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연구 이끈 고려대 뇌공학과 이성환 교수 인터뷰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AI) 컬링 로봇 '컬리'를 개발을 이끈 이성환 고려대학교 뇌공학과 교수가 19일 인터뷰를 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임창열 기자>

[위클리오늘=임창열 기자]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유익한 존재가 되기 위해선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대책을 세워 위험성을 차단하고 최소화해야 한다고 본다."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AI) 컬링 로봇 '컬리' 연구·개발을 이끈 이성환 고려대학교 뇌공학과 교수는 인공지능을 원자력에 비유하며 인공지능의 유용성과 이에 못지 않은 위험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성환 교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인공지능 로봇 개발 컨소시엄 주관 기관으로 선정된 고려대학교에서 ‘컬리’ 개발을 이끌고 있다.

'컬리'는 지난 3월 8일 이천훈련원 컬링센터(경기도 이천)에서 시연회를 가져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컬링은 빙상경기장의 불확실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스포츠로 사람에게도 쉽지 않은 스포츠이지만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스스로 학습하고 대책을 세워 움직이는 ‘인공지능 로봇’을 개발한 것이다. 

이성환 교수를 만나 ‘컬리’와 ‘인공지능’에 대해서 들어봤다.

8일 경기 이천 대한장애인협회 이천훈련원 컬링동에서 열린 '인공지능 컬링로봇 경기 시연회'에 인공지능 컬링로봇 ‘컬리’가 강원도 고등부팀과 경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지난해 11월 인공지능 컬링 소프트웨어 경진대회에서 1위를 하는 것은 물론 실제 빙상경기장에서 컬링을 수행해 인정을 받는 등 인공지능 로봇으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성과를 낸 비결은?

▶ 우선 컬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컬리는 컬링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인데 컬리는 컬링을 수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인 소프트웨어와 이를 물리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하는 하드웨어인 로봇의 결합된 ‘인공지능 로봇’이다. 기존에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인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인 로봇은 서로 분리돼 개발됐다. 하지만 컬리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인 로봇이 결합돼 스스로 학습하고 이를 물리적으로 구현된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러한 점이 컬리가 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컬리’를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 컬링은 불규칙하게 변하는 빙판의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스포츠다. 컬리는 이러한 불규칙한 요소를 고려하고 스스로 대처하도록 학습해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경기장의 온도, 습도, 정빙 정도, 정빙 후 시간, 이전 투구 경로 등 빙판경기장 안의 많은 상황을 고려하고 스스로 대처하도록 학습해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런 점이 컬리를 개발하면서 가장 큰 도전이었다.

컬리는 컬링 소프트웨어 대회에서 일본의 동경대 훗카이도대 등과 경쟁해 이긴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는 실제 빙상경기장의 불규칙한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므로 실제 빙상경기장의 불규칙한 요소를 고려해 임무를 수행하는 컬리의 개발은 보다 큰 의미가 있다.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AI) 컬링 로봇 '컬리'를 개발을 이끈 이성환 고려대학교 뇌공학과 교수가 19일 인터뷰를 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임창열 기자>

- 인공지능 컬링 로봇 ‘컬리’는 인간의 두뇌 신경망의 원리를 이용한 것인가?

▶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자체가 인간의 생각을 구현하고 두뇌 신경망의 메카니즘을 모방한 방식이다. 컴퓨터도 마찬가지다. 현대 컴퓨터의 방식은 폰노이만이 고안한 방식인데 이 방식이 인간의 생각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다. 인공지능은 이러한 컴퓨터에 의해 고안되고 있으므로 결국은 인간의 두뇌 신경망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컬리가 컬링을 수행하는 방식도 인공지능을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두뇌 신경망의 원리에 기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인공지능의 구현방식은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간의 두뇌 신경망의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 인공지능 구현의 가장 현실적인 방식인가?

▶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한 방식은 크게 기존의 컴퓨팅방식과 인공두뇌에 의해 인공지능을 구현하려는 방식이 있다. 보다 이상적인 방식은 인공두뇌를 개발해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인간의 두뇌와 같은 인공두뇌를 개발하는 것은 현재 가능하지 않다. 인간의 두뇌는 매우 복잡하며 천문학 적인 수의 뇌세포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기존의 컴퓨터는 매우 한정된 수의 노드만 구현 가능할 뿐이며 인간의 뇌세포에 버금가는 수준의 노드를 구현하는 것은 현재 무리가 있다. 따라서 가장 현실적인 인공지능의 구현방식은 기존의 컴퓨팅방식으로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것이다.

- 컬리의 인공지능 구현방식이 다른 분야까지 확산될 가능성은?

▶ 컬리의 인공지능 알고리즘도 알파고의 인공지능과 마찬가지로 학습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컬리는 인식하고 학습한 것을 물리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한 ‘인공지능 로봇’인데 이는 컬리를 시작으로 다른 분야에서도 확산되어 연구되었으면 한다.

-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능가할 수 있을 것인가?

▶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구체적으로 언제쯤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머지않아 능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 인공지능은 많은 우려를 낳고 있기도 하다. 인공지능의 개발이 인류에 긍정적인가?

▶ 인공지능은 원자력과 같은 맥락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원자력은 매우 유용하지만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는데 인공지능도 이와 마찬가지다.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유익한 존재가 되기 위해선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대책을 세워 위험성을 차단 및 최소화해야 한다고 본다.

- 한국의 인공지능 연구 및 개발 환경은?

▶ 정부에서는 인공지능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인공지능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준비 중에 있다. 특히 과기부에서는 인공지능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별도의 부서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안다.

사실 다른 어떠한 학문의 영역이든 자신의 영역이 많은 투자와 지원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모든 영역에서 만족할 만한 투자와 지원을 받을 수는 없으므로 불만스러운 점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인공지능의 분야에서는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으므로 불만스럽지는 않다.

- 우리나라 인공지능 산업 현황 및 전망은?

▶ 현재 유수기업들은 인공지능이 큰 고부가가치로 인식했는지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들은 인공지능 개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결국 현 인공지능 산업의 현황은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전망도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

■ 이성환 교수는

현재 고려대학교 뇌공학과/컴퓨터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인공지능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 2009 - IEEE(국제전기전자공학회) Fellow ▲ 2009 -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 2001 - 고려대학교 정보통신대학 컴퓨터·통신공학부 정교수 ▲ 1997- 2008 고려대학교 인공시각연구센터 연구소장 ▲ 1989 KAIST 전산학 박사 ▲ 1986 KAIST 전산학 석사 ▲ 1984 서울대학교 전산학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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