다. 대우건설의 해외 부문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9313억원으로 한해 전(2조9210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국내 매출은 5조3180억원에서 6조5325억원으로 상승했다.

대림산업의 3분기 해외 누적 매출도 1조7809억원으로 전년(2조4312억원) 대비 6500억 가량 줄었다.

4대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를 진행해야 매출이 올라오는데 공사가 끝났거나 일시 스톱됐거나 수주후 착공이 늦어지는 경우에는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랭킹 5위인 포스코건설은 올들어 공격적인 해외 사업 행보를 보인 덕에 같은 기간 4869억원에서 1조2877억원으로 매출이 커졌다.

매출의 선행지표인 수주도 적신호다.

해외건설협회의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 들어 20일까지 국내 전체 건설업체의 해외건설 수주는 541건, 금액으로는 228억133만3000달러로 작년 동기(233억5203만4000달러)보다 2.4% 감소했다.

지난해 281억9231만1000달러로 2006년(164억6816만4000달러)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해외건설 수주는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반등국면이 기대됐지만 현재까지 실적은 예상치를 밑돈다.

이날까지 텃밭인 중동지역 수주액은 105억1470만6000달러로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예년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에도 못미친다.

제2의 중동 붐을 일으켜줄 '신흥 노다지'로 떠오른 이란이 68만1100달러에서 52억3754만2000달러로 폭발적인 수직상승을 했지만 전통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의 실적이 곤두박질친 탓이다. 같은 기간 사우디는 31억2297만3000달러에서 11억1935만7000달러로, 쿠웨이트는 33억1838만5000달러에서 1억3874만6000달러로 수주고가 급감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올 초에 300억달러(약33조원)를 목표 마지노선으로 정했는데 산유국 위주로 발주량이 줄어든데다 중국, 유럽 업체들에게 가격 경쟁력도 밀리면서 녹록치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빅4 건설사 전체 해외 수주액은 1년 새 3분의 1이 사라졌다. 지난해 11월 20일 기준 89억2198만5000달러였던 4대 건설사의 해외 수주는 정확히 1년 뒤에는 63억5995만4000달러로 28.7% 감소했다.

삼성물산의 부진이 컸다. 같은 기간 47억2566만5000달러에서 9억731만5000달러로 반의반 토막이 났다.

현대건설은 29억1908만9000달러에서 21억5481만7000달러로, 대우건설은 6억6896만1000달러에서 6억4190만달러로 줄었다. 대림산업만 6억827만달러에서 26억5592만2000달러로 뛰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동, 동남아 주력 시장의 발주량이 줄고 늦춰지는 반복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며 "수주량이 줄다보니 일부 건설사들이 일감 확보를 위해 다시 저가 입찰로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제유가와 국내 건설업체의 수주 실적 간 상관계수는 0.91로 매우 높다. 실제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 전체 수주는 이에 비례해 감소했는데 특히 중동 지역의 내림폭이 가장 컸다.

문제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 흐름에도 불구하고 기상도가 맑지 않다는 점이다.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의 회복세를 타고 있지만 중동 산유국들은 신규 플랜트 발주에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유가가 올라간다고 산유국들이 바로 발주하는게 아니다. 재정이 탄탄해져야 정유 공장 등 관련 프로젝트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곳간 사정이 넉넉치 않은 이란,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에선 건설사의 자금조달 능력이 공사 수주의 전제 조건으로 떠오른지 오래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산유국이 발주하는 도급공사 치중에서 탈피해 선진국처럼 투자개발형 사업이나 금융기법이 수반된 전략적인 수주로 패턴을 변경해야 한다"면서도 "우리나라가 금융강국이 아니어서 특화된 금융지원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안준영 기자  andrew@one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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