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심가의 외국계 프랜차이즈 매장. 이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가맹점주 74%, 물품 대금에 가맹금이 포함됐다는 사실 인식 못해

[위클리오늘=강인식 기자] 서울시와 공정위, 경기도가 함께 지난 7월~10월 간 가맹분야 최초로 합동 실태점검을 실시했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치킨·커피·분식 업종의 30개 브랜드(업종별 10개) 소속 가맹점 2000곳을 대상으로 각 브랜드의 ‘정보공개서’ 내용 중 가맹희망자의 창업 의사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가맹금, 가맹점 평균매출액, 인테리어 비용 등 3개 항목이 실체와 부합하는지 여부를 점검했다.

여기서 ‘정보공개서’란 가맹점주가 가맹점 운영 시 부담해야 하는 비용, 가맹본부가 가맹점 영업활동을 제한할 수 있는 사항 등 가맹사업 전반의 내용을 담은 문서를 말하며, 가맹본부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14일 이전에 가맹희망자에게 정보공개서를 제공해야 한다.

공정위와 서울시, 경기도 합동 점검 결과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

△가맹금 관련 정보

자신이 가맹본부에 지불하고 있는 가맹금의 종류가 모두 정보공개서에 기재돼 있는지에 대해, 가맹점주 중 74.3%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조사 대상 30개 브랜드 모두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구입강제품목’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수취하는 ‘차액 가맹금’에 대한 내용을 정보공개서에 기재하고 있지 않았다.

< ‘구입강제품목’과 ‘차액 가맹금’ > 많은 가맹본부는 가맹점주에게 특정 물품을 자신으로부터만 구입할 것을 강제하며(‘구입강제품목’, 예: 치킨의 경우 생닭), 그 공급가격을 자신이 그 물품을 구입해 온 가격보다 높게 설정하는 방법으로 차액 가맹금*을 수취함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가맹점주들이 정보공개서에 모든 가맹금의 종류가 기재돼 있다고 답한 것은, 차액 가맹금을 가맹금의 일종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자신이 가맹본부에 지불하고 있는 가맹금이 얼마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에 대해, 가맹점주 중 63.4%만이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35.8%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답해, 보다 정확한 정보 제공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 평균매출액 정보

정보공개서에 기재된 가맹점 평균매출액이 실제로 실현된 매출액과 유사한지와 관련, 가맹점주 중 58.3%는 유사하다고 답했고, 31.3%는 실제 매출액이 더 낮게 실현되었다고 답했다.

일부 브랜드의 경우 정보공개서에 기재된 평균매출액에 비해 실제로 실현된 매출액이 낮게 실현됐다는 응답의 비율이 다른 브랜드들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았다.

정보공개서상 평균매출액보다 실제로 실현된 매출액이 낮다고 응답한 비율. <자료=공정위, 서울시, 경기도>

△인테리어 비용 정보

정보공개서에 기재된 인테리어 비용이 실제 비용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지와 관련해 가맹점주 중 76.5%가 정확하다고 답했으나 20.2%는 실제로 지출한 비용이 더 많았다고 답했고 이들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실제로 지출한 비용은 정보공개서에 기재된 비용에 비해 평균 32%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비용을 더 지출한 원인으로, 정보공개서에 기재돼 있지 않았던 시공항목(수도, 전기공사 등)이 추가됐거나(32.3%), 정보공개서에 기재된 비용 산정기준이 불명확했다는 점(24.0%) 등을 들었다.

△건의·애로사항

건의·애로사항에 관해 의견을 제시한 가맹점주 중 56.0%가 구입강제품목 관련 사항을 꼽았는데, 구입강제품목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거나 그 공급과정에서 가맹본부가 얻는 이익의 규모가 불투명한 점 등을 들었다.

다른 애로사항으로는 가맹점 영업지역 보호 미흡(5.9%), 인테리어 강요(4.4%), 촉행사 강요(4.4%) 등이 제시됐다.

이번 합동 실태점검은 전문성을 갖춘 공정위와 지역현실에 밝은 지자체가 협력해, 가맹희망자에게 보다 정확하고 내실 있는 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의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특히, 현재 공정위가 정보공개서 등록·관리 등의 업무를 광역자치단체로 이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번 실태점검은 업무 이양에 앞서 지자체가 가맹법 집행에 관한 경험을 쌓는 기회가 됐다는 분석이다.

공정위는 이번에 서울시·경기도와 협력해 실시한 실태점검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법 집행 및 제도 개선을 통해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정보공개서에 가맹점 평균매출액을 과장해 기재한 정황이 드러난 가맹본부에 대해서는 추가로 조사를 실시해 허위로 기재한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정보공개서 등록을 취소할 계획이다.

아울러 보다 정확한 인테리어 비용 정보 제공을 위해 정보공개서 표준양식을 개정해 가맹점주가 추가적으로 시공해야 할 항목까지 모두 기재하고, 비용 산정에 관한 세부적인 기준을 제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가맹희망자가 차액 가맹금 정보를 정확히 제공받을 수 있도록 가맹점주 1인당 전년도 평균 차액 가맹금의 액수 및 매출액 대비 차액가맹금의 전년도 평균 비율 등을 정보공개서에 기재토록 하는 내용으로 현재 추진하고 있는 시행령 개정을 내년 초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향후에도 공정위와 지자체 간 계속된 공동실태조사를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실태를 더욱 정확히 파악해 드러난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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