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오경선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6년 5개월만에 인상했다.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라고 판단한데다 치솟는 가계빚을 묶겠다는 계산에 따른 조치다.

한은은 30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2011년 6월(3.0%⟶3.25%)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1.50%에서 1.25%로 인하된 후 15개월 동안 동결됐다.

경제 회복세가 금리 인상의 주된 이유다.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투자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을 3% 이상으로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경제성장률을 3.2%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금리인상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3월에 이어 지난 6월에 정책금리를 올렸다. 다음달에도 기존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금리가 추가 인상되면 현 1.00~1.25%에서 1.25~1.50%로 상향된다. 한은의 금리인상 결정은 한ㆍ미간 금리 역전으로 인한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목적도 있다.

금리 인상으로 가계의 이자 부담은 커지게 됐다.

가계부채는 3분기까지 1,417조여원인데 이번 0.25%p 금리 인상으로 연간 전체 이자 부담은 2조30000억원이 늘어나게 됐다.

한은은 민간 소비 침체, 원화 강세, 서민 이자 부담 증가 등 현안 과제가 무겁다는 점을 강조한 만큼 내년 1분기 곧바로 금리를 추가 인상하지 않고 속도조절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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