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인 신임 KB국민은행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위클리오늘=오경선 기자] 허인 신임 KB국민은행장은 21일 디지털뱅크 시대에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점포 전략에서 벗어나 유연한 지점 운용전략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허 신임 행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 직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금융산업이 디지털화 돼가는 상황에서 지점 활용법은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라며 "파트너십그룹(PG) 단위로 인력 효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해 온 것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PG는 전국의 영업점을 10개 가량의 그룹으로 묶어 공동 영업권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허 행장이 전략담당 부행장 시절인 지난 2015년 도입했다.

허 행장은 "내년이 되면 PG를 도입한지 3년차다. 그간의 시행착오나 보완을 거쳐 운영에 어느정도 기반이 잡히게 된다"며 "각 지역별 고객 수요를 분석하고 이에 맞춰 기업금융, 외국환, 자산관리 등 특수성에 맞게 전략적으로 역할 분담하는 형태를 통해 업무 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큰 지점과 작은 형태의 소규모 지점 등이 다양하게 혼재되는 방향으로 구성해 채널 수와 직원 수는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않고 전체적인 비효율성을 극복하면서 역량 강화를 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력 구조조정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오히려 추가적으로 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 행장은 "인력 감축 등 비용을 줄여서 생산성을 추구할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다"며 "오히려 은행이 매진하려는 부분에 인력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 새 정부의 청년채용에 호응하는 면도 있지만 우리가 원하는 젊은 인재를 뽑기 위해 지금보다 많은 인력을 채용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퇴직도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 직원에 한해 선택적으로 이뤄질 수는 있지만 다른 직원을 대상으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여성인력 활용계획에 대해선 "은행의 여성인력 비중이 48% 정도로 절반에 달하지만 부장급 이상 중견간부직이나 임원 비중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하루아침에 개선하기는 어렵겠지만 노력하겠다"며 "여성의 일과 가정 양립에 장애가 되는 내부 제도나 관행이 있다면 뜯어고치기 위해 한번 더 들여다볼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허 행장은 경쟁사에 비해 해외사업이 뒤쳐져 있는 것과 관련해 지주 전략과 방향 맞춰 차근히 진행해가겠다고 제시했다.

그는 "동남아시아의 경우 리테일과 마이크로파이낸스 등 부분에서 성장성이 있다. 지역별로 잘할 수 있는 부분에 투자해 제대로 하려고 한다"며 "지주 내 계열사와 조인하는 형태를 통해 조금씩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 갈등과 관련해서는 "노조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회사와 같다. 중간 길이나 방법에 이견이 있을 수는 있는데, 다른 부분을 어떻게 진정성 있게 풀어내느냐가 중요하다"며 "겸허하게 내려놓고 신뢰를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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