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해외건설] 세계 최초ㆍ최대 '빌딩형 차량기지' 공사도 수행

▲ 싱가포르 T301 프로젝트 공사 현장 조감도. / GS건설 제공

[위클리오늘=안준영 기자] 국내 아파트 사업 최상위 업체인 GS건설은 해외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토목, 건축 분야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도로ㆍ지하철 분야의 강점을 바탕으로 베트남과 싱가포르 토목 부문에서 수주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건축 분야에서도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에서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주해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특히 싱가포르는 GS건설에겐 오아시스 시장으로 불린다.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인구 580만명 국토 면적이 서울(605㎢)보다 조금 큰 697㎢ 정도지만 선진 건설업체들의 각축장으로 불린다. 싱가포르 정부가 경기부양의 일환으로 대규모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어서다.

1990년대 이후 사실상 단절됐던 GS건설의 해외 토목ㆍ건축 흑역사는 2009년 싱가포르 지하철 사업 잇단 수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었다.

GS건설은 싱가포르에서 지하철 공사와 관련해 7건, 약 3조2000억원에 이르는 누적 수주액을 기록 중이다.

LTA 최대 공사 수주…싱가포르서 해외 재도약 발판

2009년과 2011년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은 싱가포르 도심 지하철 2호선 10개 공구, 3호선 18개 공구 등 총 28개 공구를 발주했다.

GS건설은 당시 싱가포르 도심 지하철 2호선 2개 공구(C911 약 1억3000만달러ㆍC913 약 2억2000만달러), 3호선 2개 공구(C925 1억7000만달러ㆍC937 2억1000만달러)에 이어 2013년 추가로 발주한 톰슨라인에서도 T203(2억4000만달러)을 수주했다.

2015년 6월에는 역시 LTA가 발주한 3억2000만달러 규모의 T3008 차량기지 지반개량 공사를, 지난해 3월에는 LTA 역사상 최대 규모 공사인 14억6000만달러(약 1조7000억원)짜리 빌딩형 차량기지 공사(T301 프로젝트)까지 거머지었다.

특히 T301 프로젝트는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를 총괄하는 LTA가 발주한 공사 중 덩치가 가장 크다. 차량기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데다 빌딩형 차량 기지는 세계 최초여서 수주의 향방이 주목받았다.

이 공사는 싱가포르 남동부 창이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싱가포르 지하철 3개 노선 (다운타운라인ㆍ톰슨이스트코스트라인ㆍ이스트웨스트라인)의 차량기지를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32만㎡(96,800평) 부지에 지하 1층 ~ 지상2층 규모의 지하철 차량기지와 지상 1층 ~ 4층 규모의 버스 차량기지가 지어진다.

지하 1층 ~ 지상2층까지 3개층에 3개 노선 총 985량의 지하철 차량을, 4층 짜리 버스 차량 기지에는 버스 815대를 수용할 수 있는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빌딩형 차량 기지다.

1.45km의 연결 터널 공사도 포함되며 공사기간은 총 95개월로 2024년 2월 준공 예정이다.

이로써 GS건설은 T301 프로젝트 부지의 사전 준비공사로 지난해 6월 수주한 T3008 프로젝트(약 35000억원)와 합쳐 총 2조원이 넘는 차량기지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수행하게 됐다.

수주전에서 GS건설은 입찰 설계시 3D 설계 모델인 BIM을 활용해 발주처에 최적의 공법을 제시한 것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

GS건설은 2015년 7월 싱가포르 다운타운라인 차량기지인 C911 프로젝트를 공기 연장 없이 6개월 단축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싱가포르 내 지하철 프로젝트 중 유일한 사례였는데 1조7000억원의 빌딩형 차량기지 공사인 T301 입찰 당시 가산점을 받은 요인으로 전해진다.

이미 GS건설은 2015년 5월 싱가포르건설청(BCA)이 주관하는 기업단위 환경인증제도(GGBS)에서 최고 등급인 스타(Star)를 획득한 데 이어 같은 해 9월에는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이 발표하는 그해 안전경진대회(ASAC)에서 C925현장이 최고상인 대상(Champion)을 수상하며 현지에서 인정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공정, 환경, 안전 3박자를 고루 갖춘 우수한 시공능력으로 싱가포르 정부에 어필해온 점이 수주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2015년 12월27일 싱가포르 다운타운라인 2 개통식에는 리셴룽 (Lee Hsien Loong) 총리도 직접 참석해 축사를 했다. 이날 행사에는 각 공구 건설사별로 경영진 3명이 초대됐는데 유독 GS건설만 7명의 임원이 초청장을 받았다고 한다.

◆ 정유 플랜트 시장 중심으로 해외 수주 회복 노려

GS건설은 내년부터는 강점인 정유부문에 수주 역량을 집중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GS건설은 주택은 물론 정유 플랜트 부분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 LG석유화학과 GS칼텍스의 주요 공정을 진행하며 기술력을 축적한 GS건설은 해외 정유 플랜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최근에는 중동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동남아 등 전세계 주요 정유 플랜트 시장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괄목한 성장을 이뤄냈다.

최근 따낸 아랍에미리트(UAE) 루와이스 정유공장 복구 프로젝트가 대표적 예다.

UAE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250Km 떨어진 지역에 위치한 루와이스 석유화학단지 내에 조성된 이 공장은 GS건설이 2009년 단독 수주해 지난해 11월 완공한 뒤 발주처로 인수인계한 사업장이다. 하지만 올해 1월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복구 공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발주처는 GS건설이 직접 시공한 현장인 만큼 다른 건설사보다 빠른 복구가 가능하다고 판단, 화재 복구 본 공사를 GS건설에 다시 맡겼다. 수주 규모는 약 1조원이다. 이로써 GS건설은 UAE에서만 총 7개의 정유 및 가스 플랜트 공사를 수행하게 됐다.

GS건설은 내년엔 태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발주되는 5건의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국석유공사의 자회사인 타이오일이 발주하는 50억 달러 규모의 클린퓨얼 프로젝트(CFP)와 롯데케미칼이 발주하는 50억 달러 규모의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건설 프로젝트 등이 입찰 후보군으로 꼽힌다.

업계에선 GS건설이 엔지니어 인력을 운용하는 데 여유가 있고 영업 현금흐름의 개선폭도 커 충분한 수주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토목ㆍ건축사업을 수주한 경험이 많아 영업환경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점도 수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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