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일요시네마 '다이하드' 4일 (일) 낮 12시10분

다이하드

다이 하드(Die Hard)=감독: 존 맥티어난/출연: 브루스 윌리스, 앨런 릭먼, 보니 베델리아, 레지날드 벨존슨/제작 : 1988년 미국/러닝타임: 131분/나이등급: 15세

[위클리오늘=설현수 기자] 영화 <다이 하드>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배경으로 아내를 사랑하지만 마초기질이 다분한 형사가 폐쇄된 건물에서 외부의 도움 없이 열혈단신으로 죽도록 뛰어다니며 중무장한 유럽 테러범들을 하나씩 소탕해나간다는 기본 설정부터 관객들의 호흡을 가쁘게 한다. 

제작비 2,800만 달러를 들여서 전 세계에서 총 1억 408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대성공을 거뒀다. 너무나 완벽한 시나리오와 치밀한 배경을 갖춘 작품이었기 때문에 누가 주인공을 하더라도 성공은 보장된 영화였다. 

영화 <다이 하드>는 로더릭 소프의 원작소설 ‘영원한 것은 없다(Nothing Lasts Forever)’를 각색한 작품이다. 로더릭 소프의 전작 ‘형사’라는 작품을 원작으로 했던 영화에 ‘프랭크 시나트라‘가 주연을 해서 큰 성공을 거두자 폭스사에서 속편을 쓸 것을 권했고, 그 속편이 바로 ‘영원한 것은 없다’이다. 

당연히 프랭크 시나트라에게 출연을 제의했으나 그는 나이 때문에 출연을 거절했다. 원작 소설은 은퇴한 형사가 LA의 ‘클랙슨‘ 석유회사 건물에서 일하는 딸을 만나기 위해 방문했다가 악당 ‘안톤 그루버‘가 이끄는 테러범들과 맞서 싸운다는 내용이지만 각색을 통해 제목은 <다이 하드>로 변경됐고 은퇴한 노형사는 ‘존 맥클레인’이라는 젊은 형사로, 딸은 아내로, 그리고 테러범 ‘안톤 그루버’는 ‘한스 그루버’로 변경됐다. 

프랭크 시나트라는 이후 물망에 올랐던 아놀드 슈워제네거, 실베스터 스탤론, 해리슨 포드, 버트 레이놀즈, 리처드 기어에게도 주연 의뢰가 들어갔으나 모두 퇴짜를 맞았다. 

하지만 50대 후반의 나이에도 이 시리즈의 5편 <굿 데이 투 다이>까지 당당히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브루스 윌리스를 보면 <다이 하드>는 이제 단순히 그의 출세작을 떠나 이미 관객들에게 브루스 윌리스는 존 맥클레인 그 자체로 인식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아내가 일하는 LA 나카토미 빌딩을 방문한 뉴욕 경찰 존 맥클레인(블루스 윌리스). 파티가 한창인 현장을 12명의 테러범들이 급습한다. 나카토미 빌딩 금고에 있는 6억4천만 달러 상당의 무기명 채권을 노리는 테러범들의 리더 한스 그루버(앨런 릭먼)는 외부 전화선을 모두 차단하고 건물 입구를 봉쇄해버린다. 

나카토미 무역의 사장이자 나카토미 그룹 부회장인 다카기는 금고의 암호를 대라는 테러범들의 협박에 맞서다 목숨을 잃고, 이 광경을 눈앞에서 지켜본 존은 자책을 하며 테러범 일당과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다. 

존은 화재경보를 울려서 소방차를 출동시키지만 이런 사태를 미리 대비한 한스는 경보기에 문제가 있다며 출동한 소방차들을 돌려보낸다. 결국 외부에 사건을 알리기 위해 존은 옥상에 올라가서 처치한 테러범의 무전기로 사건을 신고한다. 

우여곡절 끝에 나카토미 빌딩을 찾은 알 파웰 경사(레지날드 벨존슨)는 건물 프론트에 대기하고 있던 가짜 안내원의 속임수에 넘어가 발길을 돌리려던 차에 존이 테러범의 시체를 알의 순찰차에 떨어트리고 순찰차에 테러범들이 총알세례를 퍼붓고 나서야 경찰이 출동하는 촌극이 벌어진다. 

