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해외건설] 두바이 신 랜드마크 로얄 아틀란티스호텔 공사 현장

▲ 두바이 로얄 아틀란티스호텔 조감도. / 쌍용건설 제공

[위클리오늘=안준영 기자] 지난달 17일 창립 40돌을 맞은 쌍용건설은 국내 주택 리모델링 시장 최강자다. 누적 수주 1만여 가구로 업계 최고를 자랑한다.

그런데 기실 쌍용건설의 전공분야는 내수보다는 '수출'이다. 쌍용건설을 더 쳐주는 곳은 바다 건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위상ㆍ인지도가 더 높을 것이란 얘기가 빈말이 아니다.

쌍용건설은 1977년 창립 후 아시아, 중동, 미국, 일본, 아프리카 등 20여개국에서 150여건의 공사(약 102억 달러)를 수주한 전통의 해외 건설 명가다.

특히 싱가포르에서 최고난도 공사를 안전하게 수행해온 업체로 정평이 나있다. 래플즈시티 싱가포르, 래플즈호텔, W호텔, 도심지하철 2단계 사업, 마리나해안고속도로, 캐피탈타워, 선텍시티, 마리나베이샌즈호텔 등 싱가포르의 굵직한 프로젝트를 척척 해결했기 때문.

2015년 두바이투자청(ICD)을 대주주로 새출발한 쌍용건설은 기술력 강화와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동남아시아를 벗어나 해외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두바이 8600억 수주 잭팟…신 랜드마크 로얄아틀란티스 

ICD는 2015년 기준 자산규모 23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국부펀드이자 건설시장 ‘큰손’이다.

쌍용건설은 현재 세계 7개국에서 총 15개 프로젝트(약 30억 달러)를 수행 중인데 2015년 말 아랍에미티르(UAE) 두바이에서 동시 수주한 16억 달러(1조9000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 3건도 발주처가 ICD였다.

그 중 하나가 두바이 주메이라 해안에 있는 인공섬인 팜 주메이라(Palm Jumeirah)에 세워지는 로얄 아틀란티스 호텔(8억4000만 달러)이다. 이 프로젝트는 46층 높이에 795개 객실을 갖춘 호텔 3개 동과 37층 높이의 아파트 231세대 1개 동으로 구성된다. 팜 주메이라 인공섬에 있는 기존 아틀란티스 더팜호텔을 넘어서는 규모다.

블록을 쌓아 올린듯한 아름다운 비정형 외관을 자랑하는데 2019년 9월 예정대로 준공되면 두바이의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인공섬 입구에 들어서는 팜 게이트웨이(3억8600만 달러)는 지상 61층(261m), 49층, 48층 등 3개 동 1265가구의 고급 아파트다. ICD-브룩필드 플레이스(3억7000만 달러)는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인근에 지하 7층~지상 54층의 최첨단 오피스 1개 동 등을 건설하는 공사다.

3개 프로젝트의 쌍용건설의 시공 지분은 7억3000만 달러(8600억원)다.

일련의 수주를 통해  쌍용건설은 최근 10년새 50층 이상 고급 빌딩만 120여 개가 세워질 정도로 세계적 건설사들의 각축장이 된 두바이에 13년만에 재진출했다.

유럽의 정통 강호인 벨기에 베식스(BESIX), 세계 1위 건설사인 중국 건축공정총공사(CSCE) 등과 전략적 합작회사(J/V)를 구성한 뒤 주간사를 맡아 주목받았다. 세계적인 건설사와 합작했음에도 쌍용건설이 주관사가 된 것은 싱가포르 고급 건축 시장에서 시공 실적이 우위에 있었고 기술력도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대주주인 두바이투자청의 영향력도 크게 작용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이 프로젝트들은 ICD가 쌍용건설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뒤 첫 성과였다"며 "진입 장벽이 높은 두바이 시장에서 저가 입찰이 아닌 합작회사를 통해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싱가포르-두바이 3대 허브 축으로 해외시장 재도약 

지난해 1월에는 텃밭인 싱가포르에서 도심 지하철 TEL 308공구를 2억5200만 달러(3050억원)에 따냈다. 쌍용건설과 현대건설이 합작회사를 구성했는데 지분 비율은 각각 75%, 25%다.

최저가 입찰을 하지 않았는데도 비가격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수주에 성공했다. 쌍용건설은 2008년 공사비 6억3300만 달러(당시 환율 8200억원) 대형 토목공사인 싱가포르 마리나 해안 고속도로를 성공적으로 완공한 경험이 있다.

쌍용건설은 앞서 2014년 6월에는 말레이시아의 세계적인 휴양지 랑카위에서 세인트 레지스 랑카위 호텔 & 컨벤션 센터를 8100만 달러(당시 환율 820억원)에 따냈다.

세인트 레지스 랑카위 호텔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랑카위를 발리, 모나코 등 세계적인 관광허브로 개발하는 국책사업의 첫 단추였다.

그랜드 오픈 행사에 참석한 나집(Najib) 말레이시아 수상은 “쌍용건설이 19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공사를 완공한 것은 말레이시아 최단 기록일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을 것”이라고 격찬하기도 했다.

같은 해 7월에는 적도기니에서 신공항터미널과 행정청사 빌딩, 다용도 상업시설 등 3건의 건축공사를 한화 3000억원에 단독 수주했다.

당시 회생절차 진행으로 인해 보증서를 발급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수금을 받는 조건의 유리한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쌍용건설에 대한 발주처의 신뢰를 입증한 사례로 평가받았다. 두 프로젝트 모두 회생절차 진행기업으로서는 최초의 해외 수주였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해외 수주 원동력은 사업 초기 개발 단계부터 발주처와 접촉해 공사 기간 및 원가를 줄이는 쌍용건설만의 프리 콘스트럭션(Pre-Construction) 서비스 덕분"이라며 "입증된 시공능력에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수주 물량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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