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상무, LG전자 신설 B2B 사업본부로 수평 이동/ LG, 사상 최대 154명 승진 인사...하현회 부회장 승진

구광모 LG전자 상무

[위클리오늘=염지은 기자] LG그룹 오너가 4세인 구광모(39) 상무가 11월 30일 단행된 사상 최대의 2018년 임원인사에서 승진없이 지주사인 ㈜LG에서 LG전자로 자리를 옮겼다. 

구광모 상무는 상무를 단지 3년이 지났고 불혹(不惑)을 앞두고 있는데다 구본무(73) 회장이 70세를 넘겨 이번 인사에서 전무 승진이 예상됐지만 승진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구본무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66)의 형제경영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1월30일 단행된 2018년 LG그룹 임원 인사에서 구광모 상무는 LG전자의 신성장사업 중 하나로 이번 인사와 함께 단행된 조직개편에서 신설된 B2B사업본부 ID(Information Display) 사업부장을 맡았다.

LG전자는 이번에 B2B부문, ID사업부, 에너지사업센터 등을 통합해 B2B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본부장에 ID사업부장을 맡았던 권순황 사장을 승진시켜 맡겼다.

ID사업부는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디스플레이 및 상업용 디스플레이 등 B2B 사업을 수행한다. 전자·디스플레이· ICT 등 주요 사업 부문과의 협업을 비롯해 차세대 디스플레이용 기술인 마이크로 LED 분야의 R&D 투자 등을 담당한다.

B2B사업은 LG그룹 차원에서 키우는 신사업으로 지난해 11월부터 구본준 부회장이 B2B 사업을 담당하는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아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구광모 상무는 구본준 부회장에게서 경영수업을 받게 될 전망이다.

LG는 구광모 상무가 오너가이지만, 빠른 승진보다는 충분한 경영 훈련 과정을 거치는 LG의 인사원칙과 전통에 따라 현장에서 사업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광모 상무가 뚜렷한 경영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다 문재인 정부가 재벌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타깃으로 삼는 것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상무의 인사는 비슷한 나이의 재계 오너 3, 4세의 연말 인사와도 비교된다.

현대중공업 조선해양영업총괄부문장을 맡고 있던 정기선(35)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은 상무에 오른지 1년 반만에  부사장으로 승진,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허정수 지에스네오텍 회장의 장남으로 GS그룹 4세인 허철홍(38)  (주)GS사업지원팀장은  최연소 상무로 승진, GS칼텍스 경영개선부문장으로 이동했다.

1978년생인 구광모 상무는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희성그룹 구본능 회장의 아들로 LG그룹의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2004년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됐다.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으로 입사한 이후 미국 뉴저지 법인,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선행상품 기획팀,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창원사업장을 거치며 제조와 판매현장, 국내외 및 지방 현장 경험을 쌓아 왔다.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TV선행상품기획팀 부장, ㈜LG 시너지팀 부장 등을 거쳐 2015년 상무로 승진했다.

재계는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 때부터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에 이르기까지 ‘장자승계 원칙’을 지킨 LG가의 가풍을 봤을 때 구광모 상무의 경영권 승계를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징검다리 총수' 역할을 해주고 있는 삼촌인 구본준 부회장의 그룹내 역할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순방에 동행하고 전략보고회 등 내부 회의를 주재하는 등 대내외 역할이 커졌다.

‘70세’ 룰의 LG그룹은 70세가 되면 경영권을 넘겨 왔다. 구본무 회장도 70세를 넘기면서 용퇴설이 흘러나왔지만 아들인 구광모 상무가 아직 어린데다 뚜렷한 경영능력을 검증받지 못하며 퇴진 시기를 늦춰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주사인 (주)LG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 구광모 상무는 보유지분을 2004년 0.26%에서 올해 9월 기준 6.24%까지 늘렸다. 구본무 LG 회장(11.28%), 구본준 LG 부회장(7.72%)에 이어 3대 주주다.

하현회 (주)LG 부회장.

한편, LG그룹은 30일 인사에서 구본준 부회장 라인인 하현회(61) (주)LG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인 계열사 154명에 대한 승진을 단행했다.

부회장 1명, 사장 5명, 부사장 16명, 전무 40명, 상무 92명이 승진했다. 지난해보다 부사장은 3명, 전무는 9명이 늘며 최고경영진 인재풀이 확대됐다.

LG전자와 LG화학, LG디스플레이에선 5명의 사장이  배출됐다. LG전자 권봉석 HE사업본부장, LG전자 권순황 B2B사업본부장, LG전자 박일평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소프트웨어센터장, LG디스플레이 황용기 TV사업본부장, LG화학 노기수 중앙연구소장 등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LG전자에서만 3명의 신임 사장이 배출됐다.

LG그룹은 '성과주의와 미래준비' 관점에서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며 탁월한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기반으로 시장 선도 성과를 낸 경영책임자들을 부회장과 사장으로 승진시켰다고 설명했다.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는 수장을 교체, MC사업본부 단말사업부장인 황정환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본부장을 맡기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조준호 전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LG인화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전체 승진 인사 가운데 65%가 이공계로 기술인력을 보다 중용한 것도 이번 인사의 큰 특징이라고 LG측은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