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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싸인', 외계인 침입? 뭘해야 하지?

EBS 세계의명화 '싸인' 2일(토) 밤 10시 55분

싸인

싸인(원제: Signs)=감독: M. 나이트 샤말란/출연: 멜 깁슨, 호아킨 피닉스, 로리 컬킨, 아비게일 브레스린, 체리 존스, M. 나이트 샤말란/제작: 2002년 미국/러닝타임: 102분/나이등급: 15세.
 
 [위클리오늘=설현수 기자] 영화 <싸인>은 외계인을 소재로 한 작품이지만 정작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좇는 데는 별 관심이 없다. 그보다는 외계인이라는 위협적인 타자를 통해 그레이엄이 자신의 신념에 변화를 겪게 되는 과정에 몰두한다.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미스터리한 사건을 경험하게 되는 인물들이 심리적으로 어떻게 변하는가를 들여다보는 게 핵심이다. 영화는 미스터리 SF물에서 출발하지만 서사가 진행될 수록 오히려 가족 드라마 안에서의 개별 인물들의 심리적 변화에 무게가 실린다는 인상이다.
 
▶ 싸인 줄거리

악몽에서 방금 깨어난 듯한 얼굴의 그레이엄 헤스(멜 깁슨)가 불안한 표정으로 집안을 살핀다. 이윽고 집 밖에서 아들 모건(로리 컬킨)과 딸 보(아비게일 브레스린)가 괴성에 가까운 소리로 아빠 그레이엄을 부른다. 

좋지 않은 일이 벌어졌음을 직감한 그레이엄과 그의 동생 메릴(호아킨 피닉스)은 아이들이 있는 옥수수밭으로 뛰어가 보는데 그곳에는 이상한 흔적이 있다. 

옥수수 줄기들이 하나같이 같은 각도로 구부러져 있는데 멀찍이서 보면 마치 거대한 동그라미를 그려둔 모양처럼 보인다. 

이른바 ‘미라클 서클’이다. 그 솜씨가 너무도 정교해 도무지 사람이 한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아이들은 불안해하기 시작하고 기르던 강아지도 이상 행동을 보인다. 뭔가 알 수 없는 존재가 가까이 있음을 직감한 그레이엄 형제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때마침 뉴스에서는 인도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미라클 서클이 발견됐다는 뉴스가 속속 들려온다. 급기야 UFO로 보이는 정체불명의 괴상한 물체가 멕시코 상공에 나타난다. 

전 세계는 지구 멸망이 임박한 게 아닌가 하는 극도의 공포심에 빠져든다. 두렵기는 그레이엄도 마찬가지다. 

그는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신의 존재를 믿어 의심치 않던 목사였다. 하지만 이웃인 수의사 레이(M. 나이트 샤말란)의 운전 과실로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이후 그는 더는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임박해오는 종말과 외계 생명체의 침입 앞에서 그레이엄과 메릴 그리고 아이들은 집안으로 피신한 뒤 모든 출입문을 봉쇄한다. 

이제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들에게 불가해한 일이 벌어진다면 그건 이미 예정된 일이었던 걸까. 아니면 우연과 운명의 소관일 뿐이라고 해야 하는 게 맞을까. 이 질문이야말로 <싸인>이 관객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 싸인 감상 포인트

<싸인>은 <식스 센스>(1999) <언브레이커블>(2000)에 이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인장이 확실히 찍힌 작품이다. 스릴러라는 장르적 외피를 견지하지만 스릴러적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만 몰두하는 영화는 결코 아니다. 

극이 전개될수록 영화가 묻고자 하는 건 두려움의 실체와 마주하게 된 인간이 자기 안의 신념에 대해 탐문하게 되는 것에 가있다. 극의 거의 대부분이 그레이엄의 집을 둘러싸고 전개되며 그들과 바깥세상을 이어주는 건 TV의 뉴스가 유일하다. 

공간은 한정되어 있고 정보는 제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계인의 존재에 대한 의심과 공포는 어떻게 사람들의 믿음을 흔들어놓는가를 집중해서 보게 된다. 

감독이 극의 긴장감과 공포심을 쌓아가는 방식에도 주목할 만하다. 외계인이라는 불가사의한 존재를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보다는 오히려 덜 드러내는 방식을 택한다. 대신 옥수수 밭에서 풀잎들이 부딪히며 내는 을씨년스러운 소리, 높은 경계 태세를 보이며 컹컹거리며 우는 개의 울음 등 소리를 활용해 긴장감을 만든다. 

여기에는 <식스 센스> <언브레이커블>에 이어 또 다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과 조우한 제임스 뉴턴 하워드 음악감독의 곡들이 더없이 큰 역할을 했다. 내면의 두려움을 슬몃슬몃 드러내는 멜 깁슨, 마초적 기운을 싹 걷어낸 호아킨 피닉스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자신의 작품에 직접 출연하는 걸 즐기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이번에는 수의사 레이로 등장한다. 

▶ 싸인  감독 M. 나이트 샤말란 

M. 나이트 샤말란은 1970년 8월6일 인도 마드라스에서 태어난 뒤 가족들과 함께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주한다. <싸인>의 배경이기도 한 필라델피아에서 성장한 그는 17살 때 영화 공부를 하기로 결심한다. 

이미 그는 그때까지 만든 단편영화가 40여 편에 달할 정도로 영화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뉴욕대 영화학과에 진학해 본격적인 영화 작업을 이어나간다. M. 나이트 샤말란은 스스로에게 ‘나이트(Night)’라는 중간 이름을 붙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름에서 어떤 신비로움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라는 게 그가 밝힌 이유다. 이름이 예고라도 한 것일까. 그의 영화는 대체로 대낮 같이 훤하게 밝기보다는 어둠 속에 숨어있는 비밀스럽고 알 수 없는 존재들-유령, 초인, 미스터리 서클, 외계인 등-에 관심을 기울인다. 

극이 전개될수록 불투명하고 불분명했던 어둠 속의 존재들은 서서히 그 실체를 드러내고 바로 이 지점에서 극의 긴장감은 극도로 고조된다. 동시에 인물들은 내적인 자각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그의 영화적 구성은 탄탄한 시나리오에 기댄 바가 크다. <식스 센스>가 대표적이다. 1년간의 각본 작업으로 완성된 이 작품은 당시 디즈니에 300만 달러에 팔렸다. 디즈니가 M. 나이트 샤말란에게 연출까지 제안했고 결과는 <식스 센스>의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나는 최고의 각본료를 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그래서 제작자들이 좋은 각본의 가치를 제대로 알게끔 만들고 싶다”던 그의 바람은 <언브레이커블> <싸인>에 이어 <레이디 인 더 워터>(2006), <해프닝>(2008)으로 이어지며 성공적인 결실을 맺었다. 

비록 <라스트 에어벤더>(2010)와 <애프터 어스>(2013)는 혹평을 받았지만 2015년 선보인 초저예산 미스터리 호러물 <더 비지트>로 건재를 알려왔다.

설현수 기자  skang715@one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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