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경남 밀양시 삼문동 밀양문화체육회관에 마련된 세종병원 화재 참사 합동 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이하나 기자]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 피해자가 사망 37명, 부상 151명 등 총 188명으로 최종 집계 됐다.

27일 밀양시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밀양시 합동 브리핑에서는 부상자 수가 143명이었으나 27일 151명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불이 난 세종병원은 뇌혈관과 중풍, 골절 질환 등을 중점 치료하던 곳으로 특히 1층 응급실과 2층 중환자실에서 희생자가 많았다.

70~80대 이상 고령이거나, 의료기기에 의존하는 중환자들이 스스로 대피하지 못하면서 사망 피해가 커진 것으로 추정됐다. 사망자 26명은 80대 이상 노인들이다.

의사 1명, 간호사 1명, 간호조무사 1명 등 의료진 3명도 사망했다.

부상자 151명은 밀양병원 등 인근 29개 병원에 분산되어 치료 중이다.

바로 옆 세종요양병원에 입원한 94명의 환자는 구조대원들이 요양병원 환자들을 업고 내려와 모두를 구조했다.

병원 환자들 중 일부는 태권도 끈 같은 천으로 결박돼 있어 30초~1분 정도 구조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밝혀지며 이 부분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예정이다.

27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합동감식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화재감식 요원, 소방,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46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정밀 감식은 주로 화재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응급실 천정과 탕비실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며 전기 단락이나 누전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26일 1차 감식을 진행한 결과 병원 1층이 전소된 상태였지만 발화 원인으로 추정되는 부분을 발견했다"며 "오늘 2차 감식에서는 그 부분을 중심으로 감식을 진행하는 한편 재로 덮여 있는 부분을 일일이 확인해 전열기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희생자 합동분향소는 27일 오전 9시 밀양시 삼문동 문화체육회관에 설치돼 화재 참사 희생자 37명의 위패가 모셔졌다.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참사 현장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26일(현지시간) 바티칸 국무원을 통해 전보를 내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숨지거나 다친 이들에 대해 애도를 표명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야당은 잇단 화재 참사에 대해 비난 논평을 냈다.

바른정당은 27일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부는 '안전 대한민국'을 내걸고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잇따른 대형 참사를 막지 못하고 있다"며 “제천 화재 참사의 충격이 불과 한 달여 전인데 똑같은 사고가 되풀이됐다. 왜 이런 참사가 발생한 건지 직간접적인 원인을 모두 조사해 일일이 그 문제점을 밝히고 신속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지도부와 함께 밀양화재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더 이상 정부의 이렇게 무능한 재난 대책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며 “2월 국회에서 국민을 보호하고 재난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추궁을 철저히 하고 대책을 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37명의 희생자를 낸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는 대한민국 역사상 세 번째로 많은 희생자를 낸 1월 화재로 기록됐다.

27일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1966년부터 기록된 역대 1월 화재 중 사망자가 가장 많은 화재는 40명의 희생자를 낸 2008년 1월 7일 경기 이천시에서 발생한 코리아 냉동창고 화재였다.

뒤를 이어 많은 희생자를 냈던 1월 화재는 1984년 1월14일 부산시 부전동의 대아호텔 화재다로 38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68명이 상처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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