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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에 방점 SK그룹 인사,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연임 배경은
   
▲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 뉴시스

[위클리오늘=안준영 기자] '성과주의'에 바탕을 둔 내년도 정기임원 인사를 단행한 SK그룹이 정작 실적 부진과 평택 미군기지 공사비리 의혹 악재가 겹친 SK건설의 수장인 조기행 부회장을 연임시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인사에서 퇴진 가능성이 거론됐던 조 부회장은 예상을 깨고 최고경영자(CEO) 9년 장기집권 체제에 들어갔다.

SK그룹은 부사장을 공석이던 사장 자리에 앉히면서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는 동시에 외형보단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내실 경영을 굳히라는 시그널이라는 입장이지만 '최태원 사단'이라는 프리미엄이 작용한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SK그룹은 7일 2018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안재현(51) SK건설 글로벌 Biz 대표(부사장급)를 사장으로 승진 기용했다. 올 한해 SK건설 사장 자리는 비어있었다.

또한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교체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조기행(58ㆍ사진) 부회장은 유임시켰다.

두 사람의 역할 구도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컴퍼니인컴퍼니(CIC) 개념으로 보면 된다. 전체 대표는 조 부회장이 계속 맡는다"고 확인했다.

SK건설 관계자는 "조 부회장은 내년 2월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될 예정"이라며 "두 분 다 등기임원이나 조 부회장 단독대표 체제로 간다"고 말했다.

2012년 SK건설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조 부회장은 이로써 3년 임기의 최고경영자(CEO)를 3번 연임하면서 2021년까지 9년 장기집권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말 부회장 승진 이후 올해 단독대표 체제로 SK건설을 이끌었다.

당초 회사 안팎에선 이번 인사에서 조 부회장이 재신임을 받지 못하고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강했다. 내년 3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데다 올해 실적 악화와 입찰 비리 수사라는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SK건설의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4조571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2.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397억원으로 27% 줄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유동성 지표인 부채비율 역시 상위 10대 건설사 평균치(130%) 높은 269%로 나타났다.

성과주의가 키워드인 SK그룹 인사에서 그의 입지가 좁아질 수 밖에 없다는 예상이 나온 근거다.

다만 실질적으로 주주에게 돌아가는 당기순이익은 증가했다. SK건설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7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1%(242억원) 상승했다.

이와 관련 SK건설 관계자는 "매출,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작년과 비교해 조금 줄었으나 주주에게 귀속되는 당기순이익은 50% 가까이 증가했다"며 "실적 부진 운운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전전년도, 전년도 수주가 올해 매출에 반영되는데 한해 매출이 줄었다고 (인사권자가) CEO의 실책으로 보지 않는다"며 "올해 단독체제 가동후 개발형 사업, 비즈 모델 고도화 사업 등 성과로 유임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설상가상으로 SK건설이 수년전 경기 평택 미군기지 이전 공사 수주 대가로 당시 미군 및 한국 국방부 관계자에게 수십억원대의 뒷돈을 건낸 혐의로 최근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해 회사 임원을 구속시키자 조 부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예측이 커졌다.

CEO의 리더십과 직결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성과주의 인사라는 것은 그룹 전체적으로 보는 관점"이라며 "건설사가 수주가 안된다고 꼭 CEO가 나가야하는 것은 아니다. 실적 여부에 따른 인사는 개별 계열사의 자체 결정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룹 재무통으로 성장해온 조 부회장은 1959년생으로 SK그룹 수뇌부에서도 젊은 축에 속한다. 나이로 인한 물갈이 대상은 아니다.

일각에선 조 부회장의 유임을 최태원 그룹 회장 친정 체제 강화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간 SK그룹 인사는 겉으로는 '변화와 혁신'을 내세운 세대교체지만 내면에는 최 회장의 고교ㆍ대학 동문과 비서실장 등 측근을 요직에 앉힌 정실주의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간 SK 임원 인사에선 최 회장의 모교인 신일고ㆍ고려대 인맥이 강세를 보였는데,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인 조 부회장은 SK건설 배치 전에 그룹 재무통으로 곳간 열쇠를 책임졌다.

한편 이날 임명된 안재현 SK건설 신임 사장은 SK가스 경영지원부문장과 SK건설 Industry Service부문장, 글로벌마케팅부문장, SK D&D 대표를 역임해왔다.

이공계 특히 건축ㆍ토목 전공자 색채가 짙은 건설사에서 1, 2인자가 나란히 인문계(상경계) 출신인 점도 이례적이다.

조 부회장과 대학 전공(연세대 경영학과)이 같은 안 사장이 SK건설의 포트폴리오 혁신 임무를 부여받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안준영 기자  andrew@one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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