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 대우건설 본사. / 뉴시스

[위클리오늘=안준영 기자] 건설업계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로 시공능력평가 순위 3위(2017년 기준)인 대우건설의 새 주인이 호반건설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매각이 마무리되고 합병까지 이뤄질 경우 업계 13위의 중견 건설사가 일약 넘버2까지 위상이 상승하게 된다.

19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진행한 대우건설 지분 50.75%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호반건설만 입찰제안서를 냈다. 산은은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각작업을 진행해왔다.

산은 관계자는 "호반건설 단독 입찰이 맞다"며 "입찰 조건 등을 고려해 다음 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알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대우건설 매각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했던 중국계 엘리언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안팎에선 호반건설이 써낸 가격이 1조6000억원 수준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지만 사실 여부는 미지수다. 이 금액으로 매각이 체결되면 산은은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 산은은 지난 2011년 대우건설 지분을 3조2000억원에서 인수했다.

산은은 단독입찰도 유효하다는 입장이어서 가격 등 인수 조건에서 산은 측과 별다른 이견이 없다면 호반건설이 이달 26일께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매각이 성공하면 대우건설은 7년여 만에 또 다시 주인이 바뀌는 운명을 맞는다.

호반건설은 시공능력평가 13위 업체로 '호반 베르디움'이라는 브랜드를 보유한 아파트 전문 중견 건설회사다.

수익성이 높은 프로젝트만 공략하는 보수적인 경영 스타일로 알려져 있는데 지난해 기준 자산총액이 7조원을 넘기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품을 경우 일약 전국구 건설사로 도약하게 된다. 호반건설은 2016년 울트라건설(현 호반산업)을 사들이며 몸집을 불려왔다.

주택사업에 특화된 호반건설 입장에서 토목, 플랜트, 발전 등을 아우르는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016년 기준 대우건설의 매출액은 약 11조원으로 호반건설(1조1815억원)의 9배가 넘는다.

두 회사가 합쳐질지 따로 각개약진할지 알 수 없지만 양사의 시공능력평가액을 합하면 10조7533억원으로 현대건설(13조7016억원)을 바짝 추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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