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경제 금융
생보사 중도금을 '미수령보험금'으로 안내 논란
'내 보험찾아줌' 사이트.

[위클리오늘=오경선 기자] 한 보험사가 소비자가 의무적으로 수령하지 않아도 되는 복리 저축성보험의 중도상환금(생존 분할보험금)을 '미수령보험금'으로 안내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수령보험금'이란 표현은 만기 도래 등으로 의당 찾아가야 하는 보험금으로 소비자가 방치하면 손해를 보는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긴다.

금리인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보험사가 '내보험 찾아줌(ZOOM)' 서비스의 인기에 편승, 복리 저축성보험상품의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꼼수를 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연 복리로 운영되는 저축성보험은 상품특성 상 소비자가 중도에 상환받을 경우 만기 후 받을 이자혜택이 줄어든다.

직장인 A씨(38)는 지난해 12월 말 한 보험사로부터 '미수령보험금 안내' 우편물을 받고 의아했다. 금융위원회 주관 금융소비자의 숨어있는 자산 찾아주기 사업에 따른 안내라는 설명에 자신도 모르는 휴면보험금이나 만기보험금이 있나 싶어 살펴보고 인출하려 했으나, 만기가 7년이나 남은 상품의 중도금을 '미수령보험금'으로 고지한 것을 발견했다.

A씨는 지난 2015년 6월 10년 만기의 이 보험사의 무배당 저축성 보험 중도자금형에 가입했다. 중도자금형이란 만기 이전에 납입금의 일부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목돈 마련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비과세 복리 저축보험이다. 매년 원금과 전년도 이자를 합한 금액에 대한 이자가 쌓이는 복리방식으로 장기간 거치 시 연복리 이자가 불어나 수령액이 많아진다. 중도에 자금을 인출할 경우 원금액이 적어져 그만큼 복리 혜택을 누릴 수 없다.

A씨가 가입한 상품은 시중금리가 하락해 공시이율이 하락할 경우에도 회사가 최소한 연 3.25%의 이자를 보장해준다. 

이 보험사의 올해 1월 공시이율은 2.58%다. 공시이율이란 회사의 운용자산이익률과 시중지표금리에 연동돼 일정기간마다 변동되는 이율이다. 매달 1일 형성돼 1개월간 확정 적용된다.

A씨가 가입한 저축성보험의 경우 고객이 중도자금을 인출할 지, 만기 금리 이득을 위해 중도에 자금을 인출하지 않을 지 선택할 수 있다.

A씨는 중도금을 찾기 위한 절차를 진행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 상품 중도금을 받기 위해서는 A씨가 사전 설정한 비밀번호와 송금용 등록계좌를 확인해 처리하거나, 휴대폰 인증하는 등 절차가 별도로 필요하다. 

하지만 이 보험사는 A씨가 신청하지도 않은 중도금을 '수령가능 보험금'이 아닌 '미수령보험금'으로 고지해 안내했다. 

A씨가 꼼꼼히 살펴보지 않고 만기∙휴면 보험금으로 착각해 보험금을 수령했을 경우 만기 기준으로는 최소한 260만원 정도의 손해를 보게 된다.

보험사가 고지한 '미수령보험금'이 A씨가 가입한 상품의 중도자금 산출방법에 따른 금액과 최대 243만원이상 차이난다는 점도 의문점이다.

약관에 따르면 A씨는 3년동안 원급을 납입해 계약일로부터 2년째, 3년째 계약해당일에 각각 150만원, 200만원씩의 중도금을 수령할 수 있다. 

이 상품은 소비자가 중도금을 찾아가지 않을 경우 그 기간만큼 중도금에 공시이율을 적용한 이자를 함께 준다.

A씨의 경우 2년째 수령가능한 150만원을 찾아가지 않아 붙은 2년치 이자를 함께 받을 수 있다. 3년째 수령가능한 200만원은 아직 1년이 지나지 않아 이자를 받을 수 없다. 

A씨가 중도금을 신청할 경우 약관 금액 외에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이자는 9만9000원에 불과하지만 보험사가 고지한 '미수령보험금'에는 중도금에 대한 복리이자로 추정되는 금액이 240만원 이상 포함돼있다.

◆ 인출 시 A씨가 손해보는 금액

A씨가 이 보험사에서 고지한 생존분할보험금 약 593만원을 미수령보험금으로 인지해 중도 수령했다면, 중도금을 그대로 예치했을 때 기대 만기수령금보다 최소한 260만원 가량을 손해 보게 된다.

A씨는 2015년 상품 가입 당시 1년치 금액(100만원*12개월)인 1200만원을 일괄납부해 연복리 이자 3.25%가 붙었다. 2018년 초 현재 A씨의 원금(3600만원)과 이자 등 총 보험금은 3841만원이다.

A씨가 593만원을 중도 인출하지 않고 만기까지 뒀다면, 최저보증이율 기준 만기 시 수령 가능 예상 금액은 최소 4821만원이다. 금리인상 영향으로 공시이율이 높아진다면 수령금액은 더 많아진다.

A씨가 중도금을 미수령보험금으로 착각해 인출하게 되면 남은 만기기간 동안의 복리 이율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593만원을 연 3.25% 복리로 7년 동안 보험금으로 두면 세후 수령 예상액은 744만원이다. 마찬가지로 향후 만기전까지 공시이율이 높아지면 수령액은 더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이자소득세를 적용하면 손해액은 더 늘어난다. A씨가 가입한 상품은 10년 만기 시 비과세혜택을 적용하기 때문에, 중도 인출할 경우 인출액의 15.4%를 이자소득세로 내야 한다. 이자소득세 약 115만원을 제외하면 실제 A씨가 손에 쥘 수 있는 중도금은 478만원이다.

A씨가 손해보는 금액은 약 266만원이다.

◆ 보험사는 왜 이런 꼼수를 쓰나

보험사가 고객에게 지불해야 할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수령보험금으로 안내해 고객의 중도자금 인출을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저금리 영향으로 이 보험사의 공시이율은 지난 2015년 9월(3.29%)을 마지막으로 약 2년 이상 최저보증이율을 밑돌았다. 그러나 미국 기준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향후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은 기준금리에 연동되는 특성을 가진다. 7년 이상 남은 보험 계약일 동안 공시이율이 최저보증이율인 3.25%를 웃돈다면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보험사 측면에서는 부담이 된다. 

금융위의 '숨은보험금' 환급 서비스 인기에 편승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는 소비자가 잊어버리고 있는 숨은보험금을 손쉽게 확인하고 찾아갈 수 있도록 지난해 12월 통합조회시스템 '내보험 찾아줌'을 오픈했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내보험 찾아줌 사이트를 통해 만기∙휴면보험금을 찾아가거나, 중도보험금을 통합 조회하는 데 사용했다. 당시 접속량 폭주로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소비자 인기를 끌었다.

이 보험사 관계자는 "중도 상환금이 발생한 것을 모르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서비스 차원에서 안내한 것"이라며 "고객 안내문은 정형화된 양식에 고객 개별 사안이 적혀 나가는 형식이다. 의도적으로 미수령보험금이라고 기재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오경선 기자  seon@onel.kr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경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