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류연주 칼럼] 아직 끝나지 않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전쟁

[위클리오늘=류연주 기자] 3일 낮 12시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316차 정기 수요집회가 있었다.

이날 시위에 나온 청소년 참가자들은 할머니께 드리는 편지를 작성해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가은 청소년 평화나비 활동가는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이제 32명만 남아계신다. 이제 더는 시간이 없다. 할머니들의 명예회복과 피해보상, 한·일합의 원천 무효, 일본 사죄를 위해 노력하겠다. 저희가 대신 울겠다”며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주변에 많은 꽃다발이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

1945년 일제의 패망으로 일본과의 물리적 전쟁은 끝났는지 모르지만 일본이 침략과 수탈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한 일본과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여성의 인권을 유린한 일본이 위안부에 대한 진정한 사과를 거부하는 한 한·일 양국 간 공조는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최근 문재인 정부의 위안부 TF 조사결과 발표가 있었다.

외교부 장관 직속 위안부 TF가 지난 2015년 12월28일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양국 정부 간에 8차례의 비공개 협의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충격적인 것은 그간 항간에 의혹으로 떠돌던 ‘이면합의’가 실제로 있었다는 것이다.

이면합의에는 위안부 합의 이후 국민적 공분을 샀던 ▲소녀상 건립과 관련된 정부 지원 중단 및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을 위한 한국 정부의 적절한 조치 ▲일본 측의 ‘성노예 표현 사용 금지’ 및 한국의 특정 시민·인권단체에 대한 정부의 설득 이행에 대한 요구 수용 ▲제3국 기림비 문제를 포함한 국제사회에 위안부 문제 제기 철회 등이 담겼다.

무엇보다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에 관한 독소조항의 이면합의 사실이 밝혀지면서 더 이상 한·일 양국 간 재협상의 기대마저 차단하고 있어 더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TF 조사발표를 통해 “이면 합의는 없었다”던 당시 윤병세 장관의 말은 그간 전 정부가 국민을 속이기 위한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났다.

이에 피해 할머니들은 2년 전 한일 위안부 합의 과정에서 피해 당사자를 찾아와 내용을 알리거나 과정을 전한 일도 전혀 없었다며 격분을 토하고 있다.

특히 2015년 위안부 합의는 정부가 할머니들을 돈 받고 팔아먹은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를 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윤 전 장관을 상대로 위증죄 고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과 당시 협의를 주도했던 관계자를 두고 매국노 이완용에 빗대며 ‘을사5적’이나 다름없다며 이번 합의는 1905년 일제가 약한 대한제국을 상대로 강제로 체결한 ‘을사늑약’과 닮은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위안부 관련 집회는 전국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광주 서구 광주시청 광장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굴욕적 한일 위안부 협상 전면무효와 재협상을 촉구하는 광주지역 수요집회를 하고 있는 가운에 강제노역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316차 정기 수요시위가 3일 낮 12시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새해 첫 수요시위이자 위안부 TF가 ‘이면 합의’가 있었음을 발표한 후 처음 열리는 시위다.

수요시위가 있을 때마다 참석하던 할머니들은 추위와 건강상의 이유로 이날 시위에 참석하지 못했다.

동절기 한파에도 불구하고 시위 참가자들은 털모자와 목도리, 양말을 신은 소녀상에 노랑 해바라기 화환을 안기며 ‘2015 위안부 합의 무효, 우리는 진심이 담긴 사과를 원한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위안부 합의 백지화’ 선언을 존중하며 관련 부처는 피해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화해치유재단 해산과 함께 피해자 위로금 10억 엔(약 95억 원)을 일본 측에 반환할 것을 주장했다.

한편, 4일 문재인 대통령은 위안부 피해자 8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과 함께 피해자 할머니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오찬에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병세가 악화돼 병문안을 다녀왔야만 했다.

이제 얼마 남지도 않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고령인데다 건강상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 일본으로부터 진정한 사과를 받을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새로운 정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에 “절차·내용적으로 중대 흠결이 있었다”고 확인한 이상 빠른 시일 내에 후속조치를 마련해 줄 것을 한사람의 여성으로서 기대한다.

류연주 기자  in@onel.kr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류연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