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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형주 이사장 "ICO 한국만 금지는 바보같아…네거티브 규제해야"
   
▲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 <사진=오경선>

[위클리오늘=오경선 기자] 정부가 지난해 가상화폐(암호화폐)로 자금을 조달하는 ICO(Initial Coin Offering∙가상화폐공개)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후 ICO 규제 기본 얼개 설계 작업이 더딘 모습이다.

블록체인 기술업계는 4차 산업시대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을 육성하기 위한 키(Key)를 ICO로 지목하며 올바르게 활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수준 높은 기술을 구축한 기업이 신규 코인(가상화폐)을 발행할 환경이 조성돼야 '대장주' 비트코인 넘어서는 '3세대 코인'도 등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이하 진흥협회) 김형주(56) 이사장은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을 빠른 시일 내 효율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네거티브 규제를 통한 ICO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거는 되고 저거는 안 되는 식으로 리스트하는 '포지티브(positive) 규제'가 아닌, 법령이나 정책으로 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negative) 규제’ 방식을 도입해 과감한 혁신성장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진흥협회는 블록체인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연구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법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사업을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김 이사장과 국내 ICO 환경 조성방향과 블록체인 기술 육성을 위해 필요한 조건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다.

▶정부의 ICO 접근 방법을 어떻게 보나.

"ICO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못하고 있는 것 같다. ICO는 외부투자자에게 지분(코인)을 매도하고 자금을 조달한다는 측면에서 기업공개(IPO)와 유사성을 갖고 있어 현행법상 문제 여지가 있다. 또한 ICO는 코인이나 토큰으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코인의 정의가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점이 존재한다.

그런데 정부는 ICO에 대한 정확한 정의보다는 ICO를 이용한 폰지사기 등 불법적인 요소를 먼저 처단하겠다는 입장인 것 같다.

기업이 ICO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회가 열려야 한다는 인식은 명확하다. 다만 기술평가 방법이나 조달자금 예치방안 등에 대해선 규제가 필요하다. 즉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질적으로 4차 산업시대 블록체인 기술을 육성하는 데 ICO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ICO에 대한 정부의 초기 입장은 '봉쇄'다.

"현 상황에서 ICO 전면금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조선시대 정부도 아니고 전세계 흐름이 있는데 이를 무시할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 기반이 아닌 벤처캐피탈회사도 IC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기업이 손쉽게 해외자금을 조달하고 국내로 자금을 유입할 수 있는 계기를 한국만 막아놓는다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

새롭게 등장한 ICO라는 개념이 정부로서는 혼란스럽겠지만, 빠르게 가상화폐가 우리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신뢰 가능한 공식적 포멧을 만들어야 한다. 정확하고 투명한 정보가 전달되는 시장환경이 구축돼야 스캠코인(가짜코인)을 걸러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투기 광풍이 불자 정부는 지난달 암호화폐에 대해 미성년자·외국인 계좌 개설·거래 금지, 금융기관의 보유·매입 금지, 과세 부과검토, 거래소 약관 직권조사, 거래실명제, 거래소 폐쇄 제재 검토 등의 내용을 담은 규제안을 잇따라 발표했다. ICO 관련해서는 지난해 9월 이뤄진 '가상화폐 관계기관 합동TF'에서 증권발행 형식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ICO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고삐를 죄는 쪽인데 타협점을 찾을수 있을까.

"만약 초기 정부 입장처럼 규제안이 강하게 나올 수 있지만 이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ICO에 대한 질서가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강한 측면의 규제라도 ICO에 대한 정의가 분명하게 정해지고 나면 향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ICO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하루 빨리 가져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협회의 역할이다. 지난해 9월 '가상화폐 TF' 규제안 발표할 때만 해도 정부는 ICO 무조건 안된다고 했다.

그러나 그 후 국회에서 조금 더 논의해보자는 의견이 나오면서 정부의 강경한 입장이 조금 누그러진 분위기다. 조금 앞선 예측이지만 블록체인 기술업자들과의 정부안이 어느 정도 접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ICO 활성화가 가상화폐 투자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일련의 시장 상황을 겪은 투자자들은 이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과도하게 천정부지로 솟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의미있는 콘텐츠를 가진 기업이 발행한 '3세대 코인'이 나타나면 비트코인보다 몇 십배 이상 높은 가치를 가질 수도 있다.

비트코인은 통화나 화폐의 기능을 가진 것에 머물지만 최근 ICO를 진행한 신규코인은 각 회사의 기능을 대변하는 유가증권적 의미를 가진다. 향후 발전, 성장가능성이 더 높다는 측면에서 투자시장에 미칠 영향은 쉽게 가늠하기 힘들다."

▶올바른 블록체인 산업 육성 방향성은.

"정부는 판교에 '블록체인 벨리'를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예산을 책정해 블록체인 기술개발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에 대한 지원도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스타트업도 생애주기별 단계가 있다. 예를 들어 이제 막 기술개발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스타트업이 ICO를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초기 기반시설 등 필요한 부분이 있다. 정부가 해야하는 역할은 신생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이다.

블록체인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론적으로 실현가능해 보였던 프로젝트도 출시 후 기술적인 문제로 작동이 안되는 경우가 있다. 의도는 아니었어도 프로젝트를 성공하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사기'를 친 것이 된다.

정부는 기술개발업자들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문가 육성과 함께 초기 스타트업이 정착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후 기업의 자금조달은 ICO로 가능하다. ICO기업의 정부 지원이 사전에 이뤄졌다는 의미는 국가가 기술 가능성에 대해 일정부분 인정했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기에 ICO에 도움이 될 수 있다."

▶ICO 활성화와 관련해 거래소의 역할은.

"일본에는 15개정도의 주류 가상화폐거래소가 있다. 정부는 거래소가 가져야 할 책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가짜 ICO의 경우 거래소가 책임져야 한다던가, ICO시 거래소에 신고해야 한다던가 하는 내용이다. 거래소가 한번 거른 코인을 거래할 수 있도록 투자자를 위한 안정적인 환경이 설정 돼있다.

일본은 정교하게 거래소의 책임을 정해 놓고 가짜 ICO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일본의 가상화폐 규제 전 단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협회 차원에서 발표한 자정안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정부가 거래소를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대해 사전적으로 복합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실효성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대 회원사가 가입한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가 지난달 내놓은 자율규제안이 메이저 거래소 위주라는 지적이 있다.

"블록체인협회(진흥협회와 다름) 준비위는 자기자본 20억원 이상일 경우 거래소를 운영할 수 있게끔 하겠다고 자율규제안을 통해 밝혔다.

소비자 차원에서 이해가지 않는 내용은 아니지만 이미 메이저가 된 초기 가상화폐거래소들을 위한 논리로 작용할 수 있다. 진입장벽을 높이 쌓아 신규 거래소가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막아 과점형태의 시장이 구성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자기자본보다 중요한 것은 보안과 소비자 보호다. 하루 거래금액이 몇 조 단위로 이뤄지는데 자기자본 20억원 정도는 택도 없다. 자기자본이 적은 거래소도 고액의 보험을 들면 된다. 혹은 한 거래소에 한 명의 개인이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넣지 않도록 하는 것도 자구책이 될 수 있다."

■ 김형주 이사장은 한국외국어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17대 통합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했다. 현재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 객원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오경선 기자  seon@one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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