하지만 존을 골칫거리로만 여기는 무능한 경찰은 한스의 지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테러범 일당에게 곤욕을 치른다. 결국 FBI가 출동해서 현장 지휘를 넘겨받지만 그 사이 건물 내에서는 존과 테러범 일당이 치열한 격전을 치르며 테러범의 수는 하나씩 줄어들고 존의 몸과 마음은 점점 상처받고 지쳐가기 시작하는데...

영화 <다이 하드> 제작 당시 브루스 윌리스는 드라마 <블루문 특급>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신인이었지만 거액의 자본이 투자되는 극장용 상업영화 주역으로 발탁하기엔 무리수가 따랐다. 하지만 폭스의 사주였던 루퍼트 머독은 거액을 들여 그를 주인공으로 전격 발탁하는 혜안을 발휘했다. 

그리고 나머지 악역들은 모두 무명이거나 연극배우들로 채웠는데 한스 그루버 역의 앨런 릭먼도 연극배우 출신으로 이 작품이 영화 데뷔작이었다. 

액션영화의 새로운 전형을 세운 기념비적인 성공작 <다이 하드> 이후 비슷한 성향의 액션영화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다이 하드>의 촬영감독이었던 얀 드봉은 <스피드>로 대성공을 거뒀고, 전함에 조리장으로 부임한 ‘최강의 요리사’라는 설정의 스티븐 시걸 주연의 <언더시즈>도 해상판 다이 하드로 불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오우삼 감독의 <첩혈쌍웅>에도 <다이 하드>에  대한 오마주가 가득하다. 최근 시리즈 6편의 감독으로 렌 와이즈먼이 확정되었으며 젊은 시절의 존 맥클레인과 현재의 맥클레인 이야기가 교차하는 설정으로 제작이 진행될 예정이다.

<다이 하드> 감독  존 맥티어난(John McTiernan)은 1951년 1월 8일 미국 뉴욕 주 알바니 출생이다. 오페라 가수의 아들로 태어난 맥티어난은 7살 때 아버지의 공연에 출연하면서 무대에 데뷔하고 자연스럽게 줄리어드 음학원에 입학했지만 영화에 흥미를 느끼고 미국영화연구소(AFI)에서 영화를 공부한 후 광고계에 뛰어들어 200편 이상의 TV 광고를 만들었다. 

1985년 피어스 브로스넌 주연의 판타지 호러 영화 <유목민 (Nomads)>으로 감독 데뷔를 해서 호평을 받았다. 이후 거물 영화 제작자 조엘 실버의 눈에 띄어 <프레데터 (Predator, 1987)>를 연출했고 비평과 흥행 모두 대성공을 거둔다. 

이듬해 연출한 <다이 하드 (Die Hard, 1988)>에서는 폐쇄된 건물에서 열혈단신으로 죽도록 뛰어다니는 형사 캐릭터의 전형을 선보였고 브루스 윌리스를 단숨에 스타덤에 올리며 새로운 액션영화의 장을 열었다. 

1990년에 톰 클랜시 원작, 숀 코넬리 주연의 잠수함 영화 <붉은 10월 (The Hunt For Red October)>로 <프레데터>, <다이 하드>의 성공을 이어갔지만 환경보호라는 주제로 5천만 달러의 거액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숀 코넬리 주연의 <메디슨 맨 (Medicine Man, 1992)>은 ‘가장 비싼 그린피스 영화‘라는 비난을 받으며 흥행에 참패했다. 

뒤이어 만든 야심작 <라스트 액션 히어로 (Last Action Hero, 1993)>는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전면에 내세운 새로운 형식의 SF영화였으나 역시나 관객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이후 폐쇄된 건물에서 뉴욕 전체로 배경을 확장시킨 <다이 하드3 (Die Hard With A Vengeance, 1995)>를 연출해서 북미 흥행은 1억 달러를 겨우 넘기는 기대 이하 흥행을 거둬들였지만 해외 수익은 시리즈 최고 성적인 2억 6천 6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최고 흥행 성적을 거둔 영화로 등극한다. 

하지만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The Thomas Crown Affair, 1999)>와 <13번째 전사 (The 13th Warrior, 1999)>, <롤러볼 (Rollerball, 2002)>, <베이직 (Basic, 2003)>까지 재난에 가까운 실패를 거듭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