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문화교육훈련진흥원 김진찬 원장, 행정안전부 산하 전국자율방재단 중앙회 교육본부장>

안전교육에 빠져서는 안 되는 두 가지 요소, 동기유발과 인성교육

[위클리오늘신문사] 통상적으로 안전교육을 의뢰 받고 1차 상담을 하게 되면, “우리가 안전교육을 00시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심폐 소생술하고 응급처치 몇 가지를 받고 싶습니다” 또는 “안전교육 강의 한 두 시간 정도 해 주실 수 있습니까” 라는 내용이 주류를 이룹니다.

이는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대비의 방법과 그를 위한 교육컨설팅 등 체계적인 방안을 강구해 그 계획에 의해 순차적 진행을 한다기보다는, 안전에 대한 패러다임이 정립되지 않은 관리자의 지시에 의해 즉흥적이며 단기적인 실행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암에 걸린 환자가 병원이나 약국에 가서 “제가 배가 아픈데, 큰 병에 걸린 건 아닌 것 같고요. 체했습니다. 소화제 두 알 처방해 주세요” 라고 이야기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의사(전문가)를 찾는 이유는 병의 원인과 증상을 명확히 파악하고 효율적인 치료를 하기 위함 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짐작으로 판단하고 처방까지 내리는 현실이라는 의미죠.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난 수십 년 간 대한민국에는 재난관리에 대한 개념의 정립이나 그에 대비할 수 있는 방재조직의 구성, 그리고 그들의 교육을 컨설팅 해줄 수 있는 시스템과 전문가들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이유로 그 동안 모든 안전교육은 지식을 전달하는 학자들 내지는 교육 전문가가 아닌 봉사 활동을 하시는 분들에 의해 실행되었습니다.

현실이 이런 상황이니 당연히 피교육생도 그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교육에 임하게 되며, 자연스럽게 청중이 집중하지 않는 상태에서 교육은 시작되게 됩니다.

▲동기유발

교육 전문가들은 누구나 교육 시작 부분의 ‘동기유발’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습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전달한다고 해도 상대가 듣지 않는 상태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뜻이죠. 그래서 혹자들은 “듣게만 만들어 놓으면, 좋은 이야기든 듣기 싫은 소리든 무조건 교육은 되더라! 현재 대한민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학생이 듣지 않는데 무의미하게 이야기를 던지며 시간을 낭비하는데 있다”라는 쓴 소리를 하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안전을 비용으로 치부하며 간과하고, 단기간에 급속적 발전을 추구하며 자연스럽게 체득된 대충병이 만연한 현재 상황에서의 우리나라 안전교육은, 청중의 귀를 여는 시작부의 ‘동기유발’이 다른 그 어느 교육보다 더욱 중요합니다.

▲인성교육

근래에 빈발하는 화재로 인한 사건과 사고를 보며 피난 대피를 위한 인솔 매뉴얼이나 신호 전파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됩니다. 그래서 2017년 국민안전처에서 의뢰했던 전국 권역별 교육 이후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교육 내용이 (위급상황 발생 시에 대비한) 피난 대피를 위한 인솔 및 신호전파 입니다. 기회가 될 때마다 거듭 강조하지만, 위급상황 조우 시 가장 필요한 요소는 응급처치가 아닌 안전한 곳으로의 신속한 피난 대피입니다.

그러나 신속한 인솔 및 피난기술의 교육과 더불어 그에 앞서 반드시 선행 내지는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 인솔자의 인성적 요인입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아이들을 인솔해 안전을 확보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교육을 실행 하면서도, 만약 그들로 하여금 “나에게 맡겨진 아이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라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나, “두렵긴 하지만 지금 바로 구령을 내리고 아이들과 움직여야 한다”라는 판단력과 용기 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인성교육이 병행되지 않는 다면, 오랜 시간 할애한 기술의 전달은 일순간에 무의미 하게 됩니다.

운전자의 인성 부재로 사고난 버스에서 무책임하게 먼저 탈출해 승객의 절반이 숨진 ‘언양분기점 관광버스 화재사고’나 우리에게 크나 큰 아픔을 주었던 세월호 사건 등, 위의 내용을 증명하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안전교육은, 피교육생의 귀를 열 수 있는 ‘동기유발’과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하는 감동을 동반한 ‘인성교육’ 두 가지 요소가 반드시 함께 구성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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