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이건희 등 차명계좌 과세 및 금융실명제 제도 개선 TF 기자간담회에서 박찬대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18.01.04. <사진=뉴시스>

삼성 차명계좌 97.8%, 금융실명제법 시행 이후 개설...노골적 법 위반

1133개의 증권계좌 중 삼성증권 개설 차명계좌 918개, 81%로 압도적

[위클리오늘=염지은 기자] 삼성 차명계좌의 97.8%는 모두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에 개설, 삼성 측이 노골적인 법 위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총 1133개의 증권계좌 중 삼성증권에 개설된 차명 계좌가 918개로 81%에 달해 삼성증권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금고 역할을 한 것으로 지적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구갑)은 지난해 10월 30일 조준웅 삼성 특검이 발견한 1199개의 이건희 차명계좌 중 1021개 계좌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연도별·금융회사별 제재 내역에 존재했던 일부 집계 오류를 새롭게 정정해 총 1229개 차명계좌중 1133개 증권계좌에 대한 연도별·범주별·금융회사별 계좌 개설 내역을 12일 공개했다.

박찬대 의원에 따르면 금감원이 현재까지 파악한 이건희 차명계좌는 총 1229개로, 이중 증권계좌는 1133개, 은행계좌는 96개이다. 이중 조준웅 삼성특검이 발견한 계좌가 1197개, 금감원이 차명계좌를 일제 검사하면서 추가로 발견한 계좌가 32개다.

삼성 차명 계좌 중 증권계좌의 비중이 압도적(92.2%)이고 증권계좌가 개설된 금융회사 중에는 삼성증권의 비중이 압도적(81.0%)이었다. 대부분의 차명계좌는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에 개설(97.8%)됐다.

금융실명제 실시 이전에 개설된 계좌는 27개(증권계좌 27개, 은행계좌는 없음), 금융실명제 이후에 개설된 계좌는 1202개(증권계좌 1106개, 은행계좌 96개)였다.

금융실명제 위반으로 제재 받은 계좌는 1021개(특검 발견 제재 계좌 989개, 금감원 발견 제재 계좌 32개), 미제재 계좌가 208개(모두 특검 발견 계좌)였다.

총 1133개의 증권 계좌 중 삼성증권에 개설된 차명 계좌는 918개로 압도적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히 특검계좌는 금감원이 통상적인 금융기관 검사를 통해 사전에 적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과거 금융실명제에 대한 금융감독기구의 규제가 형식적(총 차명계좌 중 금감원이 사전에 밝혀내지 못했던 특검 계좌의 비중이 97.4%)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이 독립적으로 발견한 32개 계좌는 모두 증권계좌로 모두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에 개설됐다. 또 모두 금감원으로부터 제재 조치를 받은 계좌다. 또한 1개를 제외한 나머지 31개 계좌가 모두 삼성증권에 개설됐다.

특히 삼성증권은 특검 제제 증권계좌 925개 중 725개(78.4%), 특검 미제재 증권계좌 176개 중 162개(92.0%), 금감원 발견 제재 계좌 32개 중 31개(96.9%)를 차지하는 등 범주를 가리지 않고 이건희의 차명주식 운용과정에서 지대한 역할을 수행했다.

박찬대 의원은 "이번에 공개한 차명계좌 현황을 통해 이건희 회장이 계열 금융회사를 자신의 사금고로 악용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금융실명제의 악의적 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재벌총수가 계열 금융회사를 차명재산 운용을 위한 사금고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강화할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